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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원내대표, 예산은 처리했지만 앞으로 첩첩산중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8일 새벽 새해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일단 한숨은 돌렸다. 
민주당은 자유한국당과의 협상과정에서 문재인 정부 핵심 사업 예산의 일부를 감축할 수밖에 없었다. 
 
 취업성공패키지와 청년내일채움공제,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청년추가고용장려금 등 일자리 예산 6000억원과 남북협력기금 사업비 1000억원이 감액됐고 공무원 증원 규모(국가직ㆍ지방직)도 3000명이 줄었다. 전체적으로 정부 원안에서 2% 가량인 5조2248억원이 깎였다.
 
홍영표(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중앙포토]

홍영표(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중앙포토]

  
그러나 이 정도면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규모면에서 일자리 예산은 원안 23조4500억원 중 2.5%, 남북협력기금은 원안 1조977억원 중 10%, 공무원 증원예산은 원안 3만6000명 중 8% 정도만 준 것이다. 당초 한국당이 전면적인 감액을 주장했던 것에 비하면 핵심 사업의 동력은 보존한 셈이다.
 
그러나 홍 원내대표는 마냥 웃기만은 어려운 처지다. 예산안 처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범진보 진영에 속하는 민주평화당ㆍ정의당을 배척하고 한국당과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성향이 다른 바른미래당과 충돌하는 것이야 감수할 수 밖에 없다고 해도 앞으로 개혁 입법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하는 민주평화당ㆍ정의당과 사이가 나빠진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 앞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손 대표에게 단식농성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중앙포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 앞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손 대표에게 단식농성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중앙포토]

 
현재 민주당 의석은 전체 300석 중 129석에 불과하다. 민주당 힘 만으로는 어떤 법안도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없다. 평화당과 정의당의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당분간 종전과 같은 ‘진보 연대’는 힘들 전망이다. 그렇다고 야3당이 요구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민주당 입장에서 2020년 총선에서 큰 위험 부담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선뜻 수용하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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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처리를 위해 일시적으로 손을 잡았지만 한국당과의 협력 모드가 오랫동안 작동될 것으로 기대할 수도 없다. 당장 ‘유지원 3법’은 한국당의 방어벽에 막혀 정기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문재인 정부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남북협력 사업에서도 한국당은 강하게 태클을 걸 가능성이 크다. 이런 와중에 머잖아 열릴 채용비리 국정조사에서 바른미래당ㆍ평화당ㆍ정의당이 한국당과 손을 잡으면 정국 주도권을 야당에 뺐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지도부 차원에서 뒷수습에 나섰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홍 원내대표는 7일 단식 농성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찾아 빠른 선거법 개정 논의를 언급하면서 본회의 참석을 요청했지만 반응은 썰렁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 앞에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중앙포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 앞에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중앙포토]

 
야3당 입장에서 선거제 개혁은 당의 명운이 달린 사안이라 필사적이지만, 민주당이 내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는 게 고민이다. 
 
 최근 전체적으로 문 대통령 지지율과 당 지지율이 하락세인 가운데 국회에서 ‘민주+평화+정의’의 진보연대 운영마저 원활치 않으면 향후 국정동력은 상당히 약화될 수 밖에 없다. 홍영표 원내대표에겐 큰 산 하나를 넘었더니 더 큰 산이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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