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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히면 죽는다, 트럼프 트윗…도요타는 5분새 1조원 증발

지난 1일 G20 정상회의에서 마주 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두 정상은 무역전쟁에 대한 휴전을 선언했다. [AP=연합뉴스]

지난 1일 G20 정상회의에서 마주 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두 정상은 무역전쟁에 대한 휴전을 선언했다. [AP=연합뉴스]

[뉴스 따라잡기] 트윗 5분만에 1조원 증발…2년치 트럼프 트윗 분석해보니
“난 관세맨(Tariff man)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90일 간의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과 나흘만에 대중(對中) 압박을 개시했다. 중국을 겨냥해 또 다시 트윗을 올린 것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트럼프 만큼이나 트윗을 자주 활용한 이는 드물 것이다. 미국 유력 언론사인 CNN·뉴욕타임스(NYT)마저도 “가짜 뉴스(Fake news)”라며 배척하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트위터는 최적의 실시간 대중 소통 수단이다. 트윗 한 개에 달리는 ‘좋아요’ 혹은 ‘리트윗’이 수십 만 개에 달할 정도로 그의 트위터 영향력은 상당하다. 
여기서 질문 하나. ‘그의 트윗은 미국 주식(시장)에도 위력적일까’. 여기에 답하고자 글로벌 투자은행과 이코노미스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전부터 현재까지의 트위터를 면밀히 관찰했다. 그런 뒤 트윗이 상장기업과 주식시장에 끼치는 ‘진짜 영향력’을 따져봤다.
 
이들의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지목된 ‘단일 상장기업’은 즉각적인 주가 폭락을 겪었는데, 극단적인 경우 무려 반년 간 주식 하락세가 이어지기도 했다. 반면 그의 트윗에 노출된 ‘주가지수’는 일시적인 하향 국면을 거친 뒤 금방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11월 미국 캘리포니아 LA에서 2020년형 코롤라 하이브리드를 선보이고 있는 잭 홀리스 도요타 그룹 부사장. [EPA=연합뉴스)

지난 11월 미국 캘리포니아 LA에서 2020년형 코롤라 하이브리드를 선보이고 있는 잭 홀리스 도요타 그룹 부사장. [EPA=연합뉴스)

①‘트럼프에 찍히면 죽는다’ 잘 나가는 상장기업이라도 트럼프의 ‘트윗 한방’엔 무력했다. 일본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가 대표적 사례다. 취임식 직전인 지난해 1월 5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도요타는 멕시코 바하 지역에 새로운 공장을 지어, 미국에 콜로라(차 기종)를 수출한다고 했다. 그럴 순 없다(No way)! 미국에 공장을 짓든지, 높은 국경세를 지불하라”고 엄포를 놨다.
트윗이 나온 지 단 5분만에 도요타 자동차가 잃은 주식 가치는 무려 12억 달러(1조 3000억원)에 달했다. 세계 최고 권력자의 ‘취임 직전 엄포’의 위력은 지속됐다. 6개월 간 도요타 주가가 5% 이상 빠진 것이다. 환산하면 120억 달러(13조 원)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미국 최대 외환중개사인 FXCM은 “일시적인 타격을 받더라도 상장기업의 주가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경향을 보이는데, 도요타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아마존 창립자인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립자인 제프 베조스.

자국 기업이더라도 수장이 ‘반(反) 트럼프’ 성향이라면 어김없이 트윗 폭격 대상이었다. 미국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를 인수, 트럼프 대통령과 연일 각을 세운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이다. 
 
지난해 8월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존은 세금을 지불하는 소매상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트윗에 올린 직후 아마존 주가는 1% 떨어졌다. 극히 낮은 하락세(1%)였지만 환산하면 무려 57억 달러(6조 3800억 원)에 달한다.
 
이처럼 트럼프 트윗에 의해 ‘폭격을 입은’ 유명 상장기업은 GM(자동차)·인텔(IT)·화이자(제약) 등 국적과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고 FXCM은 전했다. 이 기관은 “주식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트윗에 따르는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단기 투자자일수록 트럼프 트윗의 파급력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②“주가지수엔 미미한 영향력?” 반대로 트럼프의 트윗이 ‘주가지수’에 주는 영향은 적었다. 최근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서 ‘무역’과 ‘관세’란 단어의 등장 빈도와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 지수(VIX)를 비교 분석했다.
 
VIX는 미국 S&P 500 지수의 한 달 후 변동치에 대한 시장 기대치를 반영한 지수로, ‘공포지수(fear gauge)’라고 불린다. 만약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이와 반대로 오르는, 역의 관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에 '무역' '관세'란 단어가 등장한 빈도(아래)와 VIX(위)는 움직이는 패턴이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에 '무역' '관세'란 단어가 등장한 빈도(아래)와 VIX(위)는 움직이는 패턴이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

골드만삭스가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의 '무역' '관세' 단어가 등장한 빈도와 VIX의 3일치 이동 평균을 비교 추정한 결과(빨간 박스), 추정치는 낮았고 그 통계적 유의성(오른쪽 T-Stat)마저도 0.88로 낮은 수준이었다. [골드만삭스]

골드만삭스가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의 '무역' '관세' 단어가 등장한 빈도와 VIX의 3일치 이동 평균을 비교 추정한 결과(빨간 박스), 추정치는 낮았고 그 통계적 유의성(오른쪽 T-Stat)마저도 0.88로 낮은 수준이었다. [골드만삭스]

골드만삭스의 분석 결과 트럼프의 트윗과 VIX 사이의 연결고리는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뒤집어 말하면, 트럼프의 ‘공격성 트윗’에 일시적 타격을 입더라도 주가지수의 회복력은 ‘단기 하락분’을 상쇄할 만큼 높다는 거다.
 
다만 분석 대상을 ‘단일 품목’으로 좁힐 경우 두 변수(트럼프의 트윗·VIX)의 관계는 밀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중국이 미국산 LNG(10%)와 더불어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한 대두(soy beans)가 대표적이다. 중국이 수입해온 대두가 브라질산으로 대체되면서 미국산 수입량은 지난해 대비 95% 급감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 연구진은 “이같은 분석 결과는 ‘미국의 무역 분쟁이 전체 품목 시장에 미세한 영향을 주지만, (중국의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공급 루트를 완전히 바꾸기 어려운 대두는 예외가 될 것’이라는 자사(골드만삭스)의 관점과 일치하다”고 전했다.
 
③“일부 무역 경쟁국 환율 변동 효과”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적 트윗이 무역 상대국의 환율에 변동을 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캐나다의 콘스탄틴 콜로네스쿠 맥이완대 교수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의 트윗은 무역 분쟁국인 캐나다 달러와 미국 달러 간 환율에 단기 변동성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10월 미국과 캐나다는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미국 ·멕시코·캐나다협정(USCMA)으로 수정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실린 단어를 긍정·부정 그룹으로 구분한 뒤 미국-캐나다 달러 환율 추이와 비교한 그래픽. 지난 10월 아테네 저널 오브 비즈니스앤이코노믹스(AUEB)에 실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실린 단어를 긍정·부정 그룹으로 구분한 뒤 미국-캐나다 달러 환율 추이와 비교한 그래픽. 지난 10월 아테네 저널 오브 비즈니스앤이코노믹스(AUEB)에 실렸다.

지금 이 순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의 파급력에 대한 연구는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세부적인 연구 주제는 각각 다르지만 이들 연구진의 공통적인 주장은 “트럼프의 트윗이 ‘불확실성’과 ‘변동성’의 근원지가 됐다”는 것이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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