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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경선""대통령 만나 얘기했다"···윤장현-가짜 권양숙 문자 268회

권양숙 여사 사칭 사기범에게 공천을 기대하며 거액을 보낸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는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이 10일 광주지검에 출석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권양숙 여사 사칭 사기범에게 공천을 기대하며 거액을 보낸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는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이 10일 광주지검에 출석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권양숙(71) 여사 사칭 사기범과 윤장현(69) 전 광주광역시장이 거액을 주고받으며 정치적인 대화를 지속적으로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공천을 기대하며 돈을 보낸 것으로 보고 윤 전 시장을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광주지검은 1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윤 전 시장을 소환 조사했다. 윤 전 시장은 검찰 조사에 앞서 취재진에게 “책임져야 할 부분은 책임지겠다”면서도 사기범 김모(49ㆍ여)씨에게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 사이 보낸 4억5000만원이 공천에 대한 기대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선거 관련 이야기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윤 전 시장이 김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속에는 정치적인 대화 내용이 자주 담겼다. 윤 전 시장과 권 여사 사칭 사기범 김씨는 12차례 통화를 하고 268회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권양숙 여사 사칭 사기범에게 공천을 기대하며 거액을 보낸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는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이 10일 광주지검에 출석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권양숙 여사 사칭 사기범에게 공천을 기대하며 거액을 보낸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는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이 10일 광주지검에 출석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재선을 목표하며 공천을 기대하던 윤 전 시장에게 “이제 곧 경선이 다가옵니다. 전쟁이 시작됩니다” “당 대표에게 신경쓰라고 당부했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했다. ‘공천’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공천을 해줄 것처럼 행세하고 돈을 요구한 것이다.
 
김씨는 당시 강력한 광주시장 후보로 꼽히던 이용섭 현 광주시장도 두 차례 언급했다. 그는 “이용섭씨와 통화하며 (출마를) 만류했습니다. 알아들은 것 같습니다” “이용섭을 주저앉혔습니다. 큰 산을 넘은 것 같다”고 윤 전 시장에게 허위 내용을 담은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의 생일인 올 1월 24일 무렵 “이번 생신 때 대통령을 뵙고 이야기를 했습니다”라며 공천 등 정치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뉘앙스의 문자를 꾸준히 보냈다. 윤 전 시장도 이에 호응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김씨는 선거를 앞두고 윤 전 시장을 돕는 ‘조직 관리’를 위해서도 돈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했다.
권양숙 여사 사칭 사기범에게 공천을 기대하며 거액을 보낸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는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이 10일 광주지검에 출석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권양숙 여사 사칭 사기범에게 공천을 기대하며 거액을 보낸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는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이 10일 광주지검에 출석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윤 전 시장은 이 같은 문자를 주고받은 김씨에게 지난해 12월 26일 2억원, 같은 달 29일 1억원, 올 1월 5일 1억원, 같은 달 31일 5000만원 등 모두 4억5000만원을 보냈다. 3억5000만원은 금융기관 2곳에서 대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억원은 주변인에게 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윤 전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검토 중이다. 김씨는 윤 전 시장에게서 뜯은 돈을 자가용 구입비, 최근 결혼한 딸 결혼 자금 등에 썼다고 진술했다.
 
윤 전 시장은 6ㆍ13 지방선거를 전후해 돈을 되돌려받고 싶다는 취지의 연락을 김씨에게 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러나 당시까지도 김씨를 권 여사라고 생각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권양숙 여사 사칭 사기범에게 공천을 기대하며 거액을 보낸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는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이 10일 광주지검에 출석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권양숙 여사 사칭 사기범에게 공천을 기대하며 거액을 보낸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는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이 10일 광주지검에 출석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검찰은 윤 전 시장에 대해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윤 전 시장이 김씨의 말에 속아 ‘노무현의 혼외자’라고 믿은 김씨의 아들(28)과 딸(30)을 각각 광주시 공기업인 김대중컨벤션센터 임시직과 모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로 채용되도록 관여했다는 혐의(직권남용 등)를 인정함에 따라 김영란법 적용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지난 7일 김씨를 사기, 사기미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앞서 구속기소 한 검찰은 윤 전 시장도 6ㆍ13 지방선거의 공소시효 만료일(12월 13일) 이전에 기소할 방침이다.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김씨에게 속은 사기 사건의 피해자이자 권 여사가 공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해 거액을 보내고 자녀 취업 알선까지 해준 선거법 위반 등 피의자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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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