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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궁 김씨는 불기소…이재명 친형 강제입원은 기소

'혜경궁 김씨' 불기소, '친형 강제입원'은 기소키로 
지난 4일 수원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김혜경씨. 김씨는 이날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는 자세로 일관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수원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김혜경씨. 김씨는 이날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는 자세로 일관했다. [연합뉴스]

일명 ‘혜경궁 김씨’ 의혹의 당사자인 이재명 경기도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불기소 처분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달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한 경찰의 1차 수사결과와는 정반대의 결론이 도출된 셈이다. 사건을 수사중인 수원지검은 문제가 된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를 특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10일 이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김씨는 검찰 칼날을 피하게 됐지만 반대로 남편인 이재명 지사는 현직 광역자치단체장 신분으로 재판에 넘겨지는 불명예를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이 지사가 친형인 이재선씨를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키려 했다는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성남지청은 이르면 11일, 늦어도 12일엔 이 지사를 기소할 전망이다. 
 
성남지청에서 수사중인 이 지사 관련 사건은 ▲친형 강제입원 시도 ▲대장동 개발업정 과장 ▲여배우 김부선씨 스캔들 등 10여건에 달한다. 검찰은 이 중 친형 강제입원 시도의 경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및 직권남용에 대한 혐의점이 발견돼 기소키로 방침을 정했다. 이 지사는 재판을 거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 직권남용 혐의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지사직을 잃는다. 
 
검찰서 180도 뒤집힌 경찰 수사결론 
네티즌들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를 '혜경궁 김씨' 트위터 소유주로 지목하며 만든 표 [인터넷 커뮤니티 화면 캡처]

네티즌들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를 '혜경궁 김씨' 트위터 소유주로 지목하며 만든 표 [인터넷 커뮤니티 화면 캡처]

검찰은 당초 경찰 수사를 지휘할 때까지만 해도 혜경궁 김씨 의혹 사건에 대한 혐의 입증을 자신했다. 네티즌들의 의혹 제기와 트위터 게시글 4만여 건을 전수 분석한 경찰 수사를 통해 김씨가 혜경궁 김씨 계정을 운영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증거가 다수 드러났기 때문이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와 김씨의 신상정보가 유사한 것이 대표적이다. 경찰 수사 결과 둘 모두 현재 경기도 성남시에 살고 있고 슬하에 아들 2명을 두고 있으며 휴대폰 번호가 ‘010-37XX-XX44'로 같았다.

 
혜경궁 김씨 계정주와 김씨가 동일한 시점에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역시 핵심적인 정황이었다. 혜경궁 김씨는 2016년 7월 중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아이폰으로 교체했는데, 경찰 수사 결과 이 시기에 성남시 분당구에서 안드로이드폰에서 아이폰으로 교체한 사람은 김씨가 유일했다.
 
'직접 증거'에 발목 잡힌 검찰 
문제는 정황만 가득할 뿐 김씨를 혜경궁 김씨 계정주로 특정할 ‘직접 증거’가 없다는 점이었다. ‘혜경궁 김씨’의 정체를 확인할 유일한 방법인 ‘계정 가입자 확인’은 트위터 본사 측에서 요청을 거절했고, 김씨가 과거 사용하던 휴대전화의 행방도 역시 묘연했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김씨 휴대전화를 확보하기 위해 이 지사의 자택과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
 
사건을 수사중인 수원지검 내부에서도 피의자를 특정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수사 결론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고 한다. 문제가 된 혜경궁 김씨 트위터 게시글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문제에 앞서 정작 해당 게시글을 누가 썼는지를 특정할 증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행위는 죄가 되지만 행위자 특정 어려워" 
이재명 경기지사는 부인인 김혜경씨가 혜경궁 김씨 계정주라는 의혹을 '근거 없는 정치공세'로 규정했다. 특히 이 지사는 김씨가 혜경궁 김씨 계정주라 해도 문제가 된 게시글을 직접 썼는지, 또 해당 게시글이 법적으로 문제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는 부인인 김혜경씨가 혜경궁 김씨 계정주라는 의혹을 '근거 없는 정치공세'로 규정했다. 특히 이 지사는 김씨가 혜경궁 김씨 계정주라 해도 문제가 된 게시글을 직접 썼는지, 또 해당 게시글이 법적으로 문제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검찰은 피의자(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를 특정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재판 단계에서도 재차 문제가 될 가능성에 대해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소해야 한다는 입장에 맞서 “게시글 자체는 죄가 된다 해도 계정주를 특정하지 못한다면 ‘성명 불상자에 대한 기소’가 되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불기소 요건에 해당한다”는 내부 의견이 제기됐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김혜경씨가 혜경궁 김씨의 계정주일 것 같다고 의심하는 것과 이를 법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의심할 여지 없이 ‘김혜경=혜경궁 김씨’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기소하더라도 재판 단계에서 계속 문제가 돼 공소 유지가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계획대로 진행" …'스모킹건' 추가 폭로? 
이 지사 측에선 검찰의 불기소 결론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이미 오랜 시간동안 혜경궁 김씨 의혹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은 상태지만 이제라도 검찰이 그런 결론을 내렸다면 다행인 일”이라며 “애초에 사건이 정치적으로 변질되며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갔는데 이제야 제 방향으로 돌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국민소송단 법률대리인인 이정렬 변호사는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하며 김혜경씨를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로 지목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국민소송단 법률대리인인 이정렬 변호사는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하며 김혜경씨를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로 지목했다. [연합뉴스]

그러나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를 고발한 국민소송단의 법률대리인 이정렬 변호사는 검찰의 최종적인 불기소 의견서가 나온 뒤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 변호사는 10일 트위터 게시글을 통해 “무혐의 결정의 근거가 무엇인지 아직 정확히 알 수가 없다”며 “우선은 검찰의 공식 발표, 그리고 불기소 결정문을 받아본 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고발인 조사를 위해 검찰에 출석한 이정렬 변호사. 이 변호사는 이날 김혜경씨가 혜경궁 김씨 계정주임을 드러내는 '스모킹건'에 대해 "때가 되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20일 고발인 조사를 위해 검찰에 출석한 이정렬 변호사. 이 변호사는 이날 김혜경씨가 혜경궁 김씨 계정주임을 드러내는 '스모킹건'에 대해 "때가 되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 변호사는 또 “(무혐의 결정의 근거가) 제가 예상했던 근거라면 계획했던 대로 진행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는 김씨가 혜경궁 김씨의 계정주임을 나타내는 추가 증거를 폭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변호사는 앞서 지난달 20일 검찰 출석 당시 “(혜경궁 김씨 계정주를 특정할 수 있는) 스모킹건은 때가 되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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