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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미분양 비명···마이너스 프리미엄까지 나왔다

11일 부산 부산진구 신암로변에 위치한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의 벽면에 잔여세대 선착순 특별분양을 알리는 알림막이 내걸려 있다.송봉근 기자

11일 부산 부산진구 신암로변에 위치한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의 벽면에 잔여세대 선착순 특별분양을 알리는 알림막이 내걸려 있다.송봉근 기자

전국 주택 미분양 현황. 자료;국토교통부

전국 주택 미분양 현황. 자료;국토교통부

경북 구미시 산동면 구미 국가공단 인근 주거단지인 확장단지(245만㎡)에선 요즘 아파트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하지만 최근 이 지역 A 아파트(890가구) 앞엔 ‘-1000’이라는 게시물이 붙었다. 한 부동산 중개인은 “-1000은 분양가에서 1000만원을 뺀 매매가”라고 말했다. 이른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다. 
 
구미의 주택보급률(전국평균 102.6%)은 122%로 부동산 업계가 통상 공급과잉으로 보는 보급률 108%를 크게 웃돈다. 구미의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 10월 말 기준 15개 단지 1414호에 이른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지난해 9월부터 구미를 미분양 우려가 큰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감시하는 이유다.
 
지방의 미분양 주택 물량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주택 미분양 5만 가구 시대’나 다름없다. 공급 과잉과 정부 규제 등에 따른 부동산 경기침체가 겹쳤기 때문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알리는 울산 북구 매곡동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최은경 기자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알리는 울산 북구 매곡동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최은경 기자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6만502호로 전월 대비 0.2%(94호) 감소했다. 이 가운데 서울·수도권의 6679호를 제외한 5만3823호(88.9%)가 지방 물량이다. 서울·수도권과 지방이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경남 1만4673호, 충남 9141호, 경북 8942호, 강원 5350호가 미분양이다.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2009년 3월 16만5641호로 최고를 기록한 뒤 2014년 12월 4만호로 줄었다가 2015년 12월 이후 계속 5만~6만 가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0월 말 현재 ‘악성 미분양’인 준공 후 미분양(1만5711호)은 전월 대비 5.1%(765호) 증가하는 등 2015년 12월 이후 계속 1만~1만6000호를 유지하고 있다.  
  
미분양이 많은 곳은 주택 가격이 크게 떨어져도 거래가 거의 없는 ‘거래절벽’이 나타난 지 이미 오래다. 신규 입주단지에선 분양가보다 싼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창원·거제·울산·구미 같은 공단지역에서 이 같은 현상이 더욱 심한 편이다. 
 
지난 10월말 현재 전국 미분양 주택현황.자료;국토교통부

지난 10월말 현재 전국 미분양 주택현황.자료;국토교통부

구미시 광평동 A 아파트(82.88㎡)는 지난해 5월 1억9500만원에서 최근 1억7300만원으로, 구평동 B 아파트(59.98㎡)는 1억5200만원에서 1억300만원으로 매매가가 크게 떨어졌다. 2003년 국내 전체 수출액의 10.9%를 차지하던 구미 수출액 비율은 지난해 말 4.9%로 반 토막 났다.  

  
경남은 2010년을 전후해 한해 1만1000여호가 공급되다 지난해 3만5000여호, 올해 4만6000여호가 공급되는 등 공급과잉으로 미분양 물량이 전국 최고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조선업 등 지역 경제가 불황에 빠지면서 아파트 가격 하락과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창원의 경우 반림동 노블파크와  트리비앙 아파트(112㎡) 매매가가 보통 4억6000만 원대에서 5000만~8000만원이 내렸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창원의 C 부동산 개발업체 김모(52) 대표는 “앞으로 창원에선 39사단 터에 유니시티 6000호 등 2019년 3만7000여호, 2020년 1만6000여호가 추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미분양은 오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의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지난 1월 2억6855만원에서 지난 10월 2억5920만원으로 1억1000만원(3.47%) 가량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해운대구의 하락률이 8.5%로 부동산조정 대상지역으로 지정된 부산 7개 구,군 중 가장 높았다. 사진은 아파트가 즐비한 해운대 신시가지 일대.[사진 부산시]

