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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넘기자 선거제 ‘블랙홀’…민주당 ‘우군’ 단식에 골머리

선거제도 개편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에서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뉴스1]

선거제도 개편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에서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뉴스1]

국회가 올해 정기국회의 마지막 날 본회의 차수까지 바꿔가며 토요일 새벽(8일)에 2019년도 예산안을 처리했지만, 곧바로 “12월 임시국회를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산안 처리에서 바른미래당ㆍ민주평화당ㆍ정의당 등 야 3당은 당장 임시국회를 열고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하자고 나섰다. 공공기관 채용 비리 국정조사, 법관 탄핵소추 논의, 유치원 3법 등 정기국회 때 못 마친 쟁점 사안들도 시급하지만, 무엇보다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예산안이 선거제도 개편과 별개로 처리된 데 항의하며 단식 농성 중인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9일 “붕괴 위기에 놓인 개혁연대를 복원하고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해 12월 임시국회를 즉각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원단 연석회의에서 그는 “12월 임시국회 동안 선거제도 개혁의 기본 방향에 대한 합의를 완료하고, 사법 농단 법관 탄핵 열차 출발시키고, 유치원법을 비롯한 민생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이 대표의 발언 중 ‘붕괴 위기에 놓인’이란 표현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노골적인 메시지다.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은 선거법과 예산안 연계 처리가 무위로 끝나자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싸잡아 ‘더불어한국당’이라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그간 민주당과 이어온 정책 연대 파괴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책 연대는 민주당의 약한 고리다. 과반에 20석가량 밑도는 의석(129석)을 가진 민주당 단독으론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평화당과 정의당의 고유 지분인 지역(호남)과 이념(진보)도 무시할 수 없다.
 
자유한국당과 예산안 처리에 합의한지 하루 뒤인 7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이해찬 대표(왼쪽)와 홍영표 원내대표. [연합뉴스]

자유한국당과 예산안 처리에 합의한지 하루 뒤인 7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이해찬 대표(왼쪽)와 홍영표 원내대표. [연합뉴스]

이 때문에 예산 협상 기간 내내 “예산안을 선거구제 개편과 연계시키겠다는 말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맹비난했던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발언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한국당과 예산안 처리에 합의한 직후부터 “이제부터라도 정치개혁특위에서 연동형 비례제를 포함한 선거제도 논의를 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달래기에 나선 모습이다.
 
일단 국회는 10일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의 정례 모임을 연다. 이 자리에서 선거법 개정과 기타 법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 일정을 논의할 전망이다.
 
임시국회 개원에 합의하더라도 당장 이번 주부터 열기는 힘들다. 한국당의 원내대표 선거가 11일로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새 지도부 선출 후 내부 정비에도 시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다음 주부터 열릴 가능성이 크다.
 
임시국회가 열려도 전망은 어둡다. 선거제도 개편을 둘러싼 각 당의 이해관계가 워낙 달라서다. 야 3당의 요구대로 현행 소선거구제 대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양대 정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은 의석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은 도시 지역은 중ㆍ대 선거구제로, 농촌 지역은 소선거구제로 선출하자는 이른바 ‘도농 복합형 선거구제’를 주장하고 있어 논의 자체가 겉돌다 말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당장 이달 말로 끝나는 정개특위의 활동 시한 연장을 놓고 목소리가 엇갈릴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임시국회도 헌법개정ㆍ정치개혁 특위의 활동 시한 연장을 놓고 갈등을 겪다 별 소득 없이 끝났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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