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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 소송비 대납 MB 보고받았다는 날, 정읍 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9월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28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9월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28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이 12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김인겸)에서 처음으로 열린 가운데, 다스(DAS)가 법률비용을 대납받은 사실을 이 전 대통령이 사전 인지했는지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단이 다시 한번 팽팽히 맞붙었다. 
변호인단은 1심 재판부의 ‘소송비 대납 인지 시점’(2008년 4월)에 문제가 있다며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 등을 모두 증인 출석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중앙일보 취재 결과 1심 재판부가 이 전 대통령이 삼성의 소송비 대납 사실을 인지했다고 판단한 2008년 4월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전북 정읍을 비롯해 조류인플루엔자(AI) 피해 현장을 시찰했다. 검찰ㆍ법원에 따르면 김석한 전 에이킨검프 대표는 4월 8일 청와대에 방문했고, 이 당시 김백준 전 기획관을 만났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정읍 등 AI 피해 현장을 도느라 이 전 대통령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는데 청와대에서 비자금 보고를 받는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당치 않다”며 “검찰 공소장은 물론이거니와 1심 판결문 자체에 맹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는 1심 선고 공판 때 “2008년 4월 8일 이후 MB가 다스의 소송비용 대납 사실을 인지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문에 명시했다.  
 
1심 재판부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소송비 대납 인지 시점으로 인정한 2008년 4월 당시, 이 전 대통령의 전북 정읍 현지 방문 보도. [사진 네이버 캡쳐]

1심 재판부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소송비 대납 인지 시점으로 인정한 2008년 4월 당시, 이 전 대통령의 전북 정읍 현지 방문 보도. [사진 네이버 캡쳐]

실제로 2008년 4월 8일은 AI뿐 아니라 ‘4ㆍ9 총선’을 하루 앞둔 날이기도 했다. 두 달 전 출범했던 이명박 정부(2008~2013년) 입장에선 과반(150석) 의석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였지만, 서청원ㆍ홍사덕 전 의원 등 친박근혜(친박) 세력의 잇따른 탈당 사태로 총선 승리가 불투명한 시점이었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당시 청와대에 근무한 김백준 전 기획관에 대한 증인 신문이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1심 도중 공개된 검찰 조서에 따르면 김 전 기획관이 “2008년 3월에서 4월, 청와대에 김석한 에이킨검프 변호사가 찾아왔다. 이때 이학수 삼성 전략기획실장의 지원 의사를 전달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1심 공판부터 변호인단은 “1940년생으로 78세인 김 전 기획관의 기억이 불명확하기 때문에 법정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줄곧 재판부에 전달했다. 다스 소송비 대납 보고라인인 ‘김석한→이학수→김백준→이명박’ 고리가 이 전 대통령까지 명확하게 이어지지 않는다는 논리다.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역시 진술의 진위를 따지기 위해 증인으로 출석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4월 8일이라는 특정 날짜는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김석한 변호사와 이 전 대통령은 공소장에 적시된 두 차례 말고도 수차례 만났다”며 “접견 당시 돈이 전달됐다면 모를까, 실제로 삼성에서 돈을 송금받고 있었기 때문에 접견 날짜는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재 2007년 9월 내지 10월 이 전 대통령이 삼성의 지원을 받기로 승인했다는 입장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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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