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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현 네팔서 귀국…4억5000만원 '공천 연관성' 쟁점

영부인을 사칭한 40대 여성에게 거액의 사기를 당하고 자녀 취업청탁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9일 새벽 인천공항에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

영부인을 사칭한 40대 여성에게 거액의 사기를 당하고 자녀 취업청탁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9일 새벽 인천공항에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

권양숙(71) 여사 사칭 사기범에게 거액을 보내고 채용 비리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윤장현(69) 전 광주광역시장이 네팔에서 9일 귀국했다. 오는 10일 검찰에 출석키로 해 공방이 예상된다.
 
윤 전 시장은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출발한 항공기를 타고 이날 오전 4시 40분쯤 인천공항을 통해 돌아왔다. 안과 의사 출신으로 의료봉사차 지난달 16일 네팔로 떠난 지 약 3주 만이다.
 
윤 전 시장은 헌팅 캡과 패딩 점퍼 차림에 배낭을 메고 있었다. 얼굴은 지난 6월 광주시장에서 물러날 때보다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귀국 직후 변호인과 검찰 조사에 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로부터 이번 사건을 넘겨받은 광주지검은 10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할 것을 윤 전 시장 측에 통보했다. 지난 6ㆍ13 지방선거의 공직선거법 사건 공소 시효(12월 13일)가 임박한 것을 고려해서다.
 
네팔에 머무르며 의료봉사 일정이 끝났는데도 검찰 소환에 불응했던 윤 전 시장은 이번에는 조사를 받기로 했다. 앞서 네팔에서 조만간 귀국해 검찰 조사에 응한 뒤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윤장현 전 광주시장. [중앙포토]

윤장현 전 광주시장. [중앙포토]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은 윤 전 시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다. 윤 전 시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김모(49ㆍ여)씨에게 속아 4억5000만원을 보냈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알려진 것처럼 김씨가 권 여사 행세를 하며 도움을 요청해오자 선의로 돈을 빌려줬다는 것이다.
 
반면 검찰은 윤 전 시장이 김씨에게 속은 보이스피싱 '피해자'이자 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는 '피의자'라고 보고 일단 입건한 상태다. 윤 전 시장이 김씨를 권 여사로 생각해 돈을 보낸 것은 맞지만, 대가성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검찰은 돈이 오간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 윤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 네 차례에 걸쳐 모두 4억5000만원을 김씨에게 송금했다.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경쟁이 치열하던 시기다. 재선을 희망하던 윤 전 시장이 공천을 바라고 돈을 보낸 것 아니냐는 것이다. 윤 전 시장은 재선에 도전하려다 취소한 바 있다.
 
윤 전 시장이 3억5000만원을 대출받고 주변인에게 1억원을 빌리는 등 무리하게 돈을 마련한 점도 검찰은 수상하게 보고 있다.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도 입건하지 않은 경찰과 달리 윤 전 시장을 입건한 검찰이 결정적 진술·증거를 확보했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사건은 김씨의 사기 혐의에 대한 수사로 출발했다가 윤 전 시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김씨 자녀 취업 알선 혐의까지 포착돼 확대됐다.
 
그러나 윤 전 시장은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특히 4억5000만원 중 상당액을 금융기관 대출을 받아 마련한 점과 자신의 명의로 송금한 점에서 부정한 목적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공천 등을 대가로 했다면 이 같은 흔적을 남기면서 돈을 건네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검찰은 돈을 어떤식으로 주고받았든, 공천에 대한 의사 표시 등이 있었고 이후 윤 전 시장이 김씨에게 돈을 준 것이라면 공천 관련 대가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 7일 김씨를 사기와 사기미수 등 혐의는 물론 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적용해 구속 기소한 상태다.
 
다만 윤 전 시장은 김씨가 자신의 아들(28)과 딸(30)을 ‘노무현의 혼외자’라고 속이며 취업을 부탁하자 각각 광주시 공기업인 김대중컨벤션센터 임시직과 모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로 채용되는 데 관여한 혐의(직권남용 등)는 인정하고 있다. 윤 전 시장 측은 ‘인간 노무현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김씨의 사기에 속았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윤 전 시장 입장을 직접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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