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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뷰의 남자 이채훈 “살짝 비틀면 됩니다”

이채훈

이채훈

유튜브는 최근 가장 뜨거운 미디어다. 전 세계에서 수 없는 동영상 콘텐트가 올라온다. 문화나 언어가 달라도 누구나 소비할 수 있는 영상의 마력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은 물론 기업, 정치인들까지 유튜브로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콘텐트중 주목받는 동영상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유튜버들에게 1000만뷰는 꿈의 숫자로 불린다. 그 1000만뷰를 넘는 콘텐트를 소리소문없이 만드는 사람이 있다. 바로 광고 제작자 이채훈(42) 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가 그 주인공이다.
 
이 CD는 워너원이나 이정재를 내세운 광고로, 또 택배기사를 앞세운 영상 등으로 유튜브에서 각각 1000만뷰 이상을 기록했다. 이CD를 만나 유튜브 1000만뷰 콘텐트 제작 노하우를 들었다.  
 
워너원이 가만히 서 있는 G마켓 광고. 멤버 강다니엘의 별명이 ‘사모예드’(개 품종)라는 점에 착안해 강아지를 출연시켰다. [사진 제일기획]

워너원이 가만히 서 있는 G마켓 광고. 멤버 강다니엘의 별명이 ‘사모예드’(개 품종)라는 점에 착안해 강아지를 출연시켰다. [사진 제일기획]

먼저, 이 CD가 인터뷰 내내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반전’ 또는 ‘반대’였다. ‘춤신’이라 불리는 인기 아이돌 워너원은 이 CD가 만든 G마켓 광고에 등장해 판소리가 흐르는 산수화를 배경으로 가만히 서있을 뿐 꼼짝도 하지 않았다. 4편이 제작됐는데 유튜브에서 총 1200만 뷰를 넘어섰다. 이 CD는 “워너원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면 차별화가 안 되기 때문에 아이돌 이미지와 반대편에 있는 걸 보여줬다”고 했다. 배우 이정재가 햄버거 광고에서 허당 매력을 펼치고, 엄격해 보이는 회사 부장이 바나나맛 우유를 마시는 장면 등도 바로 이런 반전 매력을 노린 장면이란 것이다.
 
이 CD가 두번째로 꼽은 것은 ‘공감’. 이 CD는 ‘시간을 달리는 남자’라는 영상에서 300개의 택배를 전달하기 위해 하루 200통의 전화를 받고, 98㎞를 이동하는 한 택배기사의 하루를 담았다. 식사를 거르는 택배기사들을 위해 고객이 응원 메시지를 보내면, G마켓이 도시락을 선물하는 캠페인 영상이다.  
 
이 CD는 “택배 기사의 엘리베이터 사용 금지 등 갑질 논란을 중간에 넣어 공감 포인트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광고는 유튜브에서 1100만뷰를 기록했고, 이CD는 서울AP클럽이 수여하는 올해의 광고인상을 받았다.
 
비틀스 앨범을 패러디해 새우 4마리가 걸어가는 버거킹 광고. [사진 제일기획]

비틀스 앨범을 패러디해 새우 4마리가 걸어가는 버거킹 광고. [사진 제일기획]

그 다음은 ‘깨알 재미’. 버거킹의 ‘통새우와퍼’ 광고를 보면 새우 4마리가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장면이 나온다. 이 CD는 “새우 4마리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장면은 어디서 많이 보던 그림이에요. 바로 비틀스의 앨범 커버죠. 비틀스가 애비 로드를 건넜잖아요. 그런데 재밌는 게 새우가 일본어로 ‘에비’ 더라구요”라며 웃었다.  
 
그는 또 “광고 촬영 당시 이정재 씨가 공교롭게도 손가락을 다쳐 손가락을 굽히고 있었는데 새우 모양 같아서 그대로 내보냈다”고 덧붙였다. 이 CD는 또 이런 깨알 재미를 주기 위해 G마켓 광고 중에 슈퍼주니어 김희철이 등장한 영상에선 복제된 수십명의 김희철이 모두 똑같은 표정 같지만, 자세히 보면 유난히 더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는 김희철을 숨겨뒀다고 한다.
 
언어유희를 살린 바나나맛 우유 광고. [사진 제일기획]

언어유희를 살린 바나나맛 우유 광고. [사진 제일기획]

이 CD는 ‘반보’와 ‘언어유희’도 강조했다. 그는 “반보만 앞서 나간다는 뜻의 영선반보(領先半步)라는 사자성어를 좋아한다”며 “너무 앞서서 나가지 않고 살짝 하나만 비틀어주면 대박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CD가 사용하는 언어유희는 ‘반하나 안 반하나 바나나맛 우유’ ‘거기 세우(새우)라고!’라는 식의 카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CD는 “지난해 언어유희를 활용한 광고의 효과에 대해 논문을 썼을 정도”라며 “언어유희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수 없는 광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로서 그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올까 궁금했다. 이 CD는 “아침에 신문을 펼쳐놓고 기사를 읽는 걸 좋아한다”며 “태블릿이나 휴대전화로도 기사를 읽지만 화면 크기가 좁아 전체 그림을 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방에는 종이 신문이 벽면을 꽉 채우고 있다. 누렇게 변한 2~3년 전 신문도 찾아볼 수 있다.  
 
이 CD는 또 대형 서점 근처로 이사할 정도로 서점 산책도 좋아한다. 책 제목들을 둘러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한다. 이 CD는 “아무리 디지털 시대라고 해도 사람들은 아날로그 감성을 절대로 버릴 수 없다”며 “신문 기사와 책 제목을 보면서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성화선 기자 ss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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