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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실직 당했다면 꼭 알아야할 사이트

기자
박영재 사진 박영재
[더,오래] 박영재의 은퇴와 Jobs(34)
영화 '국가부도의 날' 한 장면.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으로 인해 원치 않게 회사를 그만두게 된 김 씨는 고생 끝에 화물차 운전사로 재취업할 수 있었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영화 '국가부도의 날' 한 장면.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으로 인해 원치 않게 회사를 그만두게 된 김 씨는 고생 끝에 화물차 운전사로 재취업할 수 있었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김영섭(63)씨는 IMF 외환위기를 소재로 한 영화 ‘국가부도의 날’와 관련된 기사를 보면 울컥, 울컥한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자동차 회사로 입사했다. 80년대 직장인이 그랬듯이 야근은 물론이고 일요일도 반납하면서 회사에 충성을 다했다. 가정은 뒷전이었고 일이 우선이었다. 물론 능력도 인정받아 입사 동기 중 가장 먼저 차장으로 승진했다.
 
IMF 때 잘린 후 화물자동차 운전사로 재취업
그런데 1997년 말 갑자기 IMF라는 생소한 용어가 튀어나오더니 ‘나라가 어려워졌다’, ‘외환 잔고가 부족하다’, ‘금을 모아야 한다’, ‘구조 조정을 해야 한다’ 하더니 회사에서는 보너스를 동결시키고 결국 월급을 반으로 줄였다. 그러면서 회사가 살려면 현재 직원의 절반을 정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회사 분위기는 ‘도대체 누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눈치 싸움이 벌어지면서 흉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결국 김 씨는 이때 원치 않게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그의 나이 43살로 큰딸이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당시 자동차 회사 재취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경제 자체가 비정상이었으니…. 참 기가 막혔다.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회사에 남은 동료들이 미웠다. 능력은 없는데 아부만 잘하는 사람만 남아 있는 것 같았고, 직속 상관에겐 분노가 치밀었다. 젊은 나이를 생각하니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낙오자라는 절망감에 휩싸여 모든 것이 원망스러웠다.
 
지금은 보기 힘든 비디오 대여점 모습. 김영섭 씨는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서 수입이 줄어 결국 정리하게 되었다. [중앙포토]

지금은 보기 힘든 비디오 대여점 모습. 김영섭 씨는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서 수입이 줄어 결국 정리하게 되었다. [중앙포토]

 
큰 딸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집에 있는 아빠를 보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아차’ 싶어 다시 재취업 자리를 이리저리 알아봤다. 김 씨 입장에선 엄청난 노력을 했음에도 취업이 쉽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자영업을 시작했다. 일단은 큰 자본이 필요 없는 비디오 대여점을 집 근처 상가에 차렸다. 그러나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서 수입이 줄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정리하고, 근처 상가에서 당시 유행하던 유기농 식품 전문점을 시작했다. 한동안 괜찮았지만 경쟁업소가 늘어나면서 매상이 쪼그라들었다. 결국 유기농 식품 전문점도 4년 만에 정리했다.
 
지금 김 씨는 화물차를 운전하고 있다. 50대 초반 지인의 권유로 화물운송 자격증을 취득했고, 4.5t 화물차를 구매해 중소기업에서 지입차주로 일하고 있다. 지난 20년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퇴직하고 나와 시행착오도 겪었고, 그 과정에서 가족들을 고생시켰다.
 
다행스럽게 아이들이 잘 자라 줘 이제는 화물차 운전 경력을 어느 정도 쌓았다. 또 큰 욕심을 부리지 않으니 생활도 안정됐다. 하지만 지금도 ‘만약에 내가 그때 회사에 남아있었더라면…’이라는 부질없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 그는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볼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 영화를 보게 되면 20여년 전 과거가 생각날 것이고, 그 스트레스를 이길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출처 Life Launch(A passionate Guide to the Rest of Your Life), 제작 유솔]

[출처 Life Launch(A passionate Guide to the Rest of Your Life), 제작 유솔]

 
김 씨의 경우처럼 갑작스러운 퇴직이나 배우자의 죽음과 같은 큰 변화를 겪게 되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러한 큰 변화를 겪었을 때 사람은 다음과 같은 회복과정을 겪는다. 질서 - (변화) - 침체상태 - 자기 세계에 틀어박힌 생활 - 회복의 단계를 거친다.
 
죽음처럼 고통스러운 실직 후 ‘전환의 공백기’
그러나 개인 차이가 있다. 어떤 사람은 이 사이클이 짧게 지나가고, 어떤 사람은 오래 간다. 또 멘탈이 아주 강한 사람은 이런 사이클 없이 바로 회복하기도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2단계(침체 상태), 3단계(고치에 틀어박힌 생활)이다. 이 시기를 ‘전환의 공백기’라고 하는데 현명한 반퇴자는 이 시기를 충분히 활용한다. 명심할 것은 이 시기는 매우 고통스럽다.
 
이때 나에게서 사라진 것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하며, 그것을 슬퍼할 용기도 필요하다. 이 ‘전환의 공백기’는 마치 순간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것만큼 힘들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고, 미래의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시기에 김영섭 씨는 전 직장동료들을 미워했고, 주변을 원망했다. 하지만 최호석 씨는 달랐다. 그 역시 IMF 외환위기에 원치 않게 퇴사를 했지만, 실업급여를 수급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정부 지원 정책에 관심을 가졌다. 이때는 갑작스럽게 퇴직하게 된 직장인을 대상으로 정부에서 재정을 투입해 전직 교육, 또는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최 씨는 교육회사와 협업해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제안하는 사업을 시작했는데, 많은 프로그램을 수주하면서 오히려 IMF 외환위기를 새로운 일을 찾는 기회로 전환했다.
 
퇴직과 같은 변화를 겪을 때 정부가 중장년 반퇴 세대를 위해 마련한 다양한 전직 지원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재도약 프로그램’이다. 40세 이상 중장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총 3일간 20시간 진행된다. 퇴직 후 변화관리, 자기 탐색, 재취업 역량 강화 교육 및 채용정보 제공 등이 프로그램 내용이다.
 
워크넷에서 제공하는 '재도약 프로그램' 내용. [출처 워크넷]

워크넷에서 제공하는 '재도약 프로그램' 내용. [출처 워크넷]

 
재도약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이 구성돼 있다. 프로그램 참석자에겐 교육수료 시 소정의 교육수당을 지급하며, 구직활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재도약 프로그램을 이용하려면 먼저 워크넷 회원 가입을 하고 상단 우측에 있는 장년 메뉴로 들어가 ‘전직 지원서비스’ 메뉴를 선택하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박영재 한국은퇴생활연구소 대표 tzang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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