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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이재명'이 경기도 지사 이재명의 발목 잡나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기소여부가 이르면 11일 오후 결정된다. 이 지사 측에선 검찰의 기소여부 결정에 대비한 입장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포토]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기소여부가 이르면 11일 오후 결정된다. 이 지사 측에선 검찰의 기소여부 결정에 대비한 입장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포토]

이재명(54) 경기도 지사의 친형 이재선씨(2017년 사망) 강제입원 시도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11일 오후나 12일 오전 이 지사를 기소한다. 이중 핵심은 강제입원 시도와 관련해 이 지사에게 적용되는 직권남용죄다. 법조계에서는 이 지사가 기소될 시 "변호사 이재명이 경기도 지사 이재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1986년 사법시험을 합격하고 오랜 기간 변호사 활동을 했던 이 지사가 위법적인 강제입원 시도를 지시한 사실이 드러난다면 법정에서 이 지사에게 보다 엄격한 잣대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일반인보다 법을 잘 아는 변호사 이재명에게는 위법행위에 대한 고의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직권남용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게 되면 지사직을 잃게 되고 피선거권도 5년간 박탈된다. 
 
재선씨에 대한 강제입원 시도를 두고 이 지사 측과 경찰·검찰이 가장 첨예하게 다투는 부분은 기초자치단체장에게 강제입원 권한을 부여한 옛 정신보건법 25조(2017년 개정·현 44조)에 대한 해석이다. 이 지사 측에선 법 조항에 대한 '물리적 해석'을 통해 적법한 시도라 주장하고 검찰 측에선 판례와 보건복지부 지침 등을 거론하며 반박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30일 도청 제1회의실에서 진행된 확대간부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30일 도청 제1회의실에서 진행된 확대간부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이 지사 측은 검찰 조사에서 "옛 정신보건법에 강제입원 시 '대면 진단을 해야 한다'는 문구가 없다"며 "대면 진단 없이도 재선씨에 대한 강제입원이 가능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 조항에 '대면 진단'이라는 문구가 없으니 2012년 재선씨에 대한 강제입원 지시는 적법하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2001년 대법원 판례에 따라 정신질환자 강제입원 시 대면 진단이 필수이며 보건복지부가 해당 판례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 '강제입원 관련 지침'을 내려 이 지사가 위법적 지시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지사 측에선 "법 조항을 살펴봤을 때 문제가 없어 관련 판례와 지침은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옛 정신보건법 25조를 언급하며 "진단을 하려면 대면 관찰이 필요한데 본인이 불응하면 진찰이 불가능하다"며 "대면 진찰을 강제하기 위한 적법한 강제진단 시도였다"고 했다. 또한 2012년 8월 강제입원 시도가 중단된 뒤 이후 관련 팀장들과 법리 토론을 벌였고 이후 "상급 기관에 위법 여부에 대한 유권 해석을 받아두라고 지시한 뒤 집행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 앞에서 최찬민 수원시의회 의원 등 도내 더불어민주당 소속 기초의원 10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경기도지사 탄압중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 앞에서 최찬민 수원시의회 의원 등 도내 더불어민주당 소속 기초의원 10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경기도지사 탄압중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선 변호사인 이 지사가 강제입원 시 대면 진단이 필요하다는 판례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정신질환자의 강제입원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강제 입원을 위해서는 대면 진단이 필요하고 (이 지사가 주장하는) 강제진단이란 개념은 처음 들어본다"고 했다.
 
경찰과 검찰은 지난 7월부터 이 지사의 강제입원 시도와 관련해 사건 관계자인 두 명의 분당보건소장과 복수의 성남시 공무원, 당시 분당서울대병원장을 맡았던 정진엽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신과 전문의 등을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조사를 받은 병원장 출신의 의사만 3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모두 "대면 진단 없이 재선씨에 대한 강제입원은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장관은 지난 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지사가 ‘형을 입원시켜달라’고 전화로 요청했지만 '전문의의 대면 진단 없는 강제 입원은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_hkkim)의 소유주로 지목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수원지검과 성남지청은 김씨와 이 지사에 대한 기소 여부를 같은 날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_hkkim)의 소유주로 지목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수원지검과 성남지청은 김씨와 이 지사에 대한 기소 여부를 같은 날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또한 이 지사가 재선씨 강제입원 시도의 근거로 사용한 '정신질환자로 의심되는 자에 대한 진단 의뢰 회신'을 작성한 정신과 전문의도 검찰 조사에서 "해당 문건은 강제입원에 사용될 의학적 효력이 없으며 대면 진단 없는 강제입원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 지사의 주장과 배치되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선씨는 같은해 12월 한 심리상담연구소에서 심리상태 조사를 받았는데 '비교적 정상'이란 평가도 받아 실제 강제입원이 필요했던 정신질환자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해석이 엇갈린다. 검찰 관계자는 "이 지사에 대한 기소 여부는 이르면 11일 오후에 발표할 예정"이라며 "수사 중인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주필 변호사(법무법인 메리트)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위법 행위와 관련해 해당 판례나 관련 법률을 몰랐다는 주장은 법적 용어로 '법률의 착오'라고 한다"며 "이런 주장이 법정에서 받아들여지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했다. 최 변호사는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이 지사에겐 이 잣대가 더 엄격히 적용될 수 있다"며 "기소가 된다면 이 지사 측에선 강제입원 시도와 관련해 판례와 상관없이 법적으로 적법한 행위라는 논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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