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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고 싶은 이야기] 강기동 박사가 74년 세운 ‘한국반도체’…글로벌 삼성 밀알 되다

1980년대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발전의 전기가 된 ‘시분할 전전자교환기(TDX)’ 개발 과정에서 고민했던 과제 중 하나가 핵심 부품인 반도체였다. ‘전자산업의 쌀’이라는 반도체 기술을 어떻게 확보하고 자립하느냐는 전자산업 진흥의 핵심이었다. 지금은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이 한국 경제를 이끌지만 70~80년대에는 전문가조차 드물었다.  

반도체를 이용한 컴퓨터 회로. [중앙포토]

반도체를 이용한 컴퓨터 회로. [중앙포토]

반도체가 전자 분야에 본격적으로 이용된 것은 미국 벨 연구소에서 47년 윌리엄 쇼클리(1910~89년), 월터 브래튼(1902~87년), 존 바딘(1908~91년)이 반도체를 이용해 전자 신호를 변환하거나 전력을 증폭하는 트랜지스터를 개발하면서다. 세 사람은 이 공로로 56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트랜지스터는 전자공학 분야에 혁명을 불러왔다. 이를 이용해 작고 값싼 라디오나 전자계산기·컴퓨터 개발이 이어지면서다. 트랜지스터를 이용한 전자기기의 개발·디자인·응용 경쟁은 미국 실리콘 밸리가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동력이 됐다. 
한국은 70년대 초까지 반도체 기술에 접할 기회조차 없었다. 다행히 미국 유학생 중 조국에 기여하려는 젊은 과학기술자가 있었다. 경기고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마치고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반도체 연구로 62년 박사학위를 받은 강기동(84) 박사가 그중의 한 명이다. 강 박사는 전자통신업체 모토로라에서 일하다 귀국해 74년 1월 한국반도체라는 벤처 회사를 세웠다. 전자산업, 특히 반도체 산업의 불모지였던 한국에 반도체 벤처기업을 창업한 것은 과학기술사와 경제사에서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강기동 박사가 설립한 한국 최초의 반도체 업체인 한국반도체 부천 공장의 1974년 모습. [중앙포토]

강기동 박사가 설립한 한국 최초의 반도체 업체인 한국반도체 부천 공장의 1974년 모습. [중앙포토]

중학 시절부터 전파와 방송에 관심이 많았다는 강 박사는 기술엔 천부적 재능이 있었고 이 땅에 반도체 산업의 뿌리를 내리겠다는 의지도 강했다. 문제는 자금과 경영 경험이었다. 결국 한국반도체는 피나는 노력에도 자금난 속에 74년 12월 부도가 났다. 회사는 삼성에 넘어가 78년 3월 ‘삼성반도체’로 새로 출발했으며 나중에 삼성전자의 일부가 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오늘날 세계적인 전자통신업체로 우뚝 섰다. 큰 뜻을 품고 한국의 초창기 반도체 산업을 일군 강 박사는 아름답고 놀라운 열매를 맺은 한 알의 밀알이 됐다. 과학기술처 장관에 재직하던 96년 강 박사의 은탑산업훈장을 정부에 추천해 이듬해 훈장을 받게 한 일은 아름다운 추억이다. 
엔지니어가 컴퓨터 중앙 연산장치의 칩을 들고 있다. [중앙포토]

엔지니어가 컴퓨터 중앙 연산장치의 칩을 들고 있다. [중앙포토]

삼성전자는 카이스트에서 훈련받은 젊은 과학기술자들에게 도전적인 직장이 됐다. 그 젊은이들이 오늘날과 같은 꽃을 피워준 것은 대한민국과 한민족의 행운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회장인 권오현 박사는 카이스트 3기생이고, 지난 6일 부회장으로 승진한 김기남 박사는 6기 졸업생이다. 이들은 전자 및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다. 이들을 교육한 초창기 카이스트 교수진은 과학기술입국의 꿈을 이룬 셈이다. 특히 카이스트 원장 후보 추천을 사양하면서까지 후진 양성에 전력투구한 김충기 교수에게 감사를 드린다.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황수연 기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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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