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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미래] 디자이너 베이비의 미래

최준호 과학&미래팀장

최준호 과학&미래팀장

그가 사라졌다. 허젠쿠이(賀建奎) 박사. 지난달 28일 홍콩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 인류 최초의 유전자 편집 아기를 만들어 냈다고 발표한 인물이다. 허 박사는 중국 선전의 남방과기대에서 부교수 신분으로 연구활동을 해왔다. 그의 발표 후 세상은 뒤집어졌다. ‘디자이너 베이비’라는 생명공학의 판도라 상자를 열어버렸다는 것이다.
 
중국 과학기술부도 “생식을 목적으로 한 인류 배아 유전자 편집은 명백히 금지돼 있다”며 “관련 법규를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과학계의 도덕·윤리 마지노선을 공공연히 깨 버린 놀라운 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그는 현재 연구 중단과 함께 가택연금 상태다.
 
유전자 편집 아기는 과연 있어서는 안 될 존재인가. 필자는 지난해 10월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단장과 함께 유전자 편집 인간배아 실험에 성공한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오리건보건과학대 교수를 만난 적이 있다. 미국에서 만난 미탈리포프 교수는“지금은 불법이지만, 10~15년 이후에는 인간배아 유전자를 교정해 정상적 아이로 키워내는 것이 나의 연구목표”라고 말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해 지금은 치료가 불가능한 유전 질병에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희망의 빛을 주겠다는 게 그의 비전이다.
 
디자이너 베이비는 사실 두 분류로 나눠 봐야 한다. 첫째는 유전자 치유, 둘째는 유전자 강화다. 치유는 말 그대로 고통받는 환자를 유전자가위 기술로 치료해주는 의술을 말한다. 유전자 강화란 SF영화 ‘가타카’에서 보듯, 질병과 무관하게 특정 기능을 강화한 ‘슈퍼 휴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디자이너 베이비가 일반화되는 세상은 이 두 가지를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 더불어 연구실에서 막 태어난 과학기술의 일반화 여부에 대한 판단에는 ‘공식’이 있다. 해당 과학기술의 성숙도가 그 첫째다. 하지만 모든 기술이 다 사회에 받아들여지진 않는다. 사회적 수용성, 즉 사회가 거부감 없이 그 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 관문은 경제성이다. 누구든 큰 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살 수 있을 때 일반화할 수 있다.
 
지금은 불임부부의 희망이 된 시험관아기 기술도 1960년대에 태동해 이런 논쟁과 성숙의 험난한 과정을 거쳤다. 유전자편집 인류 역시, 기술의 성숙과 사회적 수용성, 경제성이라는 과정을 모두 넘어선 미래 어느 시점에 인류의 옆에 다가와 있을지 모르겠다.
 
최준호 과학&미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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