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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 언어 구사, 우리 사회 이끌 인재들…다문화 장점을 알리자”

다문화 초·중·고생 12만 시대 
32명이 숨진 2007년 미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 사건. 범인이 한국계 미국인인 조승희로 드러나면서 미국 내 한인은 물론 우리 국민도 매우 놀랐다. 한국 정부는 앞장서 애도의 입장을 여러 차례 냈다. 그러나 미국의 반응은 “왜 너희가 미안해”라는 반응이었다. “조승희는 미국 영주권자고 따라서 우리가 제대로 적응을 못 시킨 것이다”는 설명과 함께였다. 미국이 자국 내 이민자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민자와 그 자녀들을 ‘다문화’로 분리해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차별이 시작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제결혼이나 일자리를 찾아 우리나라로 와 정착한 이민자들을 다문화라는 굴레를 씌워 분리하지 말고 우리 국민으로 보고 대안과 정책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지윤(한국이민다문화정책연구소 소장) 명지대 국제교류경영학 교수는 “어린 시절부터 ‘우리랑 똑같은 한국인이야’라고 가르쳐야 한다”며 “다문화 아이 중엔 2~3개 언어를 구사하는 등 재능이 뛰어나 나중에 우리 사회를 이끌 인재가 될 아이가 많다. 이런 좋은 면을 자꾸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전교생 238명 중 26.5%가 다문화 가정 자녀인 김해 합성초등학교에서 전담 교사를 맡고 있는 김영미 교사는 “처음에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화약고가 되는 것 아닌가 우려했는데 지금은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화가 되면서 다양한 인종과 국가의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세계시민 교육을 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다문화 가정 자녀들은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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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차별을 딛고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고 있는 다문화 가정 자녀도 많다. 충북 제천에 있는 한국폴리텍다솜고는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다니고 있는 대안학교다. 지난달 26일 다솜고에서 만난 학생들의 얼굴은 자신감으로 가득했고 감정 표현도 거침없었다.
 
방송작가가 꿈인 박보성(17)군은 필리핀 국적의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등 편견 속에서 살아왔지만 지금은 꿈을 이루기 위해 유튜버로 당당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보성아 놀자’라는 채널을 운영, 구독자 수를 꾸준히 늘려 나가고 있다. 박군은 “처음에는 자신감이 많이 부족했는데 유튜버 활동을 하면서 최근엔 꿈도 바꿨다”며 “다문화 가정 자녀도 같은 한국 사람이다. 편견 없이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다솜고를 졸업한 44명이 취득한 자격증은 총 77개로 모든 학생이 1~5개의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다솜고엔 13개 나라 128명의 다문화 가정 학생이 어울려 생활하고 있다.
 
이 학교 변경환 교사는 “대부분의 아이가 자기 존재감이 떨어진 상태로 우리 학교에 오는데 여기서 다른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우리 엄마(아빠)는 어디서 왔어’라고 말하며 어울리면서 달라진다”며 “만약 한국 사회가 (다문화가 자연스러운) 이런 분위기가 되면 일반 학교에서 차별이나 왕따 등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천·김해·대구=박진호·위성욱·백경서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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