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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별명 부르며 독서 토론

책 읽는 마을 (17) 소셜 벤처 MYSC
소셜 벤처 MYSC의 독서모임. 왼쪽부터 김정태 대표, 김세은·강에나·김혜원·나미소·김덕유씨.

소셜 벤처 MYSC의 독서모임. 왼쪽부터 김정태 대표, 김세은·강에나·김혜원·나미소·김덕유씨.

서울 뚝섬로의 헤이그라운드. 이 땅의 소셜 벤처들의 성지와 같은 곳 아닐까. 현대가 3세 정경선씨가 대표로 있는 비영리 법인 루트 임팩트가 250억원을 펀딩받아 지은 공유오피스 빌딩이다. 소셜 벤처와 스타트업, 이들을 돕는 투자사 등이 입주해 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청년 혁신가들을 독려하기 위해 방문하기도 했다. MYSC, 직원들이 편하게 미스크라고 부르는 회사는 빌딩 성격에 꼭 들어맞는 소셜 벤처 회사였다.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기구에 대해 공부한 후 실제로 UN에 취직해 일하다 2012년 이 회사에 합류한 김정태 대표. 그의 명함에는 사회혁신 전문 컨설팅, 인큐베이팅, 임팩트투자 같은 알쏭달쏭한 업종 설명 문구가 찍혀 있었다. 색다른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서 찾아 나섰다. 지난 12일의 일이다.
 
먼저 회사 설명부터. 간단히 소셜 벤처 회사다. 사회적 기업에 혁신성을 더한 게 소셜 벤처. 각종 사회 문제를 혁신적인 방법을 짜내 해결하면서 돈도 번다.
 
구체적으로 지금까지 어떤 일들을 벌였나. 최근에는 현대자동차 및 청년 대학생들과 함께 수소차를 활용한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자동차를 굴리고 남는 전기로 충전한 배터리를 쪽방촌 주민들의 폭염·폭설 대피시설에 제공하는 내용이다.
 
김 대표는 “이런 일을 해내려면 직원들이 비즈니스가 뭔지 혁신이 뭔지도 잘 알아야 하지만 사회도 알아야 하고 기업 생리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 능력을 기르는 데 독서만 한 게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주기별로 강력한 독서프로그램을 운영하되 핵심은 언러닝(unlearning), 지금까지 학습한 내용을 떨쳐내는 데 둔다고 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 가운데 얼마든지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있을 수 있으니 그런 걸 가려내 내다 버리자는 얘기다. 물론 독서와 토론이 그 도구.
 
이날은 회사의 중간 관리자들을 위한 예비리더학교의 마지막 독서 모임이었다. 과제 도서는 비영리 조직의 조직문화, 유지 방법 등을 정리한 『건강한 조직』(지식과감성). 김 대표와 함께 모임에 참가한 5명은 대부분 회사 블로그(blog.naver.com/blogmysc)에 미리 독후감을 올렸다고 했다. 독후감이라고 했지만 책에 대한 밀도 높은 리포트 수준이다. 토론 내용이 알차질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고 말단 사원이고 할 것 없이 별명으로 서로를 부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추구하겠다는 거다. 가령 대표의 별명은 에이블. 만능(able)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성경의 아브라함(에이브라함)에서 딴 에이블이란다.
 
회사의 등 떠밀기식 독서를 직원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지속가능솔루션랩 소속인 강에나(29)씨는 “업무 성격이 비영리 섹터에 걸쳐져 있어 사명감 없이는 하기 어렵다. 지치고 일이 잘 안 풀릴 때 독서 토론이 도움되는 것 같다”고 했다. 2016년 입사한 경영기획팀 김혜원(32) 과장은 “입사했을 때 같은 책을 읽고 어떤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웠다. 아래 직원들과 관계 설정에 있어서 독서가 쏠쏠한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독서 덕택인지 회사는 성장세다. 김 대표는 “3년 연속 매출이 2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글·사진=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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