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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교수 "소득주도성장, 경제 위기 본질 아니다"

이준구 교수 [사진 이준구 페이스북]

이준구 교수 [사진 이준구 페이스북]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가 12일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위기의 본질은 우리 경제의 근본적 취약성이지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마녀사냥은 정부·여당을 궁지로 모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 될지 몰라도 위기의 본질적 해결에는 아무 도움이 안된다”고 단언했다.
 
이 교수는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경제위기의 본질이 결코 아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악의 축(axis of evil)처럼 매도되고 있다. 모든 위기의 뿌리가 마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있는 듯 몰아세우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우리 경제가 (어떤 동화에 나오는) 수수깡으로 만든 오두막집도 아닌데 그렇게 하루 아침에 무너져 버리겠는가. 당장 망하기라도 하는 듯 떠들어대는 사람들에게 정말로 그리 되기를 원하느냐고 묻고 싶은 심정”이라며 “오늘의 위기는 문재인 정부의 등장과 더불어 갑자기 생겨난 것이 절대로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먼저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인상 등 일부 정책의 서투른 집행을 인정했다. 그는 “현 정부가 (정책 집행을) 너무 서둘렀고 그 결과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나 근로시간 제한 같은 조치에 대해서 시장이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할 것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실책을 저지른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미숙련, 저임금 노동자들과 영세 사업자들을 오히려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며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가져온 부작용을 심각하게 반성하고, 고쳐야할 점은 흔쾌히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이 결코 위기의 본질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업률이 몇 %p 올라갔다거나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는 것 역시 심각한 문제이지만 위기의 본질은 아니다. 조선업·철강업·자동차 산업마저 어려워진 상황에서 반도체와 휴대폰 등 다른 산업기반이 무너지고, 인도과 중국 신흥국이 추격하는 상황이 위기의 본질”이라며 “바로 이런 우리 경제의 근본적 취약성이 우리가 맞고 있는 위기의 본질”이라고 봤다.
 
이 교수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었다면, 최저임금을 현 정부 출범 이전 수준으로 돌려놓음으로 우리 경제가 즉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나”라며 “정부가 그런 조치를 했다고 가정해도 자영업자의 부담이 조금 가벼워질 뿐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본질적 측면에서 이렇다할 개선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차분하게 위기의 본질을 분석하고 효과적인 대응책을 찾으려 하는 자세이지 '나라 경제가 곧 망한다'는 식의 선동적인 발언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며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해결은 한 정부의 임기 안에 끝낼 수 없는 길고 끊임없는 노력을 필요로 한다. 구조조정이나 규제 철폐 같은 당면 과제 뿐 아니라 연구개발 환경 개선, 교육개혁을 포함한 전방위적인 혁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해 모든 국민의 지혜를 모아야 하며, 그렇게 하려면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더욱 넓혀야 한다”며 “위기의 핵심을 정확히 꿰뚫고 이에 알맞은 대응 방안을 찾아내야만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어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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