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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탄햄버거 먹으러 평택 갈까 나시고랭 먹으러 안산 갈까

익숙함과 낯섦이 교차하는 골목은 산책자를 매료한다. 경기도 구석구석에 그런 골목이 많다. 조선 시대의 역사를 간직한 오래된 성을 바라보며 걷다가 세련된 카페에서 차를 마실 수 있는 수원 행리단길, 베트남·우즈베키스탄 등 외국의 어느 거리를 옮겨놓은 듯한 안산 다문화음식특구가 대표적이다. 재미난 이야기가 서려 있고, 맛난 음식도 즐길 수 있는 경기도의 이색 골목을 소개한다. 
 
평택국제중앙시장을 가면 외국 여행을 떠난 것 같다. 영어 간판이 즐비하고 많은 외국인이 거리를 활보한다. [사진 경기관광공사]

평택국제중앙시장을 가면 외국 여행을 떠난 것 같다. 영어 간판이 즐비하고 많은 외국인이 거리를 활보한다. [사진 경기관광공사]

 
①경기도의 이태원 ‘평택국제중앙시장’  
평택국제중앙시장은 인근 미군부대의 영향을 짙게 받았다. 거리에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걸려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시장 중심 거리인 ‘쇼핑로’와 주변 골목에 터키·태국·베트남 등 다국적 음식점이 들어섰다. 내외국인 관광객도 부쩍 늘어서 ‘경기도의 이태원’으로 불린다. 시장이 위치한 송탄은 한식과 서양식이 결합한 음식문화도 발달했다. 칼칼한 맛과 푸짐한 재료로 유명한 송탄부대찌개, 두툼한 빵 사이에 고기 패티, 달걀 프라이, 햄이 들어간 송탄햄버거가 대표적이다. 모두 중독성 강한 맛이다. 
미군부대의 영향으로 평택 송탄 지역에는 독특한 음식 문화가 발전했다. 고기 패티와 달걀 프라이, 양배추가 들어간 송탄햄버거. [사진 경기관광공사]

미군부대의 영향으로 평택 송탄 지역에는 독특한 음식 문화가 발전했다. 고기 패티와 달걀 프라이, 양배추가 들어간 송탄햄버거. [사진 경기관광공사]

  
②한글 간판만 있는 ‘여주 한글시장’ 
여주 한글시장에는 특별한 원칙이 있다. 가게 간판을 한글만 쓰게 한다. 프랜차이즈 아이스크림, 화장품점 간판도 다른 지역과 달리 한글간판을 달았다. 시장길 곳곳에는 세종대왕 동상과 어린 시절을 보여주는 조형물도 세웠다. 아울러 곳곳에 한글 자음을 본뜬 의자와 전시물을 배치했다. 시장 3구역에는 벽화 골목도 있다. 오래된 이발소, 수라간에서 뜨끈한 여주쌀밥이 나오는 그림이 있다. 세종대왕의 태몽부터 왕위에 오른 뒤 업적을 묘사한 벽화도 재미있다. 시장은 상설로 운영되며 5·10일에 오일장이 선다.
여주 한글시장에 새겨진 세종대왕 벽화. [사진 경기관광공사]

여주 한글시장에 새겨진 세종대왕 벽화. [사진 경기관광공사]

 
③성곽 옆 문화거리 ‘수원 행리단길’
수원 행리단길은 화성행궁과 수원화성 화서문(서문)·장안문(북문) 주변을 일컫는다. 불과 몇 년 새 젊은이가 모여드는 카페 명소가 됐는데 현재 90여 곳이 영업 중이다. 카페 일색이던 분위기를 벗어나 최근에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젊은 식당과 흑백사진 전문관, 바버샵 등이 들어서고 있다. 행리단길은 화려한 상가가 아니라 수원화성과 이어지는 골목이라는 점에서 독특하다. 말 그대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골목이다.
수원 행리단길에는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 카페로 쓰는 집이 많다. [사진 경기관광공사]

수원 행리단길에는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 카페로 쓰는 집이 많다. [사진 경기관광공사]

행리단길에서 파는 커피. [사진 경기관광공사]

행리단길에서 파는 커피. [사진 경기관광공사]

 
④인간미 물씬~ ‘양평 양평시장길’ 
양평시장길은 양평물맑은시장을 관통하는 사람 냄새 진한 길이다. 3일과 8일, 오일장이 서는 날이면 축제나 다름없다. 양평역을 나와 작은 하천 위 양근교를 지나면 왼쪽으로 양평시장길이 이어진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겨울을 준비하는 이웃들의 모습이다. 두꺼운 외투를 입고 포근한 털장갑과 모자를 고르는 손길이 분주하다. 향긋한 더덕과 도라지 좌판을 지나면 들기름에 지지는 메밀전의 고소한 향이 여행객의 발을 잡는다. 배춧잎을 쭉쭉 찢어 넣은 메밀전 한 장이 1000원이다. 안 먹으면 손해다.
양평 전통시장에서 파는 메밀전. [사진 경기관광공사]

양평 전통시장에서 파는 메밀전. [사진 경기관광공사]

  
⑤골목 미식기행 ‘안산 다문화음식거리’ 
안산역 맞은편 원곡동은 ‘국경 없는 마을’로 불린다. 세계 각지에서 온 외국인과 귀화 한국인이 모여 사는 독특한 마을이어서다. 길을 오가는 사람 3명 중 2명이 외국인이다. 지역 내 외국인 업소 400여 개 중 70%가 음식점이다. 중국·베트남·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이곳은 ‘다문화 음식 특구’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골목 안쪽에 자리 잡은 인도네시아 식당이 주목받는데, 특히 볶음국수 미고랭과 볶음밥 나시고랭이 인기다. 골목 안 상점에서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의 식자재도 판다.
인도네시아의 대중음식 미고랭. [사진 경기관광공사]

인도네시아의 대중음식 미고랭. [사진 경기관광공사]

  
⑥이색 건축투어 ‘파주 파주출판도시’ 
파주출판도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출판특화도시다. 거리를 따라 독특한 컨셉을 가진 건축물도 볼 수 있다. 국내 유명 건축가들이 설계한 건축물은 광고 배경으로도 인기다. 아시아 출판문화정보센터가 백미다. 파주출판도시의 중심 건축물로 거대한 고딕문자들이 나열된 듯한 독특한 모습이다. 1층에는 웅장한 서가가 인상적인 도서관 ‘지혜의 숲’이 있다. 효형출판의 ‘북카페 눈’, 열린책들의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동화 속 피노키오를 테마로 꾸민 ‘피노지움’도 들러보자.  
파주 지혜의 숲. [중앙포토]

파주 지혜의 숲.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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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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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