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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된 일 사찰로 단죄하다니" 억울함 토로한 이재수의 유서

故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변호를 담당했던 임천영 변호사가 고인의 친필유서를 잠깐 공개하고 있다. 김정연 기자

故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변호를 담당했던 임천영 변호사가 고인의 친필유서를 잠깐 공개하고 있다. 김정연 기자

 
7일 사망한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유서가 공개됐다. 이 전 사령관은 유서에서 ‘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그때(세월호 사고)의 일을 사찰로 단죄하다니 정말 안타깝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검찰·재판부·군 동료·가족들도 일일이 언급하며 인사를 남겼다.

 
8일 유서를 공개한 법무법인 로고스의 임천영 변호사는 예고했던 오전 11시보다 조금 이른 오전 10시 54분쯤 송파경찰서에 도착했다. 그는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또다른 억측이나 의혹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족의 뜻에 따라 유서를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故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유서 전문. 김정연 기자

故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유서 전문. 김정연 기자

 
검정 글씨, 스테이플러까지…"미리 작성한 듯" 
이 전 사령관의 유서는 검정 글씨로 A4용지 2장에 걸쳐 쓰였고, 스테이플러로 철까지 된 상태로 발견됐다고 했다. 가족들에게 보내는 별도의 편지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임 변호사는 “사고 직전 들렀던 사무실 직원들이 유서 작성하는 모습 등은 보지 못했다고 해, 아마 미리 작성해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전 사령관은 유서 첫머리에 ‘세월호 사고 시 기무사와 기무부대원들은 정말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음. 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그때의 일을 사찰로 단죄한다니 정말 안타깝다’고 썼다. 이에 대해 임 변호사는 “세월호 사고 때 해군병력 68만명, 군장비가 1만대 투입됐다. 자기는 사심없이 일을 했는데 이렇게 비춰지고 수사받는 걸 몹시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겠다' 
이 전 사령관은 ‘지금까지 살아오며 한점 부끄럼없이 살았지만 전역 이후 복잡한 정치상황과 얽혀 제대로 되는 일을 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모처럼 여러 비즈니스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즈음에 이런 일이 발생하여 여러 사람에게 미안하다’고 썼다. 임 변호사는 “사실 영장 기각되고 나서 고인이 매우 좋아했었다. 그러나 그 이후 혹시 영장 재청구나 주위 사람들에 대한 수사 확대가 있지 않을까 많이 괴로워했다”며 “가족들에게도 그런 심경을 표시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고인은 유서에서 '영장심사를 담당해준 판사님께 경의를 표하며 이번 일로 어려운 지경에 빠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고도 했다. 검찰에게는 ‘검찰 측에도 미안하며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거로 하고 모두에게 관대한 처분을 바랍니다’고 썼다. 가족, 군 동료들에게도 일일이 짧게 메시지를 남겼다.  
 
‘모든 것을 안고 간다’에 대해서 임 변호사는 생전 고인이 말했던 “공은 부하에게, 책임은 자기가 지고 가겠다”를 언급하며 “어쨌거나 자기가 사령관으로 있을 때 610, 310 부대장 장군 두명이 구속된 걸 매우 안타깝게 생각했다”며 “구체적 지시는 하지 않았지만, 사령관으로 있으면서 모든 책임을 통감하니 부하들은 용서해주십사 누누이 요청했던 것과 같은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사, 유서 읽다 말 잇지 못하기도 
임 변호사는 ‘주변인에 대한 수사가 확인되어 걱정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인된 건 아니고 우려한 것”이라며 “이걸 보세요, 영장 판사를 걱정해주는 분인데…주변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까 걱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통화에서 ‘검찰에서 연락온 게 있나’ 묻기에 ‘아직 연락 못 받았다. 영장 기각 직후 바로 부르진 않을 것이다, 이번주는 큰 재소환은 없을테니 안심하시라’ 위로의 말씀 드렸다”고도 했다.

 
고인은 마지막을 결심한 듯 ‘60평생 잘 살다 갑니다. 모두들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유서를 마무리했다. 유서를 읽어내려가던 임 변호사는 “60평생 잘 살다 갑니다”라는 문장에서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빈소는 8일 오전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11일이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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