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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 발전시설에 폭발 않는 바나듐 배터리도 쓰일 듯

지난 6월15일 오후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의 한 태양광발전기. ESS(에너지 저장 장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ESS 등이 전소해 6억10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지난 6월15일 오후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의 한 태양광발전기. ESS(에너지 저장 장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ESS 등이 전소해 6억10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에 폭발 위험이 적은 배터리를 쓸 길이 열릴 전망이다. 정부와 업계가 동시에 관련 규제 해제를 추진하면서다. 안전성이 높은 배터리가 도입되면 최근 잇따르는 화재 사고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의 모든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저장 장치(ESS)에는 폭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리튬 배터리가 들어 있다.  <중앙일보 11월 12일자 경제3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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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리튬 배터리에 한정하던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 부여 대상을 레독스흐름(바나듐 레독스흐름 등) 배터리, 납축 배터리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신재생에너지 ESS 배터리로 사실상 리튬 배터리만 쓰도록 규제했지만, 앞으로는 레독스흐름 배터리 등 다른 배터리도 쓸 수 있도록 길을 열려고 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레독스흐름 배터리는 화재나 폭발 위험이 없어 차세대 ESS 배터리로 부상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도 정부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전지산업협회는 최근 “REC 가중치 부여 대상을 리튬 ·레독스흐름·납축 배터리로 확대해달라”는 제안서를 작성했다. 협회의 김유탁 팀장은 “조만간 이 제안서를 산업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규제가 풀리면, 안전성이 뛰어난 레독스흐름 배터리가 신재생에너지 배터리 시장에 진입하면서 화재 등의 사고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또 배터리들끼리 선의의 경쟁을 하며 산업 전반의 발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레독스흐름 배터리의 경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어 대·중소기업 간 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장기적으론 안전성이 높은 다른 배터리들도 다양하게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4일 홍일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주최로 열린 ‘차세대 전지를 이용한 ESS 정책 토론회’에선 “미국·일본·유럽처럼 전고체·소듐이온·공기아연 등 배터리에 대한 연구개발과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이같은 제도개선 노력이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 리튬 배터리를 퇴출시키려는 수순은 아니다. 우선 최근의 관련 화재들이 리튬 배터리 자체가 아니라 ESS 관리 시스템의 하자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혹여 배터리에 원인이 있더라도 연구 개발로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호주의 리튬 개발 업체 필바라미네랄의 켄 브린스덴 대표는 최근 중앙일보에 “리튬 배터리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지나치게 과장돼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앞으로도 리튬 배터리가 신재생에너지 배터리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한 덕분에 가격이 다른 배터리보다 싸다는 등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김수환 성균관대 성균나노과학기술원 산학협력전담 교수는 “미래의 신재생에너지 배터리 시장은 리튬 배터리가 80%, 레독스흐름 배터리가 20%를 차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다만 “전기차와 스마트폰 같은 가전제품 시장에선 소용량화에 유리한 리튬 배터리의 독점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 10월 말까지 전국의 신재생에너지 ESS 화재가 321건 발생했다. 올해만 보면 71건이다. 조선호 소방청 대변인은 “태양광 ESS 사고에 한정한 수치로, 풍력 ESS에서 일어난 화재는 별개”라고 설명했다.
 
화재가 잇따르자 산업부는 지난달 말부터 전국 1300개가량의 ESS 사업장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을 진행하고 있다. 김재은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 전기통신제품안전과장은 “ESS는 배터리와 이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 각각에 전부 문제가 있는 것으로 가정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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