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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찬바람이 서초동엔 봄바람?"…국회 파행이 반가운 법원ㆍ검찰

“여의도 찬 강바람이 서초동엔 봄바람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최근 만난 한 법조계 고위 인사의 말이다. 여의도에 위치한 국회가 여야 대치로 냉각 국면에 접어들면, 그만큼 서초동에 있는 검찰ㆍ법원 관련 개혁 법안은 처리가 늦어지거나 고꾸라질 가능성이 크지 않겠냐는 전망이었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서초동 대법원 모습 [연합뉴스]

실제로 최근 검찰과 법원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자주 등장하는 화제라고 한다. 청와대와 여당이 주도하는 법조 개혁안이 달갑지 않은 이들에게 여의도의 ‘개점휴업’은 내심 반가운 일이다.
 
올해 1월 구성된 1차 사법개혁특위는 6월 말까지 활동했지만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18대, 19대 국회에서도 사개특위를 구성했지만 특별한 성과는 없었다. 올해도 현재까진 크게 다르지 않기에 서초동 법조인들의 판단은 크게 틀리지 않아 보인다.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검찰, 법원 개혁 관련 이슈에 대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데다, 최근엔 한국당을 뺀 야 3당이 ‘선거제 패싱’에 항의하며 국회 활동을 거부하는 상황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왼쪽)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1월 23일 오후 국회 사법개혁특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중앙포토]

민갑룡 경찰청장(왼쪽)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1월 23일 오후 국회 사법개혁특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중앙포토]

사개특위는 검찰 파트와 법원 파트로 나눠 소위를 구성했는데, 검찰개혁을 이끄는 소위원장이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다. 오 의원은 통화에서 “소위 가동 여부는 거대 양당의 결단에 달렸다”고 말했다. 야 3당이 주장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이 합의해줘야 검찰 개혁안에 대한 논의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오 의원은 지난 11일 예정된 소위 회의도 열지 않았다. 
 
핵심 사안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검경수사권 조정 등을 놓고 여야 견해차도 여전하다. 청와대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공수처 연내 설치를 내건 만큼 현재 민주당에선 대야 협상에 유연성을 발휘해 공수처라도 통과시켜보자는 기류가 강하지만 상황이 낙관적이진 않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행정처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올린 법원 파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소위원장이 한국당 윤한홍 의원이기에 회의는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사개특위 관계자는 “13일 오전 법원개혁 법안에 대한 강독 및 의견을 수렴하는 회의를 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이콧 중인 야 3당이 관련 논의에 비협조적이어서 당장 성과를 내긴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특별재판부 신설과 관련해선 대법원 발 위헌 논란도 불거진 상태다.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재판부 도입에 대해 “헌법상 근거가 없고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원행정처의 공식 의견”이라고 밝혔다.
 
법관대표들이 낸 판사 탄핵 결의안 역시 “법률적 효력이 전혀 없다”고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냈다. 이를 계기로 사개특위 내 대립구도는 한층 뚜렷해졌다. 그간 위헌 소지, 3권분립 위반 등을 이유로 반대입장을 견지해온 한국당은 ‘사법부 독립성 훼손’을 전면에 내거는 모양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세계인권선언 70주년 기념일인 1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열린 2018 인권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세계인권선언 70주년 기념일인 1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열린 2018 인권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민주당 내부에선 사법 개혁 추진의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야당의 공격을 받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심으로 한 전열을 정비하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조 수석은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을 직접 발표(6월 21일)하는가 하면 SNS에 “법원행정처는 폐지해야 한다”(10월 7일)는 글을 올리는 등 법조계 개혁을 지휘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당장 활동 시한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사개특위 활동 기간은 올해 연말(12월 31일)까지로 2주밖에 남지 않았다. 사개특위 소속 민주당 관계자는 “연말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긴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며 “정 안 되면 사개특위 활동기한을 연장하는 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활동 기간 연장 역시 야당이 동의해야 가능하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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