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현대차 정의선 체제 굳히기…1세대 부회장 올 들어 넷 퇴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가운데)이 지난 11일 충주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제1공장을 방문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현대차는 이날 제2공장 신축공사 기공식을 했다.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가운데)이 지난 11일 충주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제1공장을 방문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현대차는 이날 제2공장 신축공사 기공식을 했다. [연합뉴스]

이번 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사옥은 ‘부회장 퇴진설’로 들썩였다.
 

정기인사 앞 이례적 CEO 인사
1년 새 부회장 9 →5명으로 줄어
정의선 영입한 전문가 전면 배치
“미래 자동차 분야 도전에 박차”

통상 현대차그룹은 최고경영자(CEO)·사장급 인사는 수시로 하고, 12월 정기 인사에선 임원 승진 등 일반 인사만 했다. 하지만 올해엔 부회장을 포함한 대규모 CEO급 인사가 있을 것이란 예측이 곳곳에서 나왔다.
 
지난 9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수석’ 직함을 단 이후엔 7인의 부회장단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정 수석부회장이 인도에서 열린 ‘무브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 기조연설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한 뒤엔 그룹 연구개발(R&D)의 쌍두마차인 양웅철·권문식 부회장의 퇴진 가능성이 점쳐졌다.
 
12일 발표된 현대차그룹의 CEO·사장 인사는 이 같은 예측을 현실화한 것이다. 정몽구 회장의 가신(家臣)그룹이 대거 무대 밖으로 퇴장했다. 2000년 정몽구 회장이 옛 현대그룹에서 독립한 뒤 현대차그룹은 이른바 ‘정공라인’(정 회장이 1980년대 사장을 지낸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출신)과 정 회장이 발탁한 ‘기획·엔지니어 라인’이 주도해 왔다. 이번 인사에서 고문에 위촉돼 2선으로 물러난 양웅철·권문식 부회장은 정 회장이 표방한 ‘품질경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1세대 경영인이다.
 
서울대 기계공학과, 캘리포니아대 기계설계학 박사 출신인 양 부회장은 미국 포드 R&D센터에서 일하다 정 회장이 2004년 영입했다. 당시 그룹 주류였던 ‘정공·재경(財經) 라인’은 아니었지만 현대차가 글로벌 5위의 완성차 업체로 올라서기까지 15년 동안 R&D를 이끌었다.
 
양 부회장과 함께 현대차 R&D의 ‘쌍두마차’였던 권문식 부회장은 양 부회장과 서울대 기계공학과 74학번 동기다. 현대정공에 입사해 현대차그룹의 선행기술 개발을 책임졌고, 현대제철 부사장·사장을 거치면서 그룹 제철사업의 토대를 닦았다.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알버트 비어만 현대자동차 연구개발본부장, 지영조 현대자동차 사장(왼쪽 부터). [연합뉴스]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알버트 비어만 현대자동차 연구개발본부장, 지영조 현대자동차 사장(왼쪽 부터). [연합뉴스]

그룹 기획·전략을 총괄했던 김용환 부회장도 현대제철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자연스럽게 전면에서 물러났다. 해외 영업 전문가였던 김 부회장은 2008년 기획조정실 사장으로 옮기며 정 회장의 최측근이 됐다. 2011년 현대건설 인수, 2014년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인수 등을 주도했다.  
 
현대제철 우유철 부회장도 현대로템 부회장으로 수평 이동했다. 올해 초 이형근·김해진 부회장의 퇴진으로 7명까지 줄었던 그룹 부회장단은 정 수석부회장의 승진 후 양·권 부회장이 퇴진하고 정진행 현대차 사장이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승진 이동하면서 5인 체제가 됐다. 이로써 정몽구 회장 아래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을 총괄하고 5명의 부회장이 보좌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번 인사를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승계’로 보긴 어렵지만 세대교체로 해석되는 건 정 회장이 자신의 가신 그룹으로 불리던 CEO를 지난해에 이어 대거 퇴진시켰기 때문이다.
 
대신 정 수석부회장이 영입을 주도했거나 그룹 구조개편에 참여한 인사가 전면에 배치됐다. 올해 사상 최악의 실적 부진에 빠진 그룹으로선 이에 대한 책임을 묻고 정 수석부회장의 친정체제를 가속화하는 의미가 있다. 이른바 ‘CASE(커넥티드·자율주행·공유·전동화)’로 대변되는 미래 차 분야로의 변화를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는 위기감도 반영됐다.
 
BMW 고성능 디비전 ‘M’ 연구소장을 지낸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차량성능 담당 사장은 권 부회장의 뒤를 이어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됐다. 현대차그룹이 외국인 임원을 연구개발본부장에 앉힌 건 처음이다. 지난 10월 벤틀리 수석디자이너 출신으로 2016년 그룹에 합류한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을 최고디자인책임자(CDO)에, BMW 출신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을 상품전략본부장에 임명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 출신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도 사장으로 승진시켜 힘을 실어 줬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공급 업체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는 전략기술본부의 위상을 강화해 스마트시티·모빌리티·로봇·인공지능(AI) 등 미래 핵심 과제 추진을 책임지게 된다.
 
그룹의 위기상황을 맞아 대외협력과 홍보 부문도 공영운 홍보실장을 전략기획담당 사장으로 승진시켜 총괄하게 했다. 언론인 출신인 공 신임 사장은 2012년부터 그룹 홍보실장으로 재직해 왔으며, 현대건설로 옮긴 정진행 부회장이 맡던 대외협력 업무까지 책임지게 됐다.
 
◆계열사 CEO도 대거 교체=현대케피코 박정국 사장은 현대모비스 사장으로, 현대·기아차 기획조정2실장인 여수동 부사장은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 법인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현대오트론 대표이사엔 현대파워텍 문대흥 사장이, 현대케피코 대표이사엔 현대·기아차 품질본부장인 방창섭 부사장이 임명됐다. 산학협력과 R&D 육성 계열사인 현대엔지비 대표이사엔 현대·기아차 환경기술센터장인 이기상 전무가 내정됐고, 현대캐피탈 코퍼레이트 센터부문장인 황유노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기아차 생산개발본부장인 서보신 부사장은 생산품질 담당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글로비스 경영지원본부장인 이건용 전무와 현대오트론 조성환 부사장은 각각 현대로템 부사장,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부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기아차 생산품질 담당 여승동 사장, 현대모비스 임영득 사장, 현대다이모스 조원장 사장, 현대제철 강학서 사장, 현대로템 김승탁 사장 등은 고문에, 현대엔지비 오창익 전무는 자문에 위촉됐다.
 
정몽구 회장이 20년 이끌며 글로벌 5위 완성차 업체로
현대자동차그룹의 뿌리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세운 현대그룹, 그중에서도 1967년 설립된 현대자동차다. 정 명예회장의 동생인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과 그의 아들인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현대차를 이끌다 98년 정몽구 회장이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이후 2000년 정 명예회장의 자녀가 벌인 경영권 계승 다툼, 일명 ‘왕자의 난’을 계기로 현대그룹에서 자동차 부문이 계열 분리하며 지금의 현대차그룹이 됐다. 당시 정 명예회장의 차남인 정몽구 회장과 5남인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놓고 다퉜고, 정몽헌 회장이 건설과 전자 등을 차지하자 정몽구 회장은 자동차 관련 계열사를 분리해 따로 회사를 만들었다. 현대차그룹은 이후 성장을 거듭하며 국내 재계 2위 자리를 굳혔고, 올 상반기 전 세계 시장에서 369만 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판매량 기준 5위에 올라 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