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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위반 현대모비스, '짝수달 상여금' 덫에 걸렸다

[뉴스분석] ‘꿈의 직장’ 현대모비스가 최저시급도 안준다고?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현대모비스 본사. [중앙포토]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현대모비스 본사. [중앙포토]

 
세계 7위 자동차 부품사 현대모비스는 청년이 선망하는 직장이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임직원의 월평균 실수령액(590만327원)은 동종업계 평균보다 58% 높고, 평균근속연수(12년 5개월)도 길다. 신입사원은 2개월의 수습 기간에 연봉의 일부(80%)만 받았는데도 총연봉이 5000만원에 달한다.  
 
이렇게 대우가 좋은 현대모비스가 ‘최저임금(시급 7530원)도 안 줬다’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시정 지시를 받았다. 구멍 뚫린 제도와 주먹구구식 행정 해석이 맞물린 결과다.
 
현대모비스 신입사원 연봉

현대모비스 신입사원 연봉

 
정부, 격월로 지급했다고 상여금 빼고 계산
 
 
최저시급은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최소한의 수준을 국가가 법으로 지정한 제도다. '임금÷근무'시간으로 계산한다. 
 
문제는 정부가 최저시급을 계산할 때 고려하는 ‘임금’과 ‘근무시간’이 실제로 받는 돈이나 실제로 일하는 근무시간과 다르다는 점이다.  
 
일단 임금(분자) 계산 방식을 보자. 정부는 기업이 근로자에게 시간당 얼마나 돈을 줬는지 계산할 때, 기본급·고정수당만 따진다. 현대모비스 신입사원은 기본급(2100만원)과 더불어 상여금(1340만원)·성과급(700만원)·수당(840만원)을 받았다. 별도로 지급한 20만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까지 고려한 실제 연봉은 5000만원이다. 월급(417만원)을 근로시간(174시간)으로 나눠도 2만4000원에 육박한다. 최저시급의 3배가 넘게 돈을 받았다는 뜻이다.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차 엠빌리. [사진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차 엠빌리. [사진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최저시급을 계산하면서, 정부는 이중 기본급(2100만원)과 수당(840만원) 중 일부(현대차그룹 내 급여차액 조정을 위해 지급한 금액·20만원 안팎 추정)만 ‘임금’으로 봤다. 총연봉의 26.8%나 차지하는 성과급은 한 푼도 고려하지 않았다.  
정부가 상여금 등을 시급 계산에서 제외한 건 ‘매월 지급한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상여금도 매월 지급된다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된다. 이를 기준으로 구정·추석·여름휴가에 각각 60만원 정도 지급하는 상여금은 현행법상 고려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현대모비스가 짝수달(2·4·6·8·10·12월)마다 지급하는 상여금(월 190만원 안팎)도 최저임금 산입 대상에서 제외했다. 임영태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분석팀장은 “근로자 입자에서는 똑같은 돈을 받는데도 격월로 기본급의 100%를 지급하면 상여금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서 제외하고, 기본급의 50%를 매월 지급하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된다”며 “조삼모사식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일하지 않은 ‘보너스 휴일’은 근무시간으로 계산
 
사실 이렇게 따져도 현대모비스 연봉이 워낙 높아서 신입사원의 시급(1만원)은 여전히 최저시급보다 많다. 정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번엔 근무시간(분모) 계산 방식을 달리했다.
 
이를 이해하려면 주휴수당의 개념부터 이해해야 한다. 주휴수당은 일주일 동안 개근한 근로자가 (통상 주말에) 실제로 근무를 하지 않아도 급여를 얹어주는 개념이다. 성실히 1주일간 근무한 일종의 보너스라고 보면 된다.
 
 
고용노동부는 최저시급을 계산할 때, 실제로 일하지 않았지만 수당을 받았던 시간(주휴시간)도 포함해서 계산했다. 이렇게 따지면 최저시급을 계산할 때 분모가 늘어나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돈도 늘어난다.
 
현대모비스 신입사원도 주당 40시간을 근무했다. 한 달로 따지면 174시간이다. 그런데 정부는 이렇게 일하면서 주어진 주휴시간(월 69시간)까지 모두 최저시급 계산에 포함했다.
 
이렇게 따지면 174시간이던 월근무시간(분모)은 243시간으로 늘어난다. 결국 현대모비스 신입사원의 시급(7270원)이 최저시급(7530원)에도 못 미친다는 해석이 나온 이유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조합원들이 울산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파업 집회를 열고 현대중공업의 기준미달 휴업수당 신청 철회를 촉구했다. [뉴스1]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조합원들이 울산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파업 집회를 열고 현대중공업의 기준미달 휴업수당 신청 철회를 촉구했다. [뉴스1]

 
문제는 이와 같은 고용노동부의 해석이 대법원 판결과 어긋난다는 점이다. 대법원은 2006년부터 최근까지 일관적으로 ‘최저시급을 계산할 때 주휴시간은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대법원의 판결 근거(최저임금법)의 하위법(시행령)을 뜯어고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8월 최저임금 산정 기준에 주휴시간을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법제처 심사가 끝나면 대법원 판결은 무력화한다.
 
현대모비스는 “그 동안 격월로 지급하던 상여금 일부(기본급*600%)를 내년 1월부터 절반으로 나눠서 매월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의 시정 명령을 현대모비스가 즉시 이행할 경우 처벌을 받지 않지만, 시정 명령에 불응하면 형사 입건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대모비스는 생계가 어려운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한 최저임금 제도가 취지와 달리 대기업 임금 인상의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며 “정부가 최저시급을 계산할 때 사실상 노동시간이 아닌 주휴시간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려다가 발생한 부작용”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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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