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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직장에서 포교활동 하냐" 메신저 뒤진 회사…法 "5000만원 배상하라"

'강제 포교 활동' 의심으로 직원과 회사 민사 다툼을 벌였다. 이미지는 본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음. [중앙포토]

'강제 포교 활동' 의심으로 직원과 회사 민사 다툼을 벌였다. 이미지는 본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음. [중앙포토]

 
'사이비 종교 주의 요망.'
지난 2015년 7월, 엘지디스플레이 파주패널품질보증계 개발보증반 직원들에게 이런 제목의 e메일이 도착했다. 신천지예수교가 위험하니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반장인 K씨가 계장 H씨에게 "A씨·B씨가 사내에서 강압적인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는 보고를 한 뒤 내려진 조치였다. K씨는 직원 J씨로부터 "A씨·B씨가 자꾸 종교적인 이야기를 하고 업무적으로도 배척을 하니 부서를 바꿔달라"는 고충처리 신청을 받았다.  
 
J씨는 강제포교에 대한 증거를 모아야겠다고 생각했다. B씨의 컴퓨터에 접근해 메신저를 열고 대화 내용을 내려받아 저장했다. 선교활동 계획이나 선교모임 구성원 이름 등 선교 관련 내용뿐 아니라 회사 직원들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있었다. 
 
A씨와 B씨는 "사내에서 선교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장과 계장은 이를 믿지 않았다. 반장 선에서 해결되지 않자 계장이 두 사람을 불러 면담했다. 계장 H씨는 "강압적으로 선교한 사실을 인정하라"면서 "회사에서 3년치 메신저·메일 관리하고 있으니 다 나온다" "너희랑 같이 일 못 하겠다" "다른 부서를 찾아가라" 등의 말을 했다. J씨로부터 보고받은 메신저 대화 내용 출력물을 손에 들고 탁자에 내리치기도 했다. 
 
위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음. [중앙포토]

위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음. [중앙포토]

 
A씨와 B씨는 엘지디스플레이·H씨·K씨·J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그들이 한 일들은 민사상 불법행위이고, 이로 인해 자신들은 직장 내 따돌림을 당하고 정신적·신체적으로 건강이 나빠졌으며 회사를 쉴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로 인한 피해를 배상하라는 것이다. J씨도 맞소송을 냈다. "A씨와 B씨가 종교계에서도 꺼리는 특정 종교를 강요했고 이를 거부하자 선임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비선호 작업을 시켰다"는 거였다.
 
2016년 2월부터 시작된 법정 다툼은 해를 두 번 넘겨서 첫 번째 법원 판단을 받았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민사1단독 문병찬 판사는 지난 10월 4일 A씨·B씨의 손을 들어줬다. 문 판사는 "H씨·K씨·J씨는 두 사람의 비밀을 침해하고 명예를 훼손했으며, 면담과정에서 답변을 강요하는 등 불법행위를 했다"면서 "이들의 사용자인 엘지디스플레이도 공동불법 행위자이므로 연대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연합뉴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연합뉴스]

 
다만 A씨·B씨의 청구가 100%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었다. 문 판사는 "사내 포교활동에 대해 회사차원의 면담·조사가 진행됐고, J씨가 이와 관련해 고충처리 신청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A씨·B씨의 과실도 있다"며 회사 측의 책임을 60%로 봤다. 휴직 기간 동안 받지 못한 급여와 정신과 치료비의 60%에 별도로 위자료가 붙어 두 사람에게 줘야 할 돈이 4947만7720원으로 계산됐다.
 
한편 J씨가 낸 맞소송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문 판사는 "A씨·B씨가 J씨를 데리고 '신망받은 선생님'에게 3차례 데려간 사실, J씨에게 '너는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았다. 너도 너를 모르는데 인관관계를 유지할 수 있느냐'고 말한 사실, J씨의 작업위치를 옮긴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것만으로 위법한 가해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고 봤다.
 
이 판결은 확정되지 않았다. 양쪽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했기 때문이다. 의정부지법 민사항소2부에서 2심을 진행 중이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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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