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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김동연 “공직자는 인기 없는 정책 펼 용기 필요”

문재인 정부 1기 경제팀을 지휘했던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혁신성장을 우리 경제 큰 축의 하나로 어젠다화(化)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반면 일자리 상황이 악화한 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퇴임한 김 부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총리 재임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을 묻는 질문에 혁신성장을 꼽았다. 그는 “혁신성장 전도사 역할을 자임해 왔다”고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10일 오후 퇴임 행사를 마친 후 정부서울청사를 떠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10일 오후 퇴임 행사를 마친 후 정부서울청사를 떠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부총리는 이어 “대외 리스크 요인에 대한 대처를 나름대로 잘했다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외변수는 잘못되면 큰 파장이 일어나고 잘되면 아무 일 없는 듯 지나가는 것”이라며 “통화스와프, 한·미 FTA 개정, 미국과의 환율 협상 등을 나름 잘해 왔다”고 자평했다.
 
또 김 부총리는 “과거 정부에서 단호하게 처리하지 못했던 구조조정을 산업경쟁력관계장관회의 등을 통해 제 책임하에 나름대로 깔끔하게 마무리 지었다”고 설명했다.
 
크게 악화한 일자리 지표에 대해선 “올 하반기 들어 가슴에 숯검댕이(숯검정)를 안고 사는 것처럼 살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부총리가 되기 전에 대학 총장을 하면서 많은 취업준비생을 만났고 피부로 느꼈었다”며 “일자리와 소득 분배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했다.
 
고용 쇼크의 주원인으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꼽힌다. 김 부총리 역시 여러 차례 ‘속도 조절’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은 “떠나는 마당에 정책 방향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김 부총리는 “1기 경제팀은 패러다임 전환에 신경 쓴 팀이고 그 과정에서 여러 이견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며 “그런 토대가 어느 정도 완성됐기 때문에 (후임) 홍남기 부총리가 추진력 있게 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정치권 진출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평범한 소시민으로 돌아간다”며 “특별하게 계획하고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특히 자유한국당 영입 가능성에 대해선 “저는 문재인 정부 초대 부총리였다”는 말로 사실상 부인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이임사를 통해 기재부 직원들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인기 없는 정책을 펼 수 있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 경제·사회 시스템이 지속 가능한지 끊임없이 도전받을 텐데, 이런 상황을 국민께 있는 그대로 알리고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용기를 ‘고난 아래서의 기품’이라고 정의했다”며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과제에 기품 있게 맞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득권층의 양보 및 사회적 타협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부총리가 재임 중 혁신성장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해 관계자가 얽힌 일부 정책이 타협 부재로 진전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경제에 있어 정치적 의사결정 위기를 극복해야만 가능하다”며 “기득권을 허물고, 대립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정치권이 중심이 돼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더 가진 경제주체와 사회지도층의 희생과 양보가 절실하다”며 “언론, 노조, 대기업, 지식인들도 동참해 사회적 대타협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또 “시장의 가장 큰 적은 불확실성”이라며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주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을 마지막으로 34년 공직 생활을 마쳤다. 후임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공식 임기를 시작하며 11일 취임식을 연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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