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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체포' 비판한 하이얼 회장 "미국, 인권 좋아하는 나라 아니냐"

장루이민 하이얼 회장이 10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화면 캡쳐]

장루이민 하이얼 회장이 10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화면 캡쳐]

 
장루이민 하이얼 창업자 겸 회장이 미국 정부의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중국 대표 기업 중 하나인 하이얼 회장의 공개 비판은 중국 재계의 미국에 대한 불만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은 2016년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의 가전 부문을 인수했다. 미국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중국 기업인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장 회장은 10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 부회장 체포 사건이 중국 기업인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인의 정당한 권리와 개인의 안전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 상황에서 누구든 미국으로 여행하는 사람은 두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미국과 캐나다 모두 멍 부회장의 체포 구금에 대해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나라도 이런 처분을 용납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특히 미국은 인권 보호 좋아하는 나라 아니냐”고 일갈했다.
 
장 회장은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이다. 1984년 산둥성 칭다오시에서 하이얼을 창업해 세계 최대 백색 가전 업체로 키워냈다. 
 
2년 전에는 GE 가전 부문을 54억 달러(약 6조1000억원)에 인수했다. GE 인수 후 켄터키주 루이빌에 있는 조립공장을 회생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 회장은 “인수 당시 GE는 심각하게 쪼그라든 상태였다”며 “하이얼이 인수하지 않았다면 대다수가 일자리를 잃었을 것이기 때문에 GE 가전 직원들은 하이얼이 인수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에서 고용과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하고 있다"며 "이건 좋은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중국 기업의 부상을 경계하는 듯한 분위기가 사업 확장에 제약이 되냐는 질문에 장 회장은 "중국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는 장기간 이어질 것이며, 이는 무역에 관한 문제라기보다는 가치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치의 차이는 이른 시일 안에 해소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장기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멍 부회장은 지난 1일 미국 사법당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됐다. 스카이콤이라는 협력사를 통해 이란에 통신 장비를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은 이란과 북한 등에 통신 장비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은 멍 부회장이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이 과정에서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 등 금융회사를 속였다며 캐나다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
 
캐나다 법원은 7일과 10일 두 차례에 걸쳐 심리를 열었으나 멍 부회장의 보석 석방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멍 부회장 측은 남편인 리우샤오종을 보증인으로 내세우고, 1500만 캐나다달러(약 126억원) 상당의 보석금을 지불하겠다고 밝혔다. 멍 부회장 부부는 캐나다에 2000만 캐나다달러(약 168억원) 상당의 고급 주택 2채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은 멍 부회장 측이 제시한 보석 조건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멍 부회장 변호인은 부부가 보유한 주택 등을 언급하며 “캐나다에 삶의 터전을 두고 있기 때문에 국외로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주장을 폈다. 자택에 머물면서 캐나다 법원에서 열리는 범죄인 인도 재판을 받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캐나다 검찰은 “멍 부회장 재산이 많기 때문에 이를 포기하고 국외로 달아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 심리는 11일(현지시간) 열린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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