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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카일러 머리, MLB냐 NFL이냐

외할머니가 한국인인 카일러 머리는 종목의 경계를 넘나드는 선수다. 디온 샌더스나 보 잭슨처럼 머리도 MLB와 NFL을 오가며 활약할 수 있을지 미국 스포츠계가 주목하고 있다. [사진 머리 인스타그램]

외할머니가 한국인인 카일러 머리는 종목의 경계를 넘나드는 선수다. 디온 샌더스나 보 잭슨처럼 머리도 MLB와 NFL을 오가며 활약할 수 있을지 미국 스포츠계가 주목하고 있다. [사진 머리 인스타그램]

야구와 미식축구, 두 종목에서 최고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가 있다. 미국 오클라호마대 3학년에 재학 중인 카일러 머리(21). 그는 요즘 미국 스포츠계에서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떠오르는 스타다. 머리는 메이저리그(MLB)와 미국 프로풋볼(NFL) 중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보 잭슨이나 디온 샌더스처럼 두 종목을 병행할 수 있을까.
 
머리는 10일(현지시각) 뉴욕 맨해튼 애슬레틱 클럽에서 열린 제84회 존 하이즈먼 메모리얼 트로피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하이즈먼 트로피는 전미 대학풋볼 최고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포지션이 쿼터백인 머리는 1위 투표 517표 등 총 2167점을 얻었다. 전국 랭킹 1위인 앨라배마대의 쿼터백 투아 타고바일로아를 296점 차로 제쳤다. 머리는 투표인단 92%로부터 점수를 얻었다. 역대 세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머리는 하이즈먼 트로피 외에도 올해 AP통신이 선정한 ‘올해의 스포츠맨’ 상과, 데이브 오브라이언 상을 받았다. 그가 이끈 오클라호마대는 올 시즌 대학풋볼에서 12승1패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는 정규 시즌 동안 70.6%의 패스 성공률과 3674야드 전진 패스, 37차례의 터치다운 패스를 기록했다. 가로채기는 7번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어깨가 강할 뿐만 아니라 발도 빨라서 직접 113차례 러싱을 시도했고 853야드를 돌진해 11번의 러싱 터치다운도 기록했다. 전국 랭킹 4위인 오클라호마대는 30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하드록 스타디움서 열리는 오렌지볼(플레이오프 4강전)에서 앨라배마대와 맞붙는다.  
 
오클라호마대 중견수 머리는 지난 1월 메이저리그 오클랜드의 지명을 받았다. [AFP=연합뉴스]

오클라호마대 중견수 머리는 지난 1월 메이저리그 오클랜드의 지명을 받았다. [AFP=연합뉴스]

머리는 풋볼 외에 야구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오클라호마대 중견수로 뛰면서 타율 0.296, 47타점·10홈런·10도루의 호타준족을 자랑했다. 특히 올 1월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9번으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지명을 받았다. 계약금 466만 달러(약 50억원)에 계약했고, 6월 입단식까지 마쳤다. 내년 빅리그에 데뷔할 경우 오클랜드와 같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역에 속한 LA 에인절스의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3)와 대결할 가능성도 있다.
 
10일 대학풋볼 최고선수에게 주는 하이즈먼 트로피를 수상한 머리. [USA투데이=연합뉴스]

10일 대학풋볼 최고선수에게 주는 하이즈먼 트로피를 수상한 머리. [USA투데이=연합뉴스]

하이즈먼 트로피를 수상하면서 미국 대학풋볼을 평정한 셈이지만, 미국 현지에선 머리가 풋볼보다는 야구 쪽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 4월 열리는 NFL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 선수는 계약금만 해도 1000만 달러 이상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의 체격이다. NFL 쿼터백으로 성공하기에는 체구가 너무 왜소하다는 점이다. 그의 키는 1m75㎝, 몸무게는 88㎏이다. 이런 체격으로는 탱크처럼 밀고 들어오는 상대 태클을 버텨내기 힘들다. 머리 역시 부상 위험이 적고 오래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야구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머리의 대리인인 스콧 보라스와 빌리 빈 오클랜드 단장도 “머리가 과거 보 잭슨(MLB 캔자스시티 로열스, NFL LA 레이더스)처럼 1년 내내 두 종목을 소화하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신중한 반응이다. 특히 보라스는 “2019년부터 오클랜드에서 뛰기로 약속한 상태다. 오클랜드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한다”고 강조했다.
 
머리는 외할머니가 한국계다. 한국인과 흑인 혼혈인 그의 어머니 미시(44)는 결혼 전 이름이 ‘미선 헨더슨’이었다. 어머니는 통신사 버라이즌의 전략담당 부사장을 역임했다. 아버지 케빈은 텍사스 A&M대에서 풋볼선수를 했고,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와 계약하기도 했다. 발목 부상으로 조기 은퇴한 뒤 현재는 고교 풋볼팀 코치로 일한다. 그도 당초 아버지 모교인 텍사스 A&M대에 입학했지만, 2016년 오클라호마대로 옮겼다. 머리는 하이즈먼 트로피를 수상한 뒤 “내 인생 최고의 영광”이라며 “언젠가 어머니·할머니와 함께 한국 땅을 밟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인스타그램 프로필에는 ‘그린 라이트(Green light)’라는 영문 옆에 한글로 ‘초록불’이라고 적혀 있다.
 
LA중앙일보=봉화식 기자 bong.hwashi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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