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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모습’ 위기 시진핑 대미 보복 예고, 트럼프는 치고 빠지기

지난해 4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지난해 4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 사태가 열흘을 넘기면서 미국과 중국 간에 미묘한 대응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은인자중하던 중국은 강경 모드로 돌아선 반면 '90일 휴전'을 사실상 깼던 백악관은 템포 조절에 나선 모양새다.
 
중국 외교부는 주말 이틀간 심야에 캐나다와 미국 대사를 각각 외교부로 초치해 보복을 언급했다. 9일 밤 테리 브랜스테드 주중 미국 대사를 긴급 초치한 러위청(樂玉成) 외교부 부부장은 “미국의 무리한 요구로 캐나다 밴쿠버에서 여객기를 환승하려던 멍완저우 CFO를 체포한 데 대해 엄중한 불만과 강렬한 항의를 표했다”고 인민일보가 10일 보도했다.
 
러 부부장은 “미국의 행위는 성격이 극히 악렬하다”며 “중국은 장차 미국의 행동을 보고 한 발 더 나간 추가 조치를 내놓겠다”고 경고했다. 10일(현지시간) 밴쿠버 법원에서 속개되는 멍의 보석 심리 결과에 따라 보복을 결정하겠다는 예고다.   
 
앞서 전날 8일엔 존 매컬럼 주중 캐나다 대사를 초치해 “체포된 이를 즉각 석방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엄중한 결과가 있을 것이며 책임은 전적으로 캐나다가 져야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프랑스 자유아시아방송(RFI)는 “단교까지 불사하겠다는 뉘앙스”라고 보도했다.
 
화웨이에 대해 제기된 '혐의'에 대해서도 적극 변호에 나섰다. 10일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화웨이의 통신 보안 우려와 관련 “어떤 나라도 화웨이가 안보를 침해했다는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며 “포르투갈·프랑스·독일 등 20여개 국가가 5G 네트워크 구축에 화웨이와 협력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캐나다 사법당국이 미국 측 요청으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이사회 부의장을 체포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에 갈등이 다시 불붙고 있다 . 멍 부의장은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의 딸이다. [AP=연합뉴스]

캐나다 사법당국이 미국 측 요청으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이사회 부의장을 체포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에 갈등이 다시 불붙고 있다 . 멍 부의장은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의 딸이다. [AP=연합뉴스]

중국의 이같은 반격은 화웨이 사태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리더십에 상처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강대해진(强起來·창치라이) 국가 건설을 약속한 시 주석의 집권 이념이 미국과의 관세 전쟁에 이어 멍완저우 체포라는 악재로 도전받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공산당 산하의 공산주의청년단 중앙은 공식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멍완저우가 미국에 인도되고 화웨이가 거액의 벌금을 치를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올리면서 미국과 캐나다에 대한 보복과 약육강식의 현실에서 분투노력해야 한다고 여론을 독려했다. 애플 아이폰으로 화웨이·중싱(中興) 지지를 표명한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총편집은 소셜미디어에서 비난의 대상으로 몰렸다.
 
멍의 체포를 실행한 캐나다에 대한 보복은 이미 시작됐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대표단 방중이 취소됐다. 루 대변인은 “중국과 캐나다 영사협정에 따르면 중국 국민이 체포됐을 경우 가장 먼저 중국 영사관에 통보해야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못했다”면서 “보복과 관련해서 중국은 법에 따라 일을 처리한다”고만 말했다.

 
일각에서 멍 CFO가 홍콩 여권 3개를 소지하고 있어 국적 논란과 홍콩 여권의 신뢰도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중화인민공화국 국적법에 따르면 멍완저우 여사는 중국 국민”이며 “캐나다 법원도 인정했다”고 반박했다. 
 
반면 백악관 관료들은 멍완저우 체포 사태가 미·중 무역협상과 연계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방송인 ‘폭스 앤 프렌즈’에 출연해 “그(트럼프 대통령)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업무 만찬 당시 멍 CFO의 체포 사실을) 알지 못했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데, 대통령은 추후에 (이 사실을) 알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트럼프 대통령의 '사전 인지설'을 거듭 부인한 것이다. 
 
 다만 커들로 위원장은 “멍 CFO가 협상 전략 차원에서 석방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보장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난 아무것도 보장할 수 없다”며 “법무부와 국가안보회의(NSC), 그리고 법 집행의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이어 그는 “결과적으로 어떻게 될지는 난 모른다”며 “‘무역 차선(trade lane)’과 ‘법 집행 차선(law enforcement lane)’은 서로 다른 차선이며, 경로가 다르다”고 덧붙였다.  
 
커들로 위원장은 앞서 미 CNBC와 인터뷰에서도 “솔직히 말해 (멍 CFO의) 체포는 무역협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두 문제는) 분리된 트랙”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조진형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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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