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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성 장군을 극단으로 내몬 ‘특정인 짜맞추기’ 수사

지난 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중장)은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거로 하고 모두에게 관대한 처분 바랍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의 주변 사람들에 따르면 검찰은 이 전 사령관에게 ‘윗선’에 대한 진술을 요구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정보 수집이 청와대 비서실 또는 국가안보실 요구로 이뤄진 것이냐고 캐물었다는 것이다. 당시 국가안보실장은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었다. 이 전 사령관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하자 “다음번에 올 때는 잘 생각하고 오라”고 했다고 한다. 이 전 사령관이 지난 3일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자 줄곧 검찰에 다시 불려갈까봐 걱정했다는 것이 변호인의 설명이기도 하다.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거로’라는 유서의 문구는 ‘다른 사람에게 화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김 전 장관이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지시가 있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화살을 남에게 돌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피의자에겐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는 말은 하지 않을 권리가 있기도 하다. 묵비권 행사도 가능하다. 진술에 의존하지 않고 물적 증거로 범죄의 실체를 밝히는 게 검찰이 할 일이다. 궁박한 처지에 몰린 피의자를 압박해 ‘큰 그림’을 그리는 데 필요한 진술을 얻어내는 것은 최악의 검찰 적폐다.
 
최근 군과 법원 관련 수사 때문에 검찰청에 다녀온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그 일을 지시한 윗선을 대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하소연한다. 원하는 말을 해 주면 선처하겠다는 분위기를 풍긴다고 한다. 검찰이 특정인을 겨냥한 짜맞추기 수사를 벌인다는 의심이 든다. 이렇게 수사를 하니 번번이 영장이 기각되고, 무죄 판결이 난다. 검찰 간부들은 법원 탓에 앞서 이런 구시대적이고 반인권적인 수사 때문에 개혁 대상 제1호가 됐다는 점을 되새겨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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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