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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개와 고양이와 함께 어릴 적 읽었던 동화 속으로

옛날 옛날에 어느 강가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개와 고양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었어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강에서 잡은 물고기를 팔아 끼니를 때웠죠. 그러던 어느 날, 물고기가 한 마리도 잡히지 않는 날이었어요. 할아버지는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낚시를 드리웠습니다. 순간 묵직한 느낌이 들어 낚싯대를 당겼더니 커다란 잉어가 잡혔죠. 구슬피 우는 잉어가 불쌍했던 할아버지는 다시 풀어줬답니다.
할아버지는 다음 날도 고기를 잡으러 나왔죠. 그런데 잉어 한 마리가 반갑게 꼬리를 치며 다가오는 게 아니겠어요. 어제 할아버지가 놔준 잉어는 바로 용왕의 아들이었던 겁니다. 살려주셔서 고맙다고 인사한 잉어는 아버지인 용왕이 기다리고 있다며 할아버지를 용궁으로 안내했어요. 용궁에 도착한 할아버지를 용왕이 버선발로 달려 나와 맞이했죠. 성대한 잔치가 열리고, 할아버지는 마법구슬을 선물 받아요.
동화 속 할아버지처럼 물고기를 잡아볼 수 있다. 잡은 잉어를 놓아주면 용궁으로 초대받는다.

동화 속 할아버지처럼 물고기를 잡아볼 수 있다. 잡은 잉어를 놓아주면 용궁으로 초대받는다.

어떤가요. 어렸을 때 읽은 동화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 같나요.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서 엄마·아빠에게 전해지고, 또 우리 어린이들의 귓가로 오랜 세월 동안 입에서 입으로 건너 찾아온 옛이야기를 전래동화라고 합니다. 보통 신화나 전설에서 발달해 특히 민담이 많고, 민족의 생활·종교 등과 깊게 연결돼 있죠. 위에서 소개한 건 ‘개와 고양이와 구슬’ 이야기 앞부분이에요. 이를 토대로 한 전시가 서울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에서 열리고 있죠.
‘개와 고양이와 구슬’은 1964년부터 1981년까지 초등학교 1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 ‘개와 고양이’란 제목으로 실리기도 했는데요. 소중 친구들의 부모님이라면 학교에서 배웠을 수도 있을 겁니다. 전시는 1922년 소파 방정환 선생이 구술하고 민속학자 손진태 선생이 채록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꾸며졌어요.  
이은미 학예연구사가 "상상 속 용궁을 현실에 표현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라고 말한 전시장의 용궁 모습. 들어가면 용궁과 바다는 누가 지키고 있는 지도 알 수 있다.

이은미 학예연구사가 "상상 속 용궁을 현실에 표현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라고 말한 전시장의 용궁 모습. 들어가면 용궁과 바다는 누가 지키고 있는 지도 알 수 있다.

개와 고양이를 따라 전시실로 들어가면 먼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집이 나옵니다. 여기서 통발, 고기 바구니 등 물고기를 잡는 데 쓰는 전통어구를 살펴볼 수 있어요. 눈치챘나요. 전래동화와 민속 문화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전시랍니다. 옛날에 어떤 물고기를 잡아 끼니를 때웠는지 살펴볼 수도 있고, 잉어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알아보고, 배에 타서 할아버지처럼 잉어를 낚은 뒤 놓아줄 수도 있죠. 그럼 잉어가 용궁으로 안내합니다. 용궁에서 받은 마법구슬에 자신의 소원을 써보고, 다른 친구들의 소원은 무엇인지도 큰 화면을 통해 알아보고요.
나의 소원을 이루어줄 마법구슬을 생각해보고 다른 친구들의 소원도 알 수 있다.

나의 소원을 이루어줄 마법구슬을 생각해보고 다른 친구들의 소원도 알 수 있다.

마법구슬 덕분에 초가 살이에서 벗어난 할아버지와 할머니, 개와 고양이 네 식구가 따뜻한 기와집에서 잘 먹고 잘살게 된 것으로 이야기가 끝났을까요. 아닙니다. 소문을 들은 강 건너 욕심쟁이 할머니가 등장하죠. 몰래 구슬을 빼돌린 욕심쟁이 할머니 때문에 기와집은 다시 초가로 변하고, 개와 고양이는 슬퍼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위해 모험에 나섭니다. 욕심쟁이 할머니 집에 가서 구슬을 되찾는 거죠.  
욕심쟁이 할머니의 방에서 개와 고양이와 쥐의 도움을 받아 마법구슬을 찾아보자. 방에 놓인 소품은 옛날에 쓰던 물건을 재현하거나, 실제로 쓰던 가구니 눈여겨봐도 좋다.

욕심쟁이 할머니의 방에서 개와 고양이와 쥐의 도움을 받아 마법구슬을 찾아보자. 방에 놓인 소품은 옛날에 쓰던 물건을 재현하거나, 실제로 쓰던 가구니 눈여겨봐도 좋다.

멋들어지게 꾸며진 욕심쟁이 할머니네 집 안방. 쥐들의 도움을 받게 된 개와 고양이와 함께 구슬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이은미 학예연구사는 “욕심쟁이 할머니의 방을 꾸미기 위해 실제로 옛날에 쓰던 고가구를 구하고, 병풍과 반짇고리는 민속박물관 유물 중 어울리는 것을 골라 전통식으로 재현했다”고 설명했어요. 방바닥에 깔려 있는 보료 역시 옛것과 흡사하게 구현해 민속적인 볼거리도 풍성합니다. 소중 친구들의 할머니·할아버지 댁에서 본 것과 비슷할 수도 있죠. 구슬이 숨겨진 곳은 매번 달라지는데요. 이를 위해 욕심쟁이 할머니의 방 뒤에는 여러 기계장치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나만의 '개와 고양이와 구슬' 이야기를 꾸며 볼 수도 있다.

나만의 '개와 고양이와 구슬' 이야기를 꾸며 볼 수도 있다.

무사히 구슬을 찾았다면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겠죠. 구슬을 문 고양이를 업고 개가 헤엄쳐 강을 건너는데 또 한 번 위기가 찾아옵니다.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가느냐에 따라 ‘개와 고양이와 구슬’ 이야기의 결말이 달라져요. “교과서는 네 식구가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끝난다”고 한 이 학예연구사는 “구술돼 전해오는 이야기인 만큼 전시는 여러 가지로 열어놨어요. 전시를 보고 체험하며 어린이들이 각자의 이야기로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내가 찾은 마법구슬이 어떤 의미인지도 생각해 보세요.
글·사진=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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