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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듣는 아이 낳으면 죽는 나라”…세월호 유족, 태안 빈소 방문

13일 충남 태안군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용균 씨 빈소를 찾은 지난해 실습 도중 숨진 이민호 군 유가족과 대책위 관계자들이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충남 태안군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용균 씨 빈소를 찾은 지난해 실습 도중 숨진 이민호 군 유가족과 대책위 관계자들이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불의의 사고로 숨진 김용균(24)씨의 빈소에 지난해 현장실습을 하다 숨진 고(故) 이민호 군 유가족,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찾아와 조문했다. 
 
13일 충남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을 찾은 이민호 군 부친 이상영씨는 조문을 마친 뒤 “비통하다. 대한민국은 애 낳을 나라가 아니다. 말을 잘 들으면 물에 빠져 죽거나 기계에 끼여 죽는다”고 말했다. 또 “사고가 나야 점검하는, 사람이 죽은 다음에 점검하는 공무원이 있는 한 희망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민호 군은 지난해 11월 제주도 특성화고생 신분으로 산업체 현장실습 중 홀로 근무를 하다 기계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부친 이씨는 “대한민국은 여전히 노동자의 안전은 신경도 안 쓰고 오로지 돈에 목적을 두고 있는 나라”라며 “민호와 김용균씨같은 어린 친구들을 안전사고로 떠나 보내면서 아이를 더 낳으라고 하는 대한민국 국민인 게 부끄럽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빈13일 충남 태안군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용균씨 빈소를 찾은 실습도중 숨진 이민호 군 유가족과 유경근 4·16 세월호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유족들을 위로했다. [연합뉴스]

빈13일 충남 태안군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용균씨 빈소를 찾은 실습도중 숨진 이민호 군 유가족과 유경근 4·16 세월호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유족들을 위로했다. [연합뉴스]

이날 유경근 4·16 세월호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도 이씨와 함께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하고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지난 11일 김용군씨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여 숨졌다. 13일 고인의 빈소에는 김기두 태안군의회 의장, 허재권 태안 부군수 등도 조문을 왔다.
 
유족들은 양 지사에게 “다시는 근로현장에서 헛된 죽음이 없도록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 달라”고 요구했고, 양 지사는 “유족들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약속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도 빈소를 찾았다. 윤 원내대표는 “구조적으로 노동자가 죽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더이상 죽이지 말라'고 얘기하는데 오늘 방명록에다가는 '제발'이라고 덧붙여 '제발 죽이지 말라'고 했다”며 “문재인 정부는 이런 죽음 앞에서 더이상 '노동존중'이라는 말을 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서산·태안)과 김지철 충남교육감, 태안군의회 의원들, '나눔과 미래' 이사장인 송경용 신부 등도 조문했다.
 
전날 밤 열린 시민대책위 전체회의에서 유족들은 모든 부분을 대책위에 위임하기로 했다. 시민대책위원회에는 이날까지 모두 52개 단체가 참여했으며, 이날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과 태안읍 태안터미널 앞에서 비정규직의 실상을 알리고 고인을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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