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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한 곡에 7원, 저작권료 상위 5%가 80% 가져가

[SPECIAL REPORT] 2000억대 음악저작권 들여다보니
세계적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저작권료 수입에서도 강자로 떠올랐다. BTS가 미국 ‘빌보드 차트 200’에서 1위에 오르는 등 한류 열풍의 선두주자를 이어가면서 해외에서 걷히는 저작권료가 올해 늘어난 덕분이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징수된 해외 저작권료는 79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수준(77억원)을 넘어섰다. 음저협 관계자는 “해외 저작권료는 징수 시기가 6개월 이상 지체가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해외 징수료가 더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스타로 떠오른 BTS 멤버들의 호주머니도 두둑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모든 멤버들에게 인원수에 맞게 똑같은 저작권료(1/n)가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음저협은 7명의 멤버 중 작사·작곡에 참여한 멤버들에게 저작권료를 지급한다. 단순히 노래와 랩에만 참여한 멤버들은 실연자(가수와 연주자)에게 주는 별도의 저작권료가 수입으로 들어온다.
 
 
‘사랑을 했다’ 음원 사용 8억6400만 건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이처럼 올 한 해 해외에서 유입되는 저작권료가 늘었지만 이는 전체 저작권료 수입(2000여억원)의 5%가 채 안 된다. 그렇다면 올해 국내 음악저작권료 1위는 누구일까. 상반기 집계만으로 보면 그룹 아이콘의 리더이자 싱어송라이터인 비아이(B.I)가 최다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비아이는 성인은 물론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까지 따라 불러 국민송으로 통한 ‘사랑을 했다’를 포함해 아이콘 앨범 전곡의 작사·작곡을 담당했다. ‘사랑을 했다’는 40여 일간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국내 공인 음악차트인 가온차트에 따르면 이 곡의 음원 사용 횟수는 무려 8억6400만 건. 주로 스트리밍(인터넷에서 실시간 재생) 형태로 소비됐다. 비아이는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매달 저작권료로 정산되는 돈이 외제차 두 대 정도” “김포에 집 지을 땅도 샀다” 등의 얘기를 해 화제가 됐다. 예능프로 <쇼 미더 머니5> 우승자 출신 래퍼 비와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십일조로만 1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대중가요 부문 저작권료 수입 1위는 빅뱅 앨범의 주요 작사·작곡가인 지드래곤과 테디가 차지했다. 음저협 관계자는 “저작권료 수입은 개인정보라 공개되지 않는다”며 “일반적으로 저작권료를 많이 받는 창작자는 연평균 13억~14억원 정도의 수입을 올린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위 5%의 창작자들이 전체 저작권료의 80% 가까이를 가져간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저작권료는 어떤 방식으로 징수해 분배할까. 소비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월정액 스트리밍의 경우 노래 한 곡당 저작권료는 대략 7원 정도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음원 전송 사용료 징수 규정’에 따르면 이 금액을 음반 유통사와 가수, 작곡가 등이 일정 비율로 나눠 갖는다. 방송국은 매출액의 0.5% 정도를 저작권 사용료로 음저협에 내고 이 돈을 저작권료로 분배한다. 음저협은 노래방과 유흥단란주점 업종 등에서 저작권료를 거둔다. 전국 1500개 업소를 샘플로 지정해 여기서 나오는 자료를 근거로 한다. 이렇게 걷힌 돈을 다시 창작자 등에게 분배하는 것도 음저협이다.
 
어떤 곡이 얼마나 자주 사용됐는지를 100% 정확하게 모니터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저작권료 분배가 불투명하거나 불공정하다는 불만이 협회 안팎에서 자주 들린다.
 
 
방송국은 매출액 0.5% 음원 사용료 내
 
음저협의 한 관계자는 “일반 대중가요의 경우 상대적으로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분배되고 있다”면서도 “모니터링이 어려운 ‘방송 라이브러리 음악’(주제·배경·시그널 음악, 줄여서 ‘주배시’)에선 모호한 근거로 주먹구구식 분배가 이뤄지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음저협이 지난 4년여 동안 2000곡의 주배시를 등록한 A저작권자에게 7억여원을 지급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A씨는 자신의 등록곡이 방송에서 자주 사용됐다는 것을 입증한다며 모 방송국 음악감독이 사인한 서류 한 장을 근거로 매년 거액의 저작권료를 받아갔다. 담당 직원이 “명확한 근거가 없다”며 저작권료 지급을 보류하자 협회 고위 관계자가 “왜 빨리 지급하지 않느냐”고 직원을 압박했다고 한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A씨는 협회의 전 집행부 고위 관계자와 특수관계인 것으로 안다”며 “지난해까지 A씨 측에 거액의 저작권료가 나갔다가 새 집행부가 들어선 올해부터는 지급되지 않고 있는 것 자체가 불투명한 분배 의혹이 사실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음저협 측은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인 사안으로 언급할 것이 없다”고 했다.
 
 
원로 작곡가 등 500명, 음저협 상대 소송 중
 
저작권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주요 음원 유통사가 홈페이지에 임의로 노출하는 빈도에 따라 곡을 선택하는 소비자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순위에 들기 위해 치열한 로비전도 벌어진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 지난해 5월 노래방 등에서 노장년층이 자주 부르는 메들리 곡에 대해 저작권료를 주지 않기로 음저협이 결정하면서 원로 작곡가 등 저작권자 500여 명이 저작권료를 받지 못하게 되는 일도 벌어졌다. 이들은 협회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저작권료 징수와 분배 업무를 맡는 음저협의 공정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샘플 자료를 받는 1500개 업소가 어디인지는 비밀인데도, 협회 일부 임원들이 해당 업소를 파악하고 있다”며 “저작권자인 협회 임원들이 점검을 명분으로 업소를 방문하는 일이 있다”고 폭로했다. 저작권자가 분배에 직간접으로 관여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음저협 측은 “정상적 업무점검 차 방문한 것일 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창작자가 저작권료를 더 많이 받는 방향으로 저작권료 관련 규정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면서 내년부터는 월정액 스트리밍의 경우 저작권자와 음원 유통사 간의 분배 비율이 기존 60대 40에서 65 대 35로 변경된다. 저작권료 소송을 자주 담당해 온 이정호 변호사는 “창작자의 권리를 더 보호하고 강화하는 쪽으로 저작권료 분배 방식을 바꾸는 것이 맞다”며 “음저협은 투명한 방식으로 저작권료가 분배되도록 시스템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성표 기자, 김나윤 인턴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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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