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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목숨걸고 지켰다…영등포 네쌍둥이의 기적

12일 오후 서울아산병원에서 태어난 네쌍둥이가 인큐베이터에서 회복 중이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12일 오후 서울아산병원에서 태어난 네쌍둥이가 인큐베이터에서 회복 중이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보호자님 어디 계세요. 딸이 먼저 나왔어요."  
 12일 오후 2시10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66병동 분만장 앞. 간호사는 "딸이 먼저 나오고, 아들 셋이 나왔어요. 모두 건강합니다"라고 아이 아빠 장광명(38)씨에게 전했다. 산모 김소정(36)씨는 분만실 수술대에서 아이를 한 명씩 마주했다.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장씨는 수술실 밖에서 인큐베이터에 탄 아이들을 차례로 바라보았다. 장씨는 "산모와 아이들이 모두 건강해서 다행이다. 그저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날 제왕절개 수술에는 원혜성 교수를 비롯, 25명의 의료진이 달라붙었다. 네쌍둥이 수술이 결코 흔하지 않은 터라 의료진도 긴장했다. 낮 12시 50분부터 준비에 들어갔고, 실제 수술은 20분 걸렸다. 김씨는 분만실에 들어가기 전 "너무 설레요. 빨리 아기들을 만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남편 장씨는 "4명의 아이가 생긴 게 실감 나질 않아요"라며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12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66병동 분만실에선 수술 후 네쌍둥이를 태울 인큐베이터 4대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12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66병동 분만실에선 수술 후 네쌍둥이를 태울 인큐베이터 4대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장씨 부부는 2015년 5월 결혼 후 2년 넘게 아이를 가지려 노력했다. '고위험 임신'이어서 그런지 뜻을 이루지 못했고, 인공수정을 시도했다. 그랬더니 4월 네쌍둥이가 찾아왔다. 병원 측에서 네쌍둥이 출산 후 합병증 등이 생길 것을 걱정했다. 주변에서도 산모의 건강을 염려해 세명으로 줄이는 선택 유산 얘기를 꺼냈다. 
 하지만 김씨의 의지가 확고했다. 넷 다 낳기로 했다. “하늘이 주신 선물인데 감사하게 품고 가기로 결심했어요.” 남편도 따랐다. 주치의 원 교수는 “의료진의 관리도 중요하지만, 산모의 의지가 강했다. 산모의 체형이 임신 과정을 버티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네쌍둥이가 뱃속에서 비슷하게 자랐고, 자리를 잘 잡아서 합병증 없이 출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힘든 과정을 잘 견뎠다. 장씨는 “아내가 임신 중반부터 만삭처럼 배가 불렀다”며 “최근 두 달은 외출을 못 하고 옆으로만 누워있었고 밤에 잠도 거의 못 잤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대한 임신 주수를 늘리려 했지만 조산 기미가 있어서 34주차에 제왕절개를 택했다. 네쌍둥이는 몸무게가 1.6~1.8kg로 건강한 편이다. 보통 34주차 신생아의 평균 몸무게가 2.3kg 정도다. 원 교수는 “아이들이 건강한 편이어서 인큐베이터에서 잘 성장한다면 크게 걱정할 게 없다”고 말했다. 목사인 장씨는 아들 셋은 마태·마가·요한, 딸은 누가라는 이름을 지었다.  
12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분만실에서 네쌍둥이를 출산한 김소정씨가 출산 직후 아기와 처음으로 마주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12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분만실에서 네쌍둥이를 출산한 김소정씨가 출산 직후 아기와 처음으로 마주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네쌍둥이는 흔하지 않다. 임신 기간(40주)을 채우는 경우는 더 드물다. 서울아산병원에선 세번째다. 그 전에는 28·32주차에 태어났다. 김씨의 임신기간이 가장 길다. 매년 다둥이 출산이 증가하지만 네쌍둥이가 몇명인지 정확한 통계가 없다. 지난해 국내 출생아 중 세쌍둥이 이상인 다태아는 1만3922명(3.9%)이다. 원 교수는 “네쌍둥이가 무사히 태어나서 다행이지만 대단한 각오와 준비가 필요하다.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장씨 부부는 육아 걱정이 크다. 장씨는 서울 동대문의 한 교회 목사로 근무하고, 김씨는 피아노학원 강사를 하다 임신하면서 그만뒀다. 장씨는 “네쌍둥이를 키우기엔 집이 좁고 손이 부족해 군산 처가로 아이와 엄마를 보낼 예정"이라며 "장모 도움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12일 오후 남편은 네쌍둥이 출산 후 회복중인 산모와 첫 면회 중이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12일 오후 남편은 네쌍둥이 출산 후 회복중인 산모와 첫 면회 중이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육아 비용도 걱정이다. 장씨는 “월급이 많지 않아 네쌍둥이를 어떻게 키울지 고민”이라며 “양육수당·아동수당 등 정부지원제도를 미리 확인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우리동네 다자녀 혜택(news.joins.com/digitalspecial/331)' '우리동네 출산축하금(https://news.joins.com/digitalspecial/312)' 페이지에 따르면 김씨는 거주지 영등포구에서 출산장려지원금으로 860만원을 받는다.  
 
김태호 기자 kim.ta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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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