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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초봉 5000만원’이 최저임금 위반이라는 코미디

현대모비스가 최저임금 미달이라며 고용노동부로부터 시정 지시를 받았다. 일부 생산직·연구소 근로자의 월 기본급이 최저임금 시급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게 이유다. 이 회사의 최저임금법 위반은 실제 급여가 낮아서가 아니다. 이 회사의 대졸 초임 연봉은 5000만원이 넘는다. 하지만 기본급의 750%에 달하는 상여금 및 성과급을 빼면 최저임금 기준을 못 맞췄다. 대표적 고연봉 직장인 현대모비스가 최저임금 위반이라니 코미디에 가까운 일이다.
 
현재 최저임금 산입 범위엔 기본급·직무수당이 들어가지만 상여금·교통비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내년부터 최저임금법 개정에 따라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상여금은 산입 범위에 포함되긴 한다. 그러나 현대모비스는 두 달마다 한 번씩 지급하기 때문에 지급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내년에도 법을 위반하게 되는 셈이다. 회사는 상여금을 12등분해 매달 지급하도록 취업규칙 변경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노조가 “사 측의 꼼수”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런 혼란은 최저임금을 무리하게 올리면서 이에 따른 문제점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논란이 유급 휴일 포함 여부다. 고용노동부는 현재 관행적으로 최저임금 산정 기간에 주휴 시간을 포함해 현장 지도를 하고 있다. 이번 현대모비스의 혼란도 고용노동부가 주급 휴일과 약정 유급 휴일을 모두 기준 시간에 포함하는 바람에 빚어졌다.
 
한 달 평균 35시간 정도의 주휴 시간이 포함되면 그만큼 기업 부담은 늘어나게 된다. 최근 대법원은 주급 휴일을 빼고 실제 일한 시간만큼만 계산하면 된다고 판결해 고용노동부의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현장에서 혼란을 빚자 고용노동부는 아예 내년부터 주휴 시간 포함을 명문화하는 방향으로 최저임금법 시행령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기업 부담을 줄여주는 쪽이 아니라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상당수 기업주가 범법자가 될 수 있다.
 
문제의 근본 원인은 현실을 무시한 최저임금 인상 속도다. 최저임금은 올해 16.4% 오른 데 이어 내년에는 10.9% 오른다. 지금도 쑥대밭이 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은 그야말로 생사를 넘나들게 생겼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지금 같은 속도로 최저임금이 오를 경우 2021년까지 최대 47만 개의 일자리가 줄고, 소득 격차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진보적 경제학자인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도 “한국 노동시장은 자영업자 비율이 25%에 달해 최저임금 인상을 흡수할 여력이 없다”고 진단했다. 오죽하면 여당의 경제통인 최운열 의원마저 “내년 최저임금이 그대로 오르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걱정하겠는가.
 
해법은 최저임금 인상의 폭과 속도를 조정하는 것이다. 오늘 취임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최저임금 속도 조절과 결정 구조 개선을 이미 약속했다. 그 첫걸음이 기업과 자영업자 부담을 늘리는 방향의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을 재검토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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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