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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정부 두 노동장관의 탄식 "文정부 이렇게 못할수 있나"

"현 정부에 기대를 했는데, 이렇게 못할 수 있나." 노무현 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을 역임한 김대환 인하대 명예교수와 이상수 변호사의 한탄이다.
 

김대환·이상수 전 장관, 니어재단 조찬세미나에서
현 노동정책에 "어설픈 진보와 개념없는 정책의 합작품"
"실적 내려고 압박하는 것 대단히 유감. 개발독재 때 행위"
"현 정부 책임 안 지고, 변명만 한다"

두 전 장관은 13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니어(NEAR)재단 제3차 담론 시사포럼'에서 탄식을 쏟아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주제 발표를 하면서 "현재 고용과 경제 위기는 어설픈 진보와 개념 없는 정책의 합작품"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단기 성과에 집착해 실적을 내려고 압박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개발독재 때나 하던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대환 전 노동부 장관

김대환 전 노동부 장관

"일자리 안 느는 건 정책 때문"
그는 "고용 참사가 인구추세 때문이라고 하는데, 일자리가 안 느는 것은 온전히 정책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을 예로 들었다. 김 전 장관은 "이전에는 최저임금 결정을 신축적으로 했다. 경제상황에 따라 올리기도 하고, 숨 고르기도 했다. 그런데 현 정부는 국정과제라며 2년 동안 29%나 올렸다. 현 고용상황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이외의 요인으로 설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에 대해 "최저임금을 정치적 가격으로 본다"며 "임금이라는 시장친화적일 수밖에 없는 성격을 무시한다. 결과적으로 시장가격체제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전 장관은 "덜컥 최저임금을 올려놓고 부작용이 심각해지자 재정보전이나 자영업자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을 내놨다"며 "이는 (시장에 대한) 과도한 정부 개입으로 가격체계를 혼란하게 하고, 이게 일자리 충격을 더 심화시킨다"고 분석했다.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대해서도 김 전 장관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정부 지침은 공개채용"이라며 "그런데 실제는 노조 요구대로 그냥 정규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니 괜찮은 일자리를 찾던 청년은 허탈해진다"며 "'공정'가치를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1년 반 동안의 현 정부 정책을 종합하며 "행정에서 구조적 사고가 결여돼 있다"고 말했다. "경제는 순환이다. 시장이 가진 역동성을 무시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적폐청산과 행정을 맞물리는 것은 대단히 초보적인 정책 행위"라며 정책의 본래 기능 회복을 촉구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했다. 노 전 대통령이 탄핵 뒤 칩거할 때 여러 인사와 식사를 하며 했던 말이다. "제가 변했다고요? 고백하건대 변했습니다. 하루하루 국정을 챙기다 보니 제가 변하지 않고는 안 되겠습디다." 청와대의 변화를 촉구한 것이다.
 
이상수 전 노동부장관.

이상수 전 노동부장관.

"현 정부 변명만 하고 책임 안 진다" 
이상수 전 장관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 전 장관은 "현 정부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변명만 한다. 최저임금 문제 등 여러가지 정책이 다 그렇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전 장관은 의정활동을 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이해찬 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함께 대표적인 국회 내 노동통이었다.
 
그는 네 가지 오류를 짚었다. ▶정부가 한쪽으로 기울었다. 경제성장은 아주 중요하다 ▶시장은 변화하는데. 정부가 관리를 못한다 ▶정책을 너무 쉽게 빨리빨리 처리한다. 고용노동문제는 충분한 논의와 담론이 필요하다. 그런데 큰 이슈를 불쑥불쑥 내던져 추진한다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안 들어오면 손해 보도록 해야 한다. 밖에서 로비로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안 들어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대·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격차)가 심각하다"며 "이 격차를 줄이려면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대기업이 동결을 안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기업 중심의 생산물 판매시장 독점 구조를 깨야 한다"고도 했다.
 
금재호 한국기술교육대 테크노인력개발전문대학원 교수는 배 원장과 입장이 좀 달랐다. 금 교수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로드맵 10대 과제 대부분이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마치 새로운 것인 양 포장했다는 얘기다. 로드맵에서 지난 정부와 다른 점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선 민간부문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려 했는데, 현 정부는 정부 중심으로 일자리를 만들려고 한다는 것이다. 공공부문에 돈을 쏟아부어 일자리를 내놓으려 한다는 얘기다. 이런 정책 차이 때문인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선 고용탄력성이 증가했는데, 현 정부에선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 교수는 "정책이 단기적이고 대증적인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보여주겠다는 집착에서 고용위기가 비롯됐다"는 것이다.
 
금 교수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개혁이 미흡하다"며 노동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인 정책만 난무하면 프랑스처럼 갈 수 있다"며 "하르츠개혁과 바세나르 협약으로 세계 경제에서 우뚝 선 독일이나 네덜란드의 길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부 적폐청산위원장 " 기업 노동수탈 억제해야"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 교수는 이런 분석에 반발했다. 그는 현 정부 들어 고용부의 적폐청산위원장을 지냈다. 이 교수는 "이명박·박근혜의 보수정권 10년 동안 친기업 편향의 노동 '개악' 정책이 일관되게 전개됐다"며 "그래서 노동위기가 심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동체제의 민주적 개조에 주력해야 한다"며 "정부는 기업의 노동수탈적 노무 관행이나 과도한 고용 유연화를 효과적으로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토론자로 나선 박병원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보수정부에서 친기업을 표방했지만 기업에 하등 도움을 준 것이 없다"며 "오히려 사람을 채용하는 것을 두렵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 교수는 "현 정부 정책에는 세 가지가 없다"고 진단했다. ▶글로벌이 없다(글로벌 수준과 동떨어진 1970~80년대식 노동법·제도)▶미래가 없다(과거와 현재에 집착한다) ▶효율성이 없다(생산성 향상 대신 보조금 살포에 의존한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 교수는 "제조업의 체력 저하가 큰 문제"라며 "현 정부에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겠지만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운동도 세대 교체 등 변화에 걸맞게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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