부산의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지난 1월 2억6855만원에서 지난 10월 2억5920만원으로 1억1000만원(3.47%) 가량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해운대구의 하락률이 8.5%로 부동산조정 대상지역으로 지정된 부산 7개 구,군 중 가장 높았다. 사진은 아파트가 즐비한 해운대 신시가지 일대.[사진 부산시]

11일 부산 동구 중앙대로변에 위치한 한 아파트 공사현장 벽면에 잔여세대 특별분양을 알리는 알림막이 내걸려 있다.송봉근 기자

11일 부산 동구 중앙대로변에 위치한 한 아파트 공사현장 벽면에 잔여세대 특별분양을 알리는 알림막이 내걸려 있다.송봉근 기자

정상철 창신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 기존에 다른 아파트에 살던 사람이 옮겨와야 하는데 기존 집이 안 팔려서 입주를 못 하다 보니 미분양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조선소가 많은 경남 거제에선 새 아파트 기준 112㎡가 매매 3억원, 전세 2억원 정도였으나 최근 6000여만원씩 빠졌다. 거제는 미분양이 1680호다. 거제 한 중개사무소 배모(40) 소장은 “새 아파트가 생긴 뒤 기존 아파트를 싼 가격에 내놓아도 거래가 안 된다”며 “조선소 협력업체가 몰려 있는 연초 등에선 아예 손님이 없다”고 전했다. 
 
울산의 경우 지난 11월 주택 매매가격이 전월 대비 0.83% 하락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1년 동안(2017년 12월 4일~2018년 12월 3일) 10.9% 하락했다. 현대중공업이 있는 동구, 현대자동차가 있는 북구의 아파트 가격이 각각 13.7%와 13.9%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같은 시기 전국 평균은 -0.2%였다.  

 
분양가보다 매매가가 3000만원 떨어진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울산에선 조선,자동차 업종이 몰려있는 동구와 북구지역 아파트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최은경 기자

분양가보다 매매가가 3000만원 떨어진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울산에선 조선,자동차 업종이 몰려있는 동구와 북구지역 아파트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최은경 기자

울산 북구의 한 공인중개사 소장은 “동구는 이미 완전히 망가졌고 북구 역시 올 초부터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등장했다”며 “경기가 어려우니 입주를 앞둔 송정지구 등 대단지 아파트 가격은 더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시는 지난해 8월 2일 정부 부동산 대책 이후 1년 만에 주택 거래량이 반 토막(57% 감소) 나고 아파트 매매가는 크게 하락(3.47%)하고, 미분양은 증가(3205호)하는 등 부동산 경기침체가 가속화·장기화하고 있다”며 ‘부동산 조정대상 지역’ 해제를 요구 중이다. 조정대상 지역은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해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 이상이거나 청약 경쟁률이 5대1 이상인 지역 등을 지정한다. 조정대상 지역에선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고 1주택자 이상은 추가 담보대출 금지 등 규제가 대폭 강화된다. 
  
이와 달리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는 부동산 조정대상 지역이지만 아파트 가격 하락이나 거래 감소가 딱히 없다. 미분양도 수성구 외곽지역 79호뿐이다. 올해 민간 아파트 4399호를 분양한 세종시도 지난달 말까지 미분양 물량이 한 건도 없다. 2016년 5월 이후 31개월째 ‘미분양 제로’다. 9·13 부동산 대책 후 거래는 한산해졌으나 선호도가 높은 일부 단지에선 아파트 가격이 소폭 올랐다. 세종시의 공동주택 가격지수는 11월 셋째 주 0.08% 감소했다가 넷째 주 0.02% 오르면서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창원·구미·울산·세종=황선윤·위성욱·김윤호·최은경·신진호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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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