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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뜰 상품, 크라우드 펀딩은 안다

‘수제 자동차’, ‘숙달 돼지’, ‘사내벤처 롱 패딩’…. 듣기만 해도 알쏭달쏭한 이 제품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올 한 해 크라우드 펀딩(대중으로부터 자금조달)으로 ‘대박’을 터트린 아이템이란 점이다.
 
국내의 투자 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올 한해 크라우드 펀딩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투자형 크라우드 펀드의 경우 올해 1~11월 168건이 목표 금액을 달성, 총 273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지난해 전체 모금액인 279억600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상형 크라우드 시장도 꾸준히 성장했다. 보상형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은 올해 10월 누적 후원액이 500억원을 넘어섰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일반 대중이 업체에 대해 후원·투자하는 크라우드 펀딩은 펀딩후 물품을 받으면 보상형(후원기부형), 금전적 수익을 받으면 투자형(증권형)으로 나뉜다. 업체 입장에선 자신이 팔 물건이나 서비스에 대한 시장 반응을 미리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테스트 베드(시험대)’ 성격이 강하다.
 
올해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 참여 업체 중 최대 자금(7억원)을 모금한 모헤닉게라지스의 수제 자동차. [사진 와디즈]

올해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 참여 업체 중 최대 자금(7억원)을 모금한 모헤닉게라지스의 수제 자동차. [사진 와디즈]

‘수제’의 인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투자형 크라우드 펀드 시장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모집한 곳은 ‘수제 자동차’로 알려진 ‘모헤닉게라지스’다. 이 회사는 국내 최대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를 통해 올해 4월 7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앞서 펀딩받은 금액까지 합치면 14억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구형 갤로퍼를 분해해 재조립(리빌드)해서 완제품으로 판매한다.
 
수제 맥주도 크라우드 펀딩 시장에서 인기를 입증했다. 지난해 제주맥주가 7억원, 올해엔 ‘문재인 맥주’라는 별칭을 얻은 세븐브로이 양평이 약 5억원을 크라우드 펀딩으로 조달했다. 강유정 문화평론가(강남대 교수)는 “‘레어템(보기 드문 제품)’에 대한 선호가 늘면서 핸드메이드(수제) 제품, 커스터마이징(소비자 맞춤형) 제품에 대한 소비가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샤플이 보상형 클라우드 펀딩 으로 구매자를 모집한 캐리어&백팩 제품. [사진 와디즈]

샤플이 보상형 클라우드 펀딩 으로 구매자를 모집한 캐리어&백팩 제품. [사진 와디즈]

유통 과정을 줄임으로써 좋은 제품을 싸게 사는 ‘칩(cheap) 럭셔리(저렴하게 누리는 호사)’ 상품에 대한 호응도 뜨겁다. 와디즈의 보상형 크라우드 펀딩으로 500만원을 모집했는데, 역대 최고 금액(15억원)이 몰린 ‘샤플’ 캐리어와 백팩이 대표적이다. 홍익대 나건 교수의 디자인으로 만든 여행용 가방이다. 그런데 가격은 백팩이 2만4000원, 20인치 캐리어가 3만4000원에 불과했다(조기 구매자 기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사내벤처팀에서 출시한 롱 패딩은 구스 다운임에도 불구하고 20만원대 가격의 제품을 선보여 2억5000만원의 후원금을 모집했다.
 
프리미엄 식음(F&B) 분야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와디즈 관계자는 “참치회·무태장어·산양삼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긴 비싸고, 온라인 매장에서 사긴 품질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프리미엄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다”고 밝혔다. 이 중 ‘아이언 미트’는 와디즈를 통해 3억9900만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돼지고기에도 R&D가 필요하다’는 슬로건으로 온라인 정육 전문점인 ‘탐육’과 프리미엄 삼겹살 전문점인 ‘숙달 돼지’ 등을 운영하는 업체다.
 
크라우드 펀딩은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사거나(보상형) 투자 수익에다 연말 정산 혜택(투자형)까지 누릴 수 있어 젊은 층에 ‘재테크’로도 주목받고 있지만 유의할 점도 있다. 보상형은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판매하거나 대량 생산할 수 없어 원하는 시기에 제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투자형의 경우 대부분 비상장된 스타트업 업체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금 전체를 잃을 수도 있는 고위험 상품이란 점을 인식해야 한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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