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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혜경궁 불씨' 남겼지만···김영환 "불기소는 잘못"

'혐의 없음' 불기소 결론 난 혜경궁 김씨 사건
지난 4일 수원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김혜경씨. 검찰은 지금까지의 수사내용을 토대로 11일 김씨를 불기소 처분했다. 김씨가 혜경궁김씨 트위터 계정주임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게 불기소 처분의 핵심 사유였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수원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김혜경씨. 검찰은 지금까지의 수사내용을 토대로 11일 김씨를 불기소 처분했다. 김씨가 혜경궁김씨 트위터 계정주임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게 불기소 처분의 핵심 사유였다. [연합뉴스]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로 지목된 김혜경씨가 약 8개월 만에 혐의를 벗었다. 수원지검은 11일 김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의 경우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고, 명예훼손 역시 증거가 부족해 김씨에게 죄를 묻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김혜경씨가 혜경궁 김씨의 계정주임을 드러내는 증거가 다수 확보됐지만, 반대로 계정주가 아님을 나타내는 정황도 다수 있었다”며 “수사 내용을 종합했을 때 김씨가 트위터의 계정주이거나, 트위턴 게시글을 작성하는데 관여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4월 경기지사 민주당 예비후보 경선 당시 혜경궁 김씨 계정을 통해 '전해철 전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과 손잡았다'는 등의 게시글을 올려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아왔다. 또 2016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가 취업과정에서 특혜를 얻었다는 게시글을 올린 것에 대해선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가 이뤄졌다.
 
혜경궁김씨 계정주는 '기소중지'…불씨는 여전
이재명 경기도지사(오른쪽)와 부인 김혜경씨는 각각 성남지청과 수원지검에서 수사를 받았다. 11일 김씨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이 지사는 직권남용 혐의 등이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오른쪽)와 부인 김혜경씨는 각각 성남지청과 수원지검에서 수사를 받았다. 11일 김씨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이 지사는 직권남용 혐의 등이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연합뉴스]

검찰의 불기소 처분으로 김씨는 재판을 피하게 됐지만 논란이 종결된 것은 아니다. 검찰이 성명불상의 ‘혜경궁 김씨 계정주’에 대해선 ‘기소중지’ 처분을 내리며 불씨를 남겨놨기 때문이다. 기소중지란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를 특정할 수 없는 등의 문제로 기소가 불가능할 경우 한시적으로 수사를 중단하는 조치다. 검찰 입장에선 혜경궁 김씨 계정주의 신상·소재지 등 추가 증거가 확보될 경우 언제든 다시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취업 특혜 의혹과 관련한 명예훼손의 경우 혐의는 인정되지만 혜경궁김씨계정주를 특정할 수 없어 증거 불충분에 따른 혐의없음이 내려졌다. 
 
나기주 변호사(법무법인 지유)는 “정보통신망법에 대한 공소시효(7년)가 완료되는 시점(2023년 11월 말) 내에 성명불상자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경우 검찰의 수사가 재기될 것이다”며 “많은 변수를 열어 둔 조치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검찰 관계자 역시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이 김혜경씨가 혜경궁 김씨 계정주가 아니고 아무런 죄가 없다는 사실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기소중지 처분을 통해 혜경궁 김씨에 대한 추가 증거가 확보될 경우 언제든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수사에 나설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뒀다”고 말했다.   
 
"불기소 처분 부적절"…재정신청 예고한 김영환 
김영환 전 의원은 검찰의 불기소 결론에 항의해 재정신청을 내겠다고 밝혔다. 재청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법원은 그간의 경찰 및 검찰 수사를 토대로 불기소 처분이 적절했는지에 대해 심사한다. [연합뉴스]

김영환 전 의원은 검찰의 불기소 결론에 항의해 재정신청을 내겠다고 밝혔다. 재청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법원은 그간의 경찰 및 검찰 수사를 토대로 불기소 처분이 적절했는지에 대해 심사한다. [연합뉴스]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경쟁했던 김영환 전 의원은 재정신청을 내겠다며 검찰 수사결과에 반발했다. 재정신청은 검사의 불기소 처분이 적절한지 법원이 가려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법원은 그간 경찰·검찰 수사내용을 토대로 불기소 처분의 적정성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김 전 의원이 사건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뒤늦게 김씨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한 것이 재정신청을 위한 준비작업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재정신청의 경우 사건 고소·고발인에 한해 신청 가능하다. 
 
경찰, 검찰 발표 반박 입장문 내 
경찰 역시 검찰의 수사 결과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수원지검에 앞서 사건을 수사한 경기남부청은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약 7개월에 걸쳐 검찰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수사를 진행했고 30여회에 걸쳐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등 진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검찰의 불기소 결정은 다소 의외"라고 밝혔다.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검찰의 불기소 처분 자체를 비판하는 뉘앙스로 읽힌다.
 
"행위는 죄가 되지만 행위자 특정 어려워"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hkkim) 이 올린 트위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hkkim) 이 올린 트위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검찰은 그간 피의자를 특정할 직접증거가 없다는 점 때문에 내부적으로 수사 결론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고 한다. 특히 수사 결론을 내리기 전 이같은 수사상의 한계가 재판 단계에서도 재차 문제가 될 가능성에 대해 고심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검찰에 따르면 혜경궁 김씨 트위터가 ‘공용 계정’으로 사용됐을 가능성 역시 불기소 결론의 핵심적인 이유였다. 혜경궁김씨 계정이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계정일 경우 김씨가 혜경궁 김씨 계정을 개설했다는 사실에 더해 문제가 된 게시글을 직접 작성했다는 사실까지 추가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수사보고서를 통해 “(혜경궁김씨 트위터) e메일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이 여럿이어서 김씨가 해당 e메일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며 “혜경궁 김씨 계정에 김씨의 신상정보와 일치하는 글도 있지만, 김씨의 신상과 부합하지 않는 글이 있는 점도 이 같은 판단의 근거가 됐다”고 말했다.

 
사건을 수사한 검찰 관계자는 “김혜경씨가 혜경궁 김씨의 계정주일 것 같다고 의심하는 것과 이를 법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행위(트위터 게시글 작성)는 죄가 되지만 행위자(혜경궁 김씨 계정주)를 특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소하는 것은 무리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수원=최모란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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