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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도 혼란스러워하는 시진핑의 정책

지난 70년간 발행됐던 인민일보(공산당 기관지)의 방대한 기사를 학습해 중국의 정책을 예측하는 인공지능이 시진핑 정부의 정책에는 상당히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대약진운동, 민영 경제개혁 등은 예측에 성공했으나, 시진핑 집권 이후 인민일보 1면 기사에 대한 판단 정확도는 60~70% 수준으로 떨어졌다. *칠부강(七不讲) 같은 좌편향 정책과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우파 정책이 뒤섞인 게 주된 이유다.

 
*칠부강: 보편적인 가치, 언론 자유, 시민사회, 시민권, 중국 공산당의 과오, 권력·자산계급, 사법독립 7가지 주제를 대학가에서 언급하지 말라는 말라는 비공개 지시. 
 
BBC 중문망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에 사는 중국계 연구원 2명은 최근 정책변동지수(Policy Change Index)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중국 정부는 정책을 정식 발표하기 전 통상 여론 방향을 조정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여론 방향 조정 시기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정책변동지수는 1946년 이후 발행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전신인 진차이(晋察冀)일보 포함)의 기사 200만편을 학습했다. 풍부한 경험과 심오한 통찰력을 가진 열혈 독자가 된 셈이다.
정책변동지수를 개발한 인공지능 전문가 천즈젠(좌)과 종웨이펑(우) [사진 BBC중문망]

정책변동지수를 개발한 인공지능 전문가 천즈젠(좌)과 종웨이펑(우) [사진 BBC중문망]

연구원들은 정책변동지수의 2가지 기능에 역점을 뒀다.  
첫째, 어떤 기사를 읽었을 때 신문 1면감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가(중요도 판단력).

둘째, 인민일보 1면의 기사를 읽고 중국 정부의 향후 정책 동향을 예측할 수 있는가.

 
정책변동지수는 정책 이슈와 관련해 인민일보가 어떤 우선순위를 둬서 배열을 했는지 꾸준히 학습했다. 만약 정책변동지수가 신문 1면을 읽고 굉장히 "놀랐다"면 이 기사는 이전 기사의 편집·배열 형식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걸 의미한다. 즉 베이징의 선전 방식이 달라졌고 새로운 정책/노선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

 
몇 개월 간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연구해 온 연구원들은 드디어 테스트를 해봤다. 인민일보의 헤드라인만으로 테스트를 했는데 결과는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1978년 개혁개방 이전 6개월 동안 프로그램은 연일 매우 놀라워했습니다. 새로운 정책이 나오기 전 논조가 전환됐음을 알리는 징조였죠." 개발자 종웨이펑(钟伟锋)의 말이다.
중국의 주요 이벤트와 정책변동지수 [사진 Reading China: Predicting Policy Change with Machine Learning]

중국의 주요 이벤트와 정책변동지수 [사진 Reading China: Predicting Policy Change with Machine Learning]

정리하면 인공지능이 놀라워하는 정도가 곧 '정책변동지수'다. 이는 인민일보가 전달하는 중국 정책 관련 정보를 처음으로 계량화한 지수다.  
 
실제로 정책변동지수의 변동은 중국의 여러 중대 정책 선전 시기와 맞아 떨어진다.  
 
정책변동지수는 1958년 이전 높게 치솟으며(그만큼 놀라워했다는 의미다) 대약진운동(1958~1960년 마오쩌둥의 경제성장 운동) 예측에 성공했다. 1976년 마오쩌둥 사후엔 여러 파동이 생겼다가 1978년 개혁개방 정책 이후엔 안정적인 형태를 보였다. 1993년 민영 경제개혁 가속은 3분기 이전에, 2005년 개혁 감속은 1년 전에 예측해냈다.  
 
그렇다면 시진핑 정부의 정책은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정책변동지수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정책은 후진타오 집권 2기와 유사하다. 연구원들은 시진핑이 후진타오 시기의 경제·사회 개혁 정책을 어느 정도 계승하고 있으며, 포퓰리즘 정책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특징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인공지능이 시진핑의 정책에 상당히 혼란스러워하고 있어 예측 정확도가 이전 정권보다는 떨어진다는 게 흠이다.
문화대혁명 우표 [사진 중앙포토]

문화대혁명 우표 [사진 중앙포토]

인공지능이 혼란스러워한 시기는 지금 말고도 꽤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1989년 천안문(톈안먼) 사태, 1992년 덩샤오핑 남순 시기다. 이 시기는 당내 개혁파와 보수파의 의견 차이가 컸던 때라 통일된 정책이 나오기 힘들었다.  
 
게다가 천안문 사태와 그 이전의 1966년 문화대혁명 시기의 경우 정부가 사전에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눈에 띌만한 변동이 없었다. 그러니까 인공지능은 인민일보에 나오지 않은 정보, 즉 막후 파벌투쟁과 은밀한 정책은 읽어낼 수 없다.

 
한편 정책변동지수는 언어의 제한을 받지 않아 북한, 쿠바, 베트남 등 독재 국가의 여론 방향도 관찰할 수 있다. 이미 북한 정치 전문가가 북한 노동신문을 학습해 북한의 정책 방향을 예측하고자 두 사람에게 협력을 요청한 상태라고 한다.
 
 
차이나랩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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