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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최운열 “내년 최저임금 강행하면 끔찍한 일 벌어질 것”

지난달 30일 아침 더불어민주당의 ‘경국지모’(경제를 공부하는 국회의원의 모임)를 찾은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년도 한국 경제를 ‘외우내환(外憂內患)’으로 요약했다. 바깥으론 미ㆍ중 무역 전쟁 탓에, 안으론 제조업 경쟁력 약화 탓에 한국 경제엔 근심스러운 한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20여명의 민주당 의원이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모임에서 간사 역할을 맡으며 이 교수를 초청한 이가 민주당 최운열 의원이다. 한국 경제 현실을 직시하자는 의미였다. 최 의원은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출신으로 당내에서 대표적인 경제 전문가로 꼽힌다. 현 정부 경제민주화 밑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들어 정부ㆍ여당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중앙일보는 지난 6일 최 의원을 만났다. 그는 “엑셀러레이터만 있으면 사고가 난다. 현 정부 성공을 위해 브레이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수차례 말했다. 의자 등받침에 기대고 있던 그는 최저임금 인상, 광주형 일자리, 청와대 역할을 얘기할 땐 의자 끝머리로 바투 앉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이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이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현 정부 경제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방향은 제대로 잡았는데, 하나하나 실행하는 방법론이 문제다. 예를 들어 최저임금 인상의 경우 영세장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인상된 최저임금 지급할 능력이 보완되기 전에 올리는 바람에 시장에서 수용이 안 된 부분이 아쉽다. 근로시간 단축도 반드시 해야하는 것이지만 산업별로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해야하는데 일률적으로 적용하다보니 부작용이 생겼다. 명분을 앞세우다보니 과속을 해 이런 문제가 생겼다.”
 
3주 후면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인상된다.
“그대로 인상하면 굉장히 끔찍한 일이 벌어질 거다. 근로장려세제(EITC) 재원을 활용해 사용자 부담을 줄이고 실질적으로 10.9% 인상 효과를 보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에 사회적 문제가 생길 거다. 올해 최저임금 16.3% 인상도 8%는 사용자가 부담케하고, 8.3%는 EITC로 보조했더라면 문제가 발생 안 했을 거다. 정책을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 노동자가 실질적으로 받는 최저임금은 같기 때문에 정책 후퇴가 아니다.”
 
최근 당정이 최저임금 부작용 보완 차원에서 카드수수료 인하를 결정했다.
“좋은 방법은 아니다. 금융상품의 개발이나 가격에 정치권이나 정부가 개입하기 시작하면 그 산업이 발전할 수가 없다. 카드수수료를 인위적으로 인하하지 말고 카드 산업이 경쟁력을 갖게 한 뒤, 이익이 나면 법인세로 많이 걷어서 자영업자를 위해 복지적인 차원에서 지원하는 게 산업도 살리고 일자리도 늘리는 방법이다. 취약계층만 생각하면 카드수수료 인하가 해법일지 몰라도 국가경제 전체로 보면 유효하게 작용하기 어려운 정책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당정 협의를 통해 카드 수수료율을 평균 0.6% 인하하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개편안에 반대하며 당정 협의가 열리는 회의실로 진입하려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관계자들. 임현동 기자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당정 협의를 통해 카드 수수료율을 평균 0.6% 인하하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개편안에 반대하며 당정 협의가 열리는 회의실로 진입하려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관계자들. 임현동 기자

당정에서 반시장적인 정책이 나오는 이유가 뭔가.
“시간 걸리더라도 시장 친화적으로 풀어야 근본적인 해법이 될 텐데 의원들이 조급하게 생각해서 그렇다. 돈 풀어서 어떤 사업을 도와주면 당장 효과 나타날 것 같지만 부작용이 더 크다.”
 
