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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권양숙’ 문자에도 경찰은 선거법 적용 안했다

권양숙 여사 사칭 사기범에게 공천을 기대하며 거액을 보낸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는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이 10일 광주지검에 출석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권양숙 여사 사칭 사기범에게 공천을 기대하며 거액을 보낸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는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이 10일 광주지검에 출석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권양숙(71) 여사 사칭 사기범이 윤장현(69) 전 광주광역시장과 정치적인 대가를 염두에 둔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경찰은 공직선거법 적용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선에 도전하려던 윤 전 시장에게 공천을 미끼로 던진 뒤 돈을 뜯어 선거법 위반이라는 검찰의 판단과는 달랐다.
 

전남경찰청, 검찰과 똑같은 문자 보고도 다른 판단
'공천' 직접 언급 없었고 두 사람 진술이 판단 배경

미흡한 수사로 진술 확보 못했거나 '소극적 법 적용'
경찰 "선거법 고민했지만 문자만으로 적용 어려웠다"

11일 광주지검에 따르면 사기범 김모(49ㆍ여)씨와 윤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연락을 해왔다. 두 사람이 연락한 횟수는 통화 12회, 문자 메시지 268회에 달한다.
 
윤 전 시장은 처음에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며 접근해온 ‘가짜 권양숙 여사’ 김씨에게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올 1월 31일까지 4회에 걸쳐 모두 4억5000만원을 보냈다.  
전남지방경찰청 전경. [사진 전남경찰청]

전남지방경찰청 전경. [사진 전남경찰청]

 
김씨는 자신을 권 여사로 믿는 윤 전 시장에게 지난 1월 초순 “어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께 광주에 윤장현 시장을 신경 쓰라고 얘기했으니 힘내시고 시정에 임하세요”라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1월 중순에는 “우리 시장님 꼭 재임하셔야겠지요. 어제 이용섭(현 광주시장)씨와 통화했는데 제가 (출마를) 만류했습니다. 알아들은 것 같습니다. 조금만 기다려보시지요”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인 1월 24일 무렵에는 “이번 생신 때 대통령을 뵙고 이야기를 했습니다”라고 연락했다. 정치적인 도움을 염두에 둔, 허위 내용이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김씨와 윤 전 시장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재선 목표를 세운 윤 전 시장에게 공천이 절실했던 점,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돈이 오간 점, ‘재선’ ‘신경 쓰라고 얘기했다’ 등 공천을 염두에 둔 문자가 확인된 점 등에서다.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이 10일 오전 광주지검으로 출석하기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이 10일 오전 광주지검으로 출석하기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이번 사건을 처음 수사한 전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문자를 확인하고도 두 사람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지 않았다. 김씨가 ‘공천’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을 쓰지 않았고 두 사람이 4억5000만원의 정치적인 대가성을 부인했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이 미흡한 수사로 진술을 끌어내지 못했거나 최소한 소극적으로 선거법을 해석ㆍ적용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경찰의 판단 논리는 김씨나 윤 전 시장이 주장하는 논리와도 비슷하다. 경찰의 설명이라면 검찰이 무리하게 선거법을 적용한 셈이다. 같은 문자를 보고 검·경이 서로 다른 판단을 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 내부에서 어떤 법리적인 검토가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지난 10월 김씨의 보이스피싱 사기 사건을 시작으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윤 전 시장은 한 차례도 피의자로 조사하지 않거나 못했다.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데다 이번 수사 과정에서 포착된 윤 전 시장의 김씨 두 자녀 취업 알선 혐의(직권남용)에 대한 초기 수사가 더디게 진행되면서다. 그 사이 윤 전 시장은 의료 봉사를 이유로 네팔에 출국했다. 경찰 관계자는 “(선거법 적용을) 고민한 것은 맞지만, 문자만으로는 공천 대가라고 보고 적용키 어려웠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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