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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방위비 분담 2배로” … 내일 협상 앞두고 압박

 지난 6월 4차 한미 방위비 협상에서 장원삼 대사와 티모시 베츠 대사가 대화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지난 6월 4차 한미 방위비 협상에서 장원삼 대사와 티모시 베츠 대사가 대화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두 배로 인상하기를 원한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지난 7일 보도했다. 현재 8억 3000만 달러 수준에서 16억 달러(1조 8000억원)로 인상하라는 요구다. 사실상 주한미군 2만 8500명의 주둔비용 전액을 부담하라는 뜻이다. 연말까지 시한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의 제10차 서울 개정 협상(11~13일)을 앞두고 노골적 증액 압박인 셈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 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총액 50% 인상인 12억 달러(1조 3500억원)로 한국과 협상을 타결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요구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터무니없이 높은 인상률이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은 재정적 고려와 별도로 동맹의 중요성을 대통령에게 설득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먹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도 분담금 대폭 인상은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합의한 수준을 넘어 분담금을 증액할 의사가 없다"고 한국 관리들에게 밝혔고, 여당을 포함한 5당 대표들도 수주 전 문 대통령에게 "국회는 증액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130억 달러(약 14조 6000억원)에 이르는 주한미군 평택 기지 건설 비용 대부분을 우리가 부담했다는 게 근거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전 국방부 아태담당 부차관보는 "한반도에 상당한 미군을 주둔하는 건 미국의 전략적 이익"이라며 "지역 전체 안정과 동맹국들을 실질적 위협으로부터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현지 소식통은 "양국 모두 협상을 빨리 타결지어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쟁점이 총액 인상 수준으로 좁혀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당초 전략자산 전개 등 작전 지원(훈련) 비용의 부담을 요구했지만, 연합훈련이 계속 유보돼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우리로선 마냥 소폭 인상을 고집하기도 어려운 여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7160억 달러(805조)를 썼다. 미쳤다"며 미 국방비 감축을 선언하며 동맹국에 대한 요구를 강화한 게 우선 부담이다.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국가안보)에 따라 검토 중인 자동차 관세에 대한 면제와 철도·도로 연결사업 착공식을 포함한 남북 경제협력 및 인도적 지원에 대한 제재 면제를 받는 것도 급하다. 실제 스티브 비건 대북 특별대표는 지난달 19일 첫 한·미 워킹그룹 회의에서 "자동차 관세와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한·미 대북 공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한다. 
 
다만 이전 수준 인상을 주장하는 한국과 미국의 요구 간 격차가 너무 큰 상황이어서 이번 10차 협상에서 타결이 될지 미지수다. 2014년 1월 현행 협정 체결 때 총액 인상률은 5.8%(이후 매년 물가인상률)에 불과했다. 이번엔 미국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해 10억 달러 전후, 10% 이상의 증액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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