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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법정에 선 최규호, 재판장에 "현재 무직입니다"

특가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된 최규호(71) 전 전북도교육감이 13일 오전 전주지법 3호 법정에서 1심 첫 공판을 마친 뒤 밖으로 나오고 있다. [뉴스1]

특가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된 최규호(71) 전 전북도교육감이 13일 오전 전주지법 3호 법정에서 1심 첫 공판을 마친 뒤 밖으로 나오고 있다. [뉴스1]

"현재로선 무직이고, 전(前) 전라북도 교육감이었습니다."

최규호, 골프장 확장 대가 3억 받은 혐의
공소 사실 인정…檢 "도피 중 추가 범죄"
방청석에 아들 등 가족 서너 명 지켜봐
도피 도운 최규성 전 사장도 기소 임박

 
13일 오전 10시 35분 전북 전주시 덕진동 전주지법 3호 법정.  
 
최규호(71) 전 전북도교육감은 '직업'을 묻는 재판장의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지난달 6일 검거 후 한 달여 만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옅은 푸른색 수의를 입고 검정 뿔테 안경을 쓰고 법정에 나타났다. 
 
도피 기간 까맣게 염색한 머리카락은 교도소에 있는 동안 이마 부분과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해졌다. 목소리는 또랑또랑하고,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방청석 뒤편에는 최 전 교육감의 아들 등 가족 3명이 묵묵히 재판을 지켜봤다.  
 
이날 1심 첫 재판은 전주지법 형사2부(부장 박정대) 심리로 열렸다. 최 전 교육감은 검찰이 제기한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그는 2008년 전북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이 9홀에서 18홀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교육청 소유인 자영고 부지를 골프장 측이 매입하는 데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3억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지난달 23일 구속기소 됐다. 국회의원을 지낸 박민수 변호사가 그의 법률 대리인으로 나왔다.

 
전직 교육감인 친형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최규성(68)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지난 4일 전주지검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뉴스1]

전직 교육감인 친형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최규성(68)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지난 4일 전주지검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뉴스1]

이날 재판은 검찰과 최 전 교육감 측의 증거 인부(인정 및 부인) 의견 진술 등이 이뤄졌다. 검찰은 최 전 교육감의 자백이 담긴 심문 조서와 제보자 진술, 도피 추적 자료 등 증거 119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김현지 검사는 "피고인은 8년간 도주하면서 그 과정에서 저지른 불법이 있다. 이르면 다음 주 추가 기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전 교육감은 지난달 6일 인천의 한 죽집에서 검거됐다. 전주지검 수사팀은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으려던 최 전 교육감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검찰이 최 전 교육감을 붙잡기 전까지 그의 행방은 '미스터리'였다. 도대체 8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최 전 교육감은 지난 2010년 9월 11일 전주지검에 "내일 아침 자진 출두하겠다"고 말한 뒤 이튿날 잠적했다. 검찰은 공범들의 진술을 확보하고도 "유력 인사를 잡범 취급할 수 없다"며 소환을 미루다 최 전 교육감을 놓쳤다. 검찰은 그해 12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지만, 신병 확보에 실패했다.  
 
잠적 기간이 길어지자 "검찰이 최규호를 못 잡는 게 아니라 안 잡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친동생이 더불어민주당 3선 국회의원(김제·완주)을 지낸 최규성(68)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인 데다 최 전 교육감 본인도 '마당발'로 불릴 정도로 각계각층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워서다. 그러는 사이 사망설·밀항설·권력비호설 등이 난무했다.  
 
전주지검 새 수뇌부가 지난 8월 전담팀을 꾸린 지 석 달 만에 최 전 교육감을 검거하면서 그를 둘러싼 미스터리도 일부 풀렸다. 권력비호설은 사실로 드러났다. 검찰 조사 결과 핵심 도피 조력자만 10여 명인 데다 동생인 최 전 사장이 도피 내내 최 전 교육감을 도운 '몸통'으로 밝혀져서다.  
 
최 전 교육감은 '도망자 신분'인데도 서울과 인천에서 제3자 명의의 휴대전화와 카드를 쓰며 수억원대 차명 아파트(24평)에서 산 것으로 조사됐다. '김민선'이라는 가명을 썼던 그는 테니스·골프·댄스도 즐겼다. 만성 질환이 있는 그는 최 전 사장 명의로 병원을 다니고, 약 처방도 받았다. 최 전 사장은 "가족도 연락이 안 닿는다"고 했지만, 거짓말이었다. 검찰 수사망이 좁혀 오자 그는 농어촌공사 사장직에서 지난달 27일 물러났다.  
 
검찰은 주민등록법·국민건강보험법·전자금융거래법·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최 전 사장을 불구속 입건했다. 수뢰 혐의를 받는 최 전 교육감을 장기간 숨겨 주고 지인들에게 명의를 빌려 주민등록증과 카드·휴대전화·계좌 등을 만들어 준 혐의다. 지난 11일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돼 구속은 면했지만, 검찰은 다음 주 최 전 사장을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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