 
당 정책위에 경제 전문가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이 다 똑같다. 앞으로 선거제도 개편이 어떻게 결론날 지 모르겠지만 지역구 의원은 지역 현안에 시간이 뺐기다보니까 차분히 앉아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 비례대표 수를 대폭 확대해서 거시적이고 장기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의원 수가 많아져야 해결된다.”
 
20대 국회 초반과 달리 최근엔 당 정책에 최 의원 목소리가 반영이 안 된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 정치는 현실이다. 어떤 이는 내가 김종인 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불러온 사람이기 때문에 지금 힘이 없다고 말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적절한 브레이크를 밟아주는 사람에게 의지하면 정부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고, 엑셀레이터 밟는 사람 목소리가 클 수록 실패할 가능성이 크지 않겠나.”
 
최운열 의원. 변선구 기자

최운열 의원. 변선구 기자

  • 출생년도1950
  • 직업[現]국회의원,[前]대학교수,[前]연구인
  • 소속기관 [現]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야당 원내대표도 직접 찾아가 대화를 한다고 들었다.
“1년 반 동안 말한 게 ‘규제 빅딜’이다. 과감하게 규제를 풀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데 과거 재벌의 행태는 그대로 두고 규제를 풀면 재벌 문제가 악화된다. 그래서 먼저 대기업의 경영 투명성과 지배구조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국회에 계류 중인 상법ㆍ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전향적으로 풀어야 사회 전체적인 규제 혁파 분위기가 성숙된다. 그런데 경제계와 야당이 새로운 규제라고 비판한다. 규제가 아니다. 오히려 기업 활동을 정치권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법이다.”
 
고용 상황이 회복할 기미가 안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인천국제공항공사에 가서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는데, 그런 방식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이제 ‘임금 구조조정’이라는 화두를 던져야 한다.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서 고소득자의 임금을 어느 정도 낮춰서 마련한 재원과 기업이 일부 부담한 재원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야 한다. 기득권 세력은 그대로 두고 재원이 없는데 정규직화하는 건 지속불가능하다.”
 
현대자동차 노조 조합원들이 5일 오전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뉴스1]

현대자동차 노조 조합원들이 5일 오전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뉴스1]

‘광주형 일자리’는 새로운 일자리 모델이 될 수 있을까.
“희망적으로 봤다. 군산, 울산 등도 구조조정 앞두고 있는데 이 모델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도 있을 것으로 봤는데, 안타깝다.(※이날 광주형 일자리 협상이 무산됐다.) 기득권자 희생을 요구한 것도 아닌데, 민주노총이 반대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양대노총에 가입돼 있는 근로자들도 한국 경제가 살아야 공동체가 유지되는 것이고 일자리도 있는 거다. 최근 아르헨티나를 가봤다. 1960년대만 해도 세계 10대 강국이었는데, 지금은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30분만 나가도 길에 포장이 안 돼 있어 차가 속도를 못 낸다. 우리도 이를 반면교사 삼아서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현재 경제 위기인가.
“아니다. 다만 위기 국면으로 가고 있는 건 사실이다. 우리 경제 버팀목 역할을 했던 전통 제조업이 경쟁력을 잃는 게 보이지 않나. 최근 청와대 고위층 인사를 만나서 서별관 회의를 빨리 부활시키라고 했다. 서별관 회의에서 경제부총리가 경제부처 장관, 청와대 정책실장과 함께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 지금 청와대에 그런 테이블이 없는 게 문제다.”
 
점점 낮아지는 한국의 잠재성장률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경제연구원]

점점 낮아지는 한국의 잠재성장률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경제연구원]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자주 만났다고 들었다.
“그 분과 같은 전공(경영학과)이고 둘 다 금융학회장을 해서 교수 때 자주 만나 대화했다. 그런데 정책실장이 되고 난 뒤에는 조금 생각이 경직화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많이 듣기보다는 자기 얘기를 많이 하고 자기 주장을 설파하려고 했다. 정책 입안자들이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시간이 가면 갈 수록 많이 더 크게 느껴져서 그 분이 그만두기 6~7개월 전부터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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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