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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약해지는 오프라인 매장, 회생할 방법은 이 것

기자
김재홍 사진 김재홍
[더,오래] 김재홍의 퓨처스토어(15)
지난 10월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126년 전통의 미국 백화점 체인 '시어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 10월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126년 전통의 미국 백화점 체인 '시어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어느덧 12월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본격적인 불경기로 모두에게 쉽지 않은 한 해였던 것 같다. 특히 리테일 산업은 악몽 같은 한 해였다. 끝없이 매장을 늘려가던 드럭스토어도 이제 확장을 멈추었다. 특히 화장품과 패션 산업의 많은 매장이 문을 닫았고 계속 닫고 있다. 
 
해외의 사례를 들으면 오히려 한국의 상황이 낙관적으로 보인다. 164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카슨스 백화점이 전국 매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하였다. 시어스는 66개의 매장을 철수했다. 영국의 데번햄스 백화점은 166개 매장 중 50개를 폐점하기로 결정했다. 영국의 주요 상권에서 올해 5855개 매장이 폐점했는데 2010년 이후 최대 규모라고 한다. 미국 주요 경제지들은 이런 상황을 ‘리테일의 종말(The Retail Apocalypse)’ 이라고 표현한다.
 
유통 패권을 거머쥔 모바일
대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여러 가지 원인을 이야기할 수 있지만 ‘모바일’이라는 원인을 제시하고 싶다. 2007년 지금은 역사로 남은 위대한 프레젠테이션을 만든 한 남자의 손에서 지금의 상황이 생겨났다. 아이폰이 세상에 등장한 순간 리테일의 종말이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의미다. 불경기에도 온라인 매출은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 온라인 매출의 60%가 모바일에서 발생한다. 2018년은 모바일 매출의 폭발적 증가를 목격했다.
 
쿠팡이 최근 2조원을 투자받으며 기업가치가 10조원을 넘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이 나온 것도 의미가 있지만, 롯데쇼핑의 시가총액이 6조원인 것을 고려할 때 유통 패권이 모바일로 넘어갔음을 알 수 있다.
 
이미 모바일로 검색하고 주문하고 있지만, 매장에서 이에 따른 변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결과 모바일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쓰러지는 업체가 속출한다.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공룡은 결국 쓰러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내년은 어떨까. 불경기가 길어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많다.
 
하지만 매장의 가치는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온라인과 연결될 때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에서 줄 수 없는 가치를 제공하는 공간이 된다. 특별히 체험과 경험이라는 가치에 집중할 때 매장은 차별화하고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아마존고 내에서 물건을 집어들면 무게센서가 작동해 스마트폰 내 장바구니에 자동으로 올라간다. [로이터통신]

아마존고 내에서 물건을 집어들면 무게센서가 작동해 스마트폰 내 장바구니에 자동으로 올라간다. [로이터통신]

 
아마존의 아마존 고와 알리바바의 허마셴셩은 아마도 지구 상에서 가장 발전된 형태의 매장일 것이다. 두 매장의 공통점은 매장에 들어가서 나올 때까지 경험이 주로 스마트폰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사람으로서의 고객보다 스마트폰으로서의 고객이 더 의미가 있는 매장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집에 돌아가더라도 고객은 스마트폰으로 다시 쇼핑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하는 쇼핑은 모두 기록이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매출이 오르거나 내릴 때 고객이 어떤 지점에서 만족하지 못하는지 알 수 있다. 그동안 오프라인은 그렇게 하지 못했지만, 아마존과 알리바바는 하게 됐다. 고객의 온·오프라인 활동을 모두 연결해 보는 강력한 무기가 생긴 것이다.
 
아마존이나 알리바바처럼 기술은 없지만 최근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행보는 모바일 중심 매장은 어떻게 운영되는지 선례를 보여주고 있다. 마케팅을 온라인으로부터 시작하지만, 고객들에게 희소가치가 높은 제품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수령할 수 있도록 가이드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선 반드시 추첨해야 하며, 당첨되면 매장으로 직접 가야 한다.
 
왜 그럴까. 제품과 브랜드의 실체를 알려주는 가장 멋진 방법이 바로 오프라인 매장이기 때문이다. 매장에 들어가면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 매장의 모든 이미지와 향기, 경험이 바로 브랜드를 의미한다. 그리고 온라인에서 다시 쇼핑하더라도 고객은 확실한 만남을 기억할 수밖에 없다.
 
9일 오전 한정판 신발 '이지부스트 지브라'를 판매한 대구 중구 동성로 아디다스 매장 앞이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9일 오전 한정판 신발 '이지부스트 지브라'를 판매한 대구 중구 동성로 아디다스 매장 앞이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머리로 아는 것과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은 너무도 다르다. 머리로 이해하고 있던 것을 실제로 경험하는 순간 전혀 다른 이야기가 돼 버린다. 막상 연애를 시작하면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았던 것과 너무도 다른 것처럼, 온라인에서 보고 들어왔던 제품을 직접 만나는 건 새로운 경험이다. 제품의 소재와 마감, 색, 착용감을 느끼는 것은 오프라인 매장만이 줄 수 있는 고유한 가치다.
 
이러한 경험을 주는 오프라인 매장의 가격이 온라인보다 비쌀 경우 아마 고객은 매장보다는 온라인 주문을 할 가능성이 크다. 오프라인 매장은 체험을 위한 공간으로 기능하고 실제 매출은 온라인에서 발생하게 된다. 이런 고객을 잡고 싶다면 온라인과 동일하거나 더 매력적인 가격을 제시해야 구매가 일어난다.
 
온라인서 성장한 브랜드, 매장 내는 추세
최근 온라인에서 급격하게 성장한 브랜드가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것을 볼 수 있다. 재밌는 것은 온라인에서 시작한 업체는 어김없이 매장에 무선신호 기반의 분석 장치를 기본으로 설치한다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내더라도 온라인에서처럼 통행량, 방문객, 체류 시간 등 중요한 정보를 분석해 활용하기 위해서다.
 
반대로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브랜드는 ‘매출만 보면 된다’, ‘원플러스원 하면 된다’는 태도를 보인다. 3~4년 전 그렇게 이야기한 업체가 최근 매장 분석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오프라인 매장이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다.
 
불경기에도 계속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비즈니스와는 달리 오프라인 매장의 현실은 어두워지고 있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이 누군가에게 이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 기회를 만들기 위해 시대의 흐름을 읽는 지혜를 발휘하기 바란다.
 
김재홍 조이코퍼레이션 부사장 press@zoy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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