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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데이터 경제 시대의 개인정보…보호와 활용 균형 맞춰야

김영호 전 한국교통대 총장

김영호 전 한국교통대 총장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혁신 현장을 방문한 이후 데이터 규제혁신과 개인정보 보호의 감독체계 개편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인공지능, 빅데이터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 산업의 ‘원유’는 데이터다. 데이터 활용을 통한 신기술 개발과 신산업 창출이 늦어진다면 향후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 확보가 어려워질 것이다.
 

데이터는 4차 산업 시대의 원유
미·EU는 데이터 경제 착착 육성
한국은 보호도 육성도 잘 못해
‘두 마리 토끼’ 잡을 지혜 모아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신기술과 신산업은 데이터와 직결되기에 데이터 활용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데이터 중에서도 활용도가 높고 가치 있는 정보가 바로 개인정보라는 점이다. 개인정보는 사생활과 직결되고, 유출이나 오·남용 시 개인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제대로 보호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활용해야 한다. 말하자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묘안이 필요하다.
 
몇 년 전 신용카드사들의 개인정보 대규모 유출사태를 계기로 재발 방지를 위해 규제를 강화해왔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개인정보 보호 수준은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엄격하고 복잡한 규제와 분산된 법 집행 체계로 인해 개인 정보를 충실히 보호하지 못하면서 동시에 기업의 데이터 활용은 크게 제약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반해 유럽연합(EU)과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들은 ‘데이터 경제’ 육성 전략을 세워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도 신속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계속 뒤처질 것이다.
 
최근 당·정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제를 일원화하고 독립적인 통합감독기구를 출범시킨다는 방침을 정하고 관련 입법안을 발의했다. 입법 취지는 데이터 활용을 위한 규제혁신과 개인정보 보호다. 그러나 산업계와 소비자단체 등은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통합감독기구가 데이터 활용을 제약하고 보호에 너무 치중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가명 정보의 활용 방안 도입 등 규제 완화가 개인정보 보호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걱정한다.
 
개인정보의 보호와 활용은 대립하는 것으로 보기 쉽다. 그러나 보호와 활용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보호는 활용의 전제조건이라  볼 수 있다. 데이터 활용을 허용하되, 통합감독기구가 안전한 활용을 엄격하게 관리·감독해야 한다.
 
시론 12/13

시론 12/13

그렇다면 감독기구의 관리는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먼저 통합감독기구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정보 주체 권리보장의 실효성 확보는 데이터 활용의 경직성을 낮출 수 있다. 현재의 ‘개인정보’ 대 ‘비개인정보’라는 틀에서 이뤄지고 있는 포괄적인 규제정책은 현실에 적합하지 않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환경인데 시대에 뒤처진 규제가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통합감독기구 출범 후 개인정보보호 업무의 전문성이 확보되면 개인정보 중에서도 ‘확실하게 보호가 필요한 정보’와 ‘활용이 가능한 정보’를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기술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면서 스마트하고 정교한 규제도 실현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렇게 되면 국민은 각자의 개인정보를 실질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고, 기업은 필요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통합감독기구는 무엇보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거부감은 오·남용과 유출에 대한 불안 등 국민들의 불신에서 기인한다. 반대로 생각하면, 본인의 정보가 안전하고 투명하게 처리된다는 국민적 신뢰는 데이터 활용의 전제조건인 셈이다. 독립적인 통합감독기구 출범을 통해 개인정보 보호는 물론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감독 강화로 이어져야 국민의 신뢰가 확보될 것이다.
 
개인정보를 통합된 하나의 감독기구가 관리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ICDPPC(개인정보보호 감독기구 간 협의체)에 따르면 이 협의체 소속 86개 감독 기구 중에서 73개 기구가 공공과 민간을 통합해 규율하고 있다. 민간영역을 분야별로 규율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지식정보사회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데이터를 가장 잘 다루면서 동시에 데이터를 가장 안전하게 다루는 나라”가 돼야 한다. 독립적인 통합감독기구 논의의 공은 이제 국회로 넘어갔다. 치열하게 논의하되, 신속하고 조화로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통합감독기구가 데이터 사회로 변화하는 시대에 무작정 제동을 거는 ‘브레이크’가 아니라 두 마리의 토끼를 잡도록 하는 ‘가드레일’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김영호 전 한국교통대 총장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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