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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심 SOC, 실세 예산, 밀실 쪽지 … 국회, 하나도 안 변했다

2019년도 예산안은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최장 지각’이라는 오점을 남겼다. 지난 8일 새벽 엿새 늦게 처리되면서 2014년 선진화법 시행 뒤 법정 처리시한(12월 2일)을 가장 많이 넘긴 것으로 기록됐다.
 
2019 예산 분야별 국회 증감 규모

2019 예산 분야별 국회 증감 규모

◆뭐가 줄고 뭐가 늘었나=내년 예산은 469조5752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수퍼 예산’이다. 정부 제출 예산안보다 9265억원밖에 줄지 않았다. 정부안(470조5000억원)보다 약 5조2000억원 감액되고 약 4조2000억원 증액됐다. 보건·복지·고용 예산이 1조2000억원 줄고,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1조2000억원 늘어난 게 가장 큰 변화다.
 
늘어난 SOC 예산은 교통 및 물류 1조1000억원, 국토 및 지역개발 1000억원으로 대부분 국회의원 지역구 민원사업과 연관이 있다. 한 여당 중진의원은 “정부 원안에서 SOC 예산을 상대적으로 적게 책정하는 건 어차피 국회 심의 과정에서 지역 민원을 반영해야 한다는 관행 때문”이라며 “눈속임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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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 예산’ 규모는=각 당 대표·원내대표 등 지도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과 간사 등 이른바 ‘실세’들의 예산이 불어나는 관행도 여전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세종시에서는 국립세종수목원 조성 예산 253억원이 증액됐다. 이 대표는 국립세종의사당 건립비 10억원, 세종 산업기술단지 조성사업비 5억원, 세종 지역의 위험 도로 구조개선비 3억1300만원 등 각종 지역구 예산을 추가로 확보했다. 총 271억1300만원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서울 강서을)는 서울 지하철 9호선 증차 예산 500억원가량을 서울시 예산에 넣는 식으로 ‘우회 증액’ 했다. 또 선거 공약이기도 했던 김포공항 부지 내 국립항공박물관 건립·운영에 관한 예산 명목으로 60억3800만원을 증액시켰다. 김포공항 주변 고도 제한 완화 용역비 5억원, 김 원내대표가 제정을 촉구한 ‘해외 건설인의 날’에 대한 예산 3억원도 추가됐다. 총 568억3800만원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안상수 한국당 의원(인천 중·동·강화·옹진)은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건립비 16억7700만원, 계양~강화 구간 고속도로 조사설계비 10억원, 무의도 휴양림 조성비 10억원, 인천 수산기술지원센터 청사 신축비 10억원 등 도합 58억7300만원을 늘렸다.
 
◆욕먹어도 반복되는 관행=이른바 ‘쪽지 예산’이라 불리는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 ‘나눠 먹기’는 숱한 비판 속에서도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비난은 잠깐일 뿐, 지역구에서는 “욕을 먹어가며 지역구 예산을 확보했다”고 홍보할 수 있어서다. 국회는 예산안 감액 심사는 언론에 공개되지만, 증액 심사는 철저히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의원들이 각종 민원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등의 이유를 대지만 명확한 법적 근거는 없다. 국회 관계자는 “‘짬짬이’ ‘밀실 예산 심사’ 관행을 없애려면 모든 과정을 언론에 공개하거나 최소한 속기록에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연봉이 1.8% 인상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사무처는 공무원 평균 인상률이라고 주장하지만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회의원 연봉 셀프 인상 중단’ 청원이 올라와 14만 명(9일 오후 7시 현재)의 동의를 받았다.
 
◆힘에서 밀리는 비교섭단체=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9일 당 회의에서 “양당이 ‘자기 밥그릇 챙기기’ 증액을 실시했다”고 비판했다.  
 
내년 예산안을 보면 교섭단체 지원이라는 명목의 예산은 11억7300만원 늘어난 28억3800만원이지만, 민주평화당·정의당 등 비교섭단체에 지급되는 정책지원비는 3억5200만원 깎여 10억원이 됐다. 일각에선 “특수활동비 줄여놓고 지원금으로 벌충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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