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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일은 AI에 맡길 것…예술창작이 돈 되는 세상

12일 ‘글로벌 콘텐츠 콘퍼런스’에 참석한 제롬 글렌은 ’인터넷 발달로 전 세계 인프라 수준은 비슷해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국가마다 고유한 특성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12일 ‘글로벌 콘텐츠 콘퍼런스’에 참석한 제롬 글렌은 ’인터넷 발달로 전 세계 인프라 수준은 비슷해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국가마다 고유한 특성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스마트 콘택트렌즈 하나만 끼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평소 오가던 길 위 여기저기에서 무장한 적들이 튀어나오고, 일상적인 풍경은 삽시간에 전쟁터로 변한다. 주위 사람들은 모두 평온한 가운데 나 홀로 치열한 추격전을 벌인다. 이는 tvN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등장하는 증강현실(AR) 게임 장면이다. 과연 이것은 먼 미래에나 가능한 일일까, 아니면 코앞에 닥쳐온 현실일까.
 
12~13일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콘텐츠 콘퍼런스’ 기조연설자로 나선 미래학자 제롬 글렌(73)은 “하나의 증강현실뿐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서로 다른 증강현실을 경험하는 것도 곧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쩌면 우리는 후대로부터 ‘살면서 하나의 현실만 경험한다니 정말 지루했을 것 같다’는 말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글렌은 유엔 산하 싱크탱크인 밀레니엄 프로젝트 회장으로 2008년부터 매년 『세계미래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연설에 앞서 만난 글렌 회장은 “한국에서는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과 바둑 대결에서 승리한 이후 인공지능(AI)에 대해 부정적 면모가 더 크게 부각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AI에서 승기를 잡는 사람이 전 세계를 제패하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와 중국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죠. 아마존·구글 등 각종 다국적기업도 레이스에 뛰어들고 있고. 한국도 보다 체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재정의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상 AI라고 하면 알파고나 왓슨처럼 한가지 기능에 특화된 약인공지능(ANI·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을 떠올리지만, 새로운 지식 습득 및 활용이 가능한 강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이나 스스로 목표 설정이 가능한 초인공지능(ASI·Artificial Super Intelligence)을 구분해야 목적에 맞는 활용이 가능하단 얘기다.
 
그는 “현재 기술은 약인공지능 단계지만, 강인공지능으로 향하는 몇몇 단서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기반의 AI 오픈마켓인 싱귤래러티 넷을 예로 들었다. “이미 개발된 코드가 있는데 모든 신규 사업자가 다시 작성할 필요는 없잖아요. AI 개발자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이 활성화되면 개별적으로 구동되던 ANI가 서로 연결되고, 그다음 단계는 더 빨리 개발될 수 있겠죠.”
 
그렇다면 미래의 인간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매슬로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을 언급했다. “몇몇 빈곤국을 제외하면 더는 먹고 사는 생리적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한 경우는 없어요. 애정과 소속 등 사회적 욕구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발달로 많이 충족됐죠. 그렇다면 이제 자아실현의 욕구가 제일 중요해지지 않을까요.”
 
그는 개인 비서에 해당하는 아바타가 밤새 정보 수집을 하는 동안 남는 시간으로 더 가치 있는 의사 결정에 집중할 수 있을뿐더러 이를 통한 수익 창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금 위키피디아는 무료로 이용하고, 유튜브는 조회 수 등에 따라 광고 수익을 얻지만 직접 중계 및 투자가 활성화되면 창작자에게 돌아갈 비율도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동안 뇌과학 연구가 의식과 기술 등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됐다면, 이제는 결합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북한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절대적 빈곤에 시달려 왔어요. 유아기에 철분과 단백질 공급이 충분히 이뤄져야 뇌가 제대로 발달할 수 있는데 거기에 못 미치는 사람들이 많은 거죠. 그렇다면 눈이 안 좋은 사람이 안경을 써서 시력을 증강하는 것처럼 지능이 부족한 사람은 보조장치 착용을 통해 이를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요.”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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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