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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조사 안 끝났는데…26일 남북 철도ㆍ도로 연결 착공식

남북이 오는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경의선과 동해선의 철도ㆍ도로를 연결하고, 북측 지역의 관련 시설을 현대화하는 사업의 착공식을 열기로 13일 합의했다. 김창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남측 사무처장과 황충성 북측 부소장(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장 겸임)은 이날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실무회의를 열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착공식에는 남과 북의 관계자가 각각 100명 가량 참석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사항은 남북 간 추후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측 지역 철도 현지조사를 진행중인 남북의 열차들. 남측 관계자 28명은 북측 기관차와 북측 열차에 연결된 유조차량(오른쪽 둘째) 뒷부분의 남측 열차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 통일부]

북측 지역 철도 현지조사를 진행중인 남북의 열차들. 남측 관계자 28명은 북측 기관차와 북측 열차에 연결된 유조차량(오른쪽 둘째) 뒷부분의 남측 열차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 통일부]

남북이 26일 열기로 한 착공식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19일 정상회담 때 “연내에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ㆍ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던 ‘9월 평양공동선언’을 이행하는 차원이다. 또 차세대 먹거리를 위해 중국과 러시아를 북측을 통과해 육로로 연결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이 담긴 ‘한반도 신경제구상’의 일환이기도 하다.
당초 남북은 착공식을 11월말~12월초에 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북측 지역의 철도 현대화를 위해 남측의 조사 차량(열차)과 열차 운행 등에 사용할 유류를 북측 지역에 보내는 문제를 놓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예외를 인정받는데 시간이 걸렸다. 또 조사 일정을 놓고도 남북간 협의가 예상보다 길어졌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예정보다 시간이 다소 늦어지기는 했지만 연내 착공식을 한다는 합의를 지킬 수 있게 됐다”며 “남과 북의 철로 연결이 한반도 신경제 구상을 실현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진행된 남북 철도 공동조사에서 남북 관계자들이 경의선 북측 구간인 황해북도 금천역과 한포역 사이에 있는 룡진강 교량을 점검하고 있다.[사진 통일부]

지난달 30일부터 진행된 남북 철도 공동조사에서 남북 관계자들이 경의선 북측 구간인 황해북도 금천역과 한포역 사이에 있는 룡진강 교량을 점검하고 있다.[사진 통일부]

하지만 이날 합의한 착공식을 두고 정부의 무리한 속도내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상회담 이행이라는 정치적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공동조사도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착공식부터 진행하는 게 순서상 뒤바뀌었다는 이유에서다. 남북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경의선을 조사한 데 이어, 8일부터 북측 동해선 철도의 현지조사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동해선 철도 현지조사는 17일까지 진행한다. 남측 당국자와 전문가 28명이 현지에서 열차를 타고 조사하고 있지만 금강산역에서 안변역까지 100여㎞ 구간중 두 세곳이 유실돼 있어, 이 지역은 버스로 이동하며 조사를 해야 했다.

경의선 남북 공동조사단이 북한과 중국을 조중우의교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통일부]

경의선 남북 공동조사단이 북한과 중국을 조중우의교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통일부]

또 동해선 도로의 경우 남북이 몇 차례 현지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협의를 했지만 조사의 대상과 폭 등과 관련해 의견 차이를 보여 아직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공동조사를 진행하지도 않거나(도로), 결과 분석도 하지 않은 채(철도) 착공식부터 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회담 전날인 지난 11일 일과 시간 이후에 회의 개최 사실을 급하게 공개했다. 또 남측 대표단은 회담 시간이 정해지지 않아 회담 당일 북측의 ‘통지’를 기다려야 했던 것도 급해 보였던 모양새다. 
정부 당국자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이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착공식을 한다고 해서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남북 정상이 일단 연내에 착공식을 하기로 한 만큼 착공식을 진행한 뒤 추후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명칭을 착공식으로 붙이긴 했지만 공사를 시작한다기보다 (남북 철도 연결 및 북한 철도 현대화 사업을) 착수하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전직 고위 당국자는 “남북이 속도를 낼 수 있는 분야에선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면서도 “철도·도로 연결이나 현대화 사업 등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인프라 건설은 이벤트성을 벗어나 조금 더 치밀하게 접근하고, 다지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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