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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도 얼굴흉터 고통…여군만 연금받는 건 위헌"

[뉴스1]

[뉴스1]

30여년 전 군대에서 다쳐 얼굴에 커다란 흉터가 남은 남성에 대해 법원이 상이(傷痍)연금 지급 대상이라고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조미연)는 전직 대위 김모씨가 국방부를 상대로 '상이연금 지급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김씨는 1989년 무장구보를 하다가 3미터 아래 해변으로 떨어져 얼굴에 다발성 외상을 입었다. 그는 1995년 대위로 전역했는데 당시 군인연금법은 '외모에 뚜렷한 흉터가 남은 여자'를 상이등급 7급으로 정하고 있었다. 남자인 김씨는 연금 지급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군인연금법의 해당 조항은 2006년 '외모에 뚜렷한 흉터가 남은 사람'으로 개정돼 김씨도 지급 대상이 됐다. 그는 2012년 군 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은 결과 상이등급 7급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지난해 상이연금을 신청했지만 국방부는 "퇴직 당시인 1995년의 군인연금법에 의하면 흉터가 남은 남자는 연금 대상이 아니다"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김씨는 "합리적 이유 없이 여성과 남성을 차별한다"며 소송을 냈다.
 
법원은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국방부가 근거로 제시한 개정 전 군인연금법은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평등의 원칙이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은 같게 취급할 것을 요구한다"며 "군인이 공무상 질병·부상으로 장애 상태에 이르렀다면 성별에 따라 상이연금의 수급 여부를 다르게 봐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군인연금법 제정 당시에는 '외모에 흉터가 있으면 여자는 남자보다 사회생활에서 입는 피해가 더 크다'는 사회적 인식이 있어 법에도 반영됐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외모에 뚜렷한 흉터가 있는 여자가 남자보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며 "흉터가 있는 당사자가 입는 정신적 고통은 성별과 무관하다"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외모에 뚜렷한 흉터'라는 장애가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법 개정 이전과 이후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며 "흉터가 법 개정 이전 또는 이후에 발생했는지에 따라 연금 지급 여부를 다르게 정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밝혔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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