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수빈
임 변호사는 9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10일부터 태광그룹 정도경영위원장(사장)으로 출근하기로 했다”며 “이제 변호사 생활도 할 만큼 했으니 기업에서 새로운 시각을 가져보려 한다”고 밝혔다. 임 변호사가 위원장으로 근무하게 되는 태광 정도경영위원회에는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태광 정도경영위원회는 주요 경영 활동에 탈·위법 요소가 없는지 사전 심의하고, 일정한 법적·윤리적 경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정기 점검을 할 예정이다. 임 변호사뿐만 아니라 국회 보좌관과 청와대 행정관 등을 거친 황신용(49) 전 SK하이닉스 상무도 합류했다.
임 변호사는 처음에 태광 대주주인 이호진 전 회장의 ‘황제 보석’ 스캔들 때문에 영입 제안을 받고 망설였다고 한다. 그는 “태광그룹의 제안을 받고 처음엔 고민했다”면서도 “지배구조 개선 활동과 오너 개인지분 무상증여 등에서 진정성을 느껴 수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은 우리 사회의 온갖 노력과 비용으로 만들어진 사회적 산출물(output)이 아니겠냐” 며 “그런 기업이 외부 리스크로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또 다른 사회적 책무”라고 말했다.
재계 안팎에선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전 회장을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검찰 고발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압박을 더해오는 상황에서 ‘오너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임 변호사를 영입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법률가 중심으로 기업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올 초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내정됐으나 개인 사정을 이유로 고사한 뒤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