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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인 "15개월 아기 학대한 위탁모, 처음 응급실 왔을 때…"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역겨울 정도로 끔찍한 사건이었다. 나는 머리를 찧으며 생각했다. 무서운 일이 또 내 앞에서 지나갔다. "
 
남궁인 이화여대부속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최근 학대로 생후 15개월 여아를 숨지게 한 베이비시터(위탁모) 김모(38)씨를 경찰에 최초로 신고한 것은 본인이라고 7일 밝혔다. 남궁 교수에 따르면 위탁모 김씨는 학대로 사망에 이르게 한 문모(15개월)양이 이상 증세를 보였을 당시 문양을 데리고 남궁 교수가 있는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남궁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18개월 아이가 집중 소생실에 누웠다. 경기하다가 의식이 없어 엄마가 데려온 아이였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김씨는 남궁 교수에게 본인이 아이를 혼자 키워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고 한다.
 
다음은 남궁 교수가 전한 김씨와 남궁 교수 대화 일부다.
 
"혹시 이런 말씀 드리기에는 그렇지만, 아이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학대까지도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 제가 아이를 혼자 키워요. 그게 힘들어서 먹고 살기 바빠 아이에게 신경을 못 썼더니요. 장염이라서 한 일주일 정도 아이가 밥을 잘 못 먹었어요. 갑자기 아이가 경기하기에 데리고 왔어요."
 
남궁 교수는 "(문양은) 집중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상태가 나쁘면 성인 응급실 안에 있는 소생실로 들어와야 했다. 드문 일이었다. 아이가 이 소생실 한가운데 누워야 할 정도로 상태가 나빠지는 일은 흔하게 일어나지 않았다"며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 그날 새벽 전화기를 들어 아동 학대 의심 정황을 경찰에 직접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그 후 남궁 교수는 김씨가 위탁모였다는 사실을 병원 측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학대 정황도 사실로 밝혀졌음을 알게 됐다. 
 
그는 "응급실로 온 김씨는 거짓으로 아이 신분을 댔고 혼자 아이를 키우는 힘듦에 대해 토로했다. 자연스러웠다"며 "그래서 넘어갈 수도, 아무 일도 아닐 수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전화 한 통이 이 자연스러운 바퀴를 멈춰 세웠다"고 했다.
 
남궁 교수는 사건 담당 검사와 통화한 내용도 공개하며 "문양 뇌 CT에서 보인 뇌출혈 증상은 절대로 외부의 충격 없이는 생기지 않는다. 확실하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양은 경련을 일으킨 지 서른두 시간의 방치 끝에 내 앞에 왔고 열여덟 날 뒤에 죽었다. 의심했었을지라도 쉽게 믿을 수 없는 사실이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강수산나)는 위탁 보육 중이던 아동 3명을 학대하고 그중 1명을 사망하게 한 혐의(아동학대처벌에관한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등)로 김씨를 지난달 30일 구속기소 했다.
 
김씨는 문양을 학대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하고, A군(18개월)과 B양(6개월)도 화상을 입히거나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등 심각하게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설사 증세를 보이는 문양에게 10월12일부터 열흘간 하루에 한 끼만 주고 수시로 폭행했다. 온종일 우유 200㎖만 준 일도 있었다. 설사로 기저귀 교환과 빨래를 자주 하게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김씨의 폭행으로 문양은 올해 10월21일 오후 4시부터 눈동자가 돌아가고 손발이 뻣뻣해지는 경련 증세를 보였다. 그러나 김씨는 문양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다음날 오후 11시40분까지 32시간 동안 방치했다.  
 
내원 당시 이미 뇌 손상이 심각해 뇌사 상태에 빠졌던 문양은 결국 입원 20일 만인 지난달 10일 숨졌다. 부검에서는 문양이 심각한 광범위 뇌 신경 손상(미만성 축삭손상)으로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다.
 
김씨는 최근 자신이 맡는 아동 수가 늘어 육아 스트레스가 커진 가운데 문양이 설사 증세를 보여 어린이집에도 보낼 수 없게 되자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또 부모들이 양육비를 제때 지급하지 않는다며 A군과 B양도 학대했다. 김씨는 A군을 뜨거운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 아래로 밀어 넣어 얼굴·목·가슴에 2도 화상을 입혔다. B양의 경우 입을 막아 숨을 쉬지 못하게 하고 욕조 물에 전신을 담그는 등 학대했다. 김씨는 이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기도 했다. 경찰은 삭제됐던 이 사진을 디지털 포렌식으로 복원했으며 이를 근거로 그를 긴급체포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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