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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엔 밥값 부풀려 받고, 업자에겐 뒷돈 받은 유치원장들

인천 남구의 한 어린이집 급식 사진.해당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 '보배드림' 캡쳐]

인천 남구의 한 어린이집 급식 사진.해당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 '보배드림' 캡쳐]

학부모에겐 부풀린 급식비를 받고, 그 차액을 식자재 공급업자로부터 되돌려 받은 유치원장과 급식업자가 2심에서 모두 유죄 선고를 받았다. 1심은 무죄라고 봤지만, 항소심은 이 같은 행위가 사기라고 판결했다.
 
부산지법 형사3부(부장 문춘언)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식자재 업체 대표인 로스쿨생 A씨(38)와 영업이사 B씨(55)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유치원 원장 12명에게도 무죄 원심을 깨고 벌금 3000만(3명), 2000만원(1명), 1500만원(7명), 500만원(1명)을 각각 선고했다.  
 
해당 식자재 업체는 2014년부터 2년간 부산‧울산지역 68개 유치원과 163개 어린이집 원장에게 ‘학부모로부터 부풀린 급식비를 받으면 실제 식자재 대금과 수수료 10%를 뺀 나머지 금액을 되돌려주고, 가짜 서류까지 준비해주겠다’는 내용의 이면 계약을 맺었다.  
 
원장들은 실제 가격보다 20~70%가량 초과한 금액을 학부모들에게 청구해 받았다. 이런 수법으로 A씨는 91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고, 절반가량인 44억여원을 유치원‧어린이집 원장들에게 되돌려줬다. 원장들은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원이 넘는 리베이트를 현금으로 받아 개인 차량의 주유비와 주차비, 개인 생활비 등으로 지출했다.  
 
1심은 “업자로부터 받은 리베이트를 급식비로 다시 지출했을 가능성이 있어 사기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급식비 일부를 돌려받기로 했다면 학부모에게 이 같은 사정을 알릴 의무가 있지만, 유치원장들은 이를 알리지 않고 학부모를 속인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리베이트만큼 급식서비스의 질과 양적인 수준 저하가 불가피했고, 유치원장들이 돌려받은 급식비를 다른 급식 관련 비용으로 지출했더라도 범행 이후 일이라 사기죄 성립에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판부는 “리베이트를 유치원 계좌가 아닌 현금으로 되돌려받아 사적으로 지출한 점으로 미뤄 불법으로 급식비를 빼돌린 의사도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유치원장 12명에 대해 “개인 이익을 위해 급식업자와 음성적인 거래를 해 학부모에게 부풀린 급식비를 받고 실제 취득한 개인 이익이 많아 죄질이 나쁘다”고 판결했다. 다만 같이 기소된 어린이집 원장 12명은 급식비 지원 주체가 학부모가 아닌 국가 또는 지자체여서 사기